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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 무슨 수선을 해?/곤허의 역사/신세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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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740장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복선천의 계획과 대학 전쟁의 결말이 직접 서술됩니다.

파천을 앞둔 사흘 동안 복선천이 세 차례 찾아와 밝힌 곤허의 정체와, 그가 제안한 신세계를 다룬다.

곤허의 기억 3부작1편 신세계 계획2편 황우대성의 기억3편 기억몽경

개요

파천 카운트다운이 닷새 남았을 무렵, 정기맹 맹주 복선천이 사흘에 걸쳐 하루 한 번씩 장우를 찾아왔다.

첫날 그는 곤허가 어떤 곳인지를 말했고, 둘째 날에는 그것을 대신할 세계를 보여 주었고, 셋째 날에는 그리로 가는 방법을 말했다.

작중 전개

삼고 장우

5층에서는 십교와 정기맹의 화신들이 맞붙어 있었고, 후방의 장우는 파천추 생산 라인을 돌리며 완료 시각을 세고 있었다. 학교와 연구진이 판권과 지분을 다투면 그 숫자는 뒤로 밀렸고, 하늘에서 화신 하나가 꺼질 때마다 또 밀렸다.

그 카운트다운 한복판에 복선천이 나타났다. 만법의 원영들이 연구회로 달려오는 동안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영계를 넘어온 의념 한 줄기일 뿐이며 자기 힘은 지금 5층에서 십교의 화신을 진압하고 있다고 했다. 복희가 살펴본 결과도 같았다. 무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수한 영상이다. 장우는 달려오던 원영들을 밖에 세워 두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 판단대로라면 너와 어떤 대화도 나눠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사부님의 안목을 믿는다."

그 사부가 영신천이었다.

첫째 날 ― 곤허가 사람을 만드는 법

영신천은 6층을 뽑아내 천정을 막고 있는 선인이자, 장우에게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그를 6층으로 데려가려 했던 사람이었다. 복선천은 눈꺼풀을 내리깔고 말했다. "네가 거절했지."

장우가 물었다. 도건곤이든 영신천이든, 2층에서 5층까지가 이런 꼴이 될 줄 알고 있었느냐고. 지금 같은 전쟁과 혼란에 기대서, 정기맹 안의 마교와 사신과 금융계를 데리고 대체 어떤 세상을 만들 수 있느냐고.

복선천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된 이야기를 꺼냈다.

정사대전 때 마도가 압도적으로 우세했고, 정도는 지지 않기 위해 마도의 수단을 빌려 쓰는 자아혁신 — 마도정용 — 을 택했다. 영신천은 찬성한 쪽이었다. 그 방법을 쓰지 않으면 인족 전체가 가축만도 못한 것으로 떨어지리라 보았기 때문이다. 격렬히 반대하던 사숙은 바깥에 막아 세워 두었는데, 두 사람이 돌아왔을 때 문중의 반대자들은 이미 도륙당한 뒤였다. 사숙이 원수를 갚으려 변혁파 하나를 참살했고, 그 때문에 포위 공격을 받았다. 영신천은 그 포위에 참여해 자기 사숙을 진압했다. 사제가 서로를 해치고 부자가 적이 되고 부부가 서로를 죽이는 일이 그 무렵 셀 수 없이 많았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변혁의 대가다. 변혁에는 영원히 충돌이 따르는 법이지." "변혁의 과정이란 일부의 이익을 해하고 타인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니, 영원히 다툼과 살육이 따르고, 영원히 피를 흘려야 하며, 영원히 희생하는 자가 생기기 마련이지."

변혁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야만 하는가. 장우가 던진 질문 대신 복선천이 놓은 것이 이 질문이었다.

그는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가 바깥의 연구 단지를 내려다보았다. 영신천은 이 계획을 위해 선인으로서의 자산을 전부 포기했고 그 자산의 가치는 2층부터 5층까지를 전부 합친 것보다 컸다고, 자신도 종문에서의 모든 것을 버리고 환생한 몸으로 와 있다고 했다. 그러니 지금 2층부터 5층까지의 손실이 대수겠느냐고 했다.

"장우, 나도 한때는 곤허 1층 출신이었다. 1층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기어 올라왔고, 곤허가 최근 몇 년간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직접 목격했지."

그리고 그가 물었다.

"곤허에 왜 이리도 영근 없는 자가 많은지 아는가? 이미 누군가 천지윤회의 힘을 훔쳐, 억만 창생이 환생하고 새로 태어날 때 지니는 천부적인 영성을 뽑아내 자신과 자신의 문파만을 살찌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해가 갈수록 더 많이 뽑아내고 있지." "종문의 기술이 왜 늘 십대 학교보다 월등한지 아는가? 선도 기술의 봉쇄 때문만은 아니다. 누군가 도통을 세워, 하계의 모든 창조와 발명, 영감…… 같은 것들이 가장 먼저 도장 위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천하가 아무리 넓고 천재가 아무리 많아도 그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지." "하층에 어째서 위로 올라가려는 자가 그리도 많은지, 또 왜 출생 인구가 줄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모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그 쓰임새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야 할 자는 아이를 낳고 싶어 하게 된다. 윤회할 때 한 올의 영성조차 남기지 않고 모조리 뽑히고 말지." "선도를 수행해야 할 자는 일심으로 도를 추구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온갖 규칙에 따라 영성을 한 차례 뽑히게 된다……" "장우, 우리의 결의를 이해하겠는가?" "곤허는, 이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복선천은 내일 같은 시간에 다시 오겠다며 사라졌다. 장우는 창궁 쪽을 올려다보며 곤허 상층부가 자신이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때 안구법해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선병대학 화신 하나의 신광이 5퍼센트까지 떨어지더니 완전히 꺼졌다. 십교의 화신은 서른일곱, 정기맹은 그대로 마흔넷. 파천 완료 예정 시각은 5일 12시간 3분 27초에서 5일 17시간 23분 8초로 밀렸다.

둘째 날 ― 퇴근과 주말이 있는 세계

그사이 장우는 후방에서 시간을 사들이고 있었다. 야성리의 생방송이 다시 열려 하교생과 전문대생이 몰려들었고, 1층 출신 혼수 학생 조천행의 편입 성공기가 광고로 뿌려졌다. 완료 시각이 4일 10시간대로 당겨졌다. 자극신군의 광휘는 71퍼센트, 청목신군은 59퍼센트였다.

복선천이 약속대로 다시 나타났다.

"장우, 이 세계는 병들었다. 선제들의 탐욕이 조만간 모든 것을 파멸시킬 것이다."

손가락이 허공을 누르자 화면 여러 개가 펼쳐졌다. 영신천이 설계한 미래의 제6층이었다. 한 화면에서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며 즐겁게 일하고 있었고,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새로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주 2일 휴무가 있고, 휴일과 휴식이 있으며, 사회 보장도 받는다." "모든 이가 더는 이익을 좇기 위해 살지 않으며, 약하다는 것을 수치로 여기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은 더 이상 일을 하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다."

주말이 있고, 아프면 쉴 수 있고, 약해도 부끄럽지 않다. 그것이 전부였다. 장우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런 세계가 마음에 들었다.

천부와 타고난 자질을 조정해 자연의 상태로 되돌리고, 수위와 자산을 재분배하며, 새 윤회 체계에서는 마도 속성을 분리해 인위적 간섭을 막겠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복희가 경멸하듯 끼어들었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결국엔 그게 그거 아닌가. 결국엔 영신천의 저 선인 마음대로라는 소리잖아. 온 세상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순전히 그의 선택일 뿐인데, 그가 미래에 세상을 또 다른 새로운 곤허로 만들지 누가 알겠어?"

그다음이 수명이었다. 새 세계에서는 모든 존재에게 1500세 안팎의 상한이 걸린다고 했다. 장우가 물었다. 그러면 이미 1500세를 훌쩍 넘긴 당신과 당신의 사부는 즉시 죽는 것 아니냐고.

복선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두 사람 미쳤군! 분명 거짓말이야. 어떻게 사람이 자살을 하겠어?"

복희의 말에 복선천은 탄식으로 답했다.

"오늘날 곤허의 파멸은 바로 장생, 이 두 글자에 있다." "수위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1500이라는 수를 넘을 수 없게 하여, 이 세상에 영원한 주인공이 존재하지 않게 해야만 천하가 비로소 영원히 번성할 수 있다."

마도가 창궐해도 한때일 뿐이며, 수명 제한 아래에서는 어떤 종문도 왕조도 결국 흥망성쇠를 겪고 정도를 회복할 후대인이 반드시 나타난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 계획의 한계를 스스로 말했다.

"장우, 나와 사부님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 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발전 속에서 변화하고, 모든 것은 변화 속에서 해결된다. 미래의 문제는 끝이 없겠지만, 변화가 계속되고 새로운 세대가 존재하는 한, 모든 것에는 희망이 있다……"

장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규칙이 너무 많아 원영의 수위로는 윤곽만 잡힐 뿐이었고, 그 속내의 옳고 그름을 그 자리에서 가릴 수 없었다. 복선천은 그 침묵을 이렇게 정리했다.

"만약 네가 장생을 탐하고 수위와 권력에 미혹되어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지 너와 내가 갈 길이 다름을 증명할 뿐이며, 사부님께서 너를 잘못 보셨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게는 그저 한 명을 더 쳐부술 뿐인 일이다." "그뿐이다."

말하는 사이 경보음이 다시 울렸다. 천마대학의 화신 하나가 운락했고, 그 장면을 담은 영상이 암령계를 거쳐 영계로 퍼졌다. 파천 완료 예정 시각이 단숨에 6일 8시간 13분 22초까지 뛰었다. 하늘의 변화를 함께 지켜보던 복선천은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며 사라졌다.

셋째 날 ― 도살 계획

이튿날에도 예상 시각은 6일 2시간 8분 31초나 남아 있었다. 그 앞에 복선천이 세 번째로 나타나, 아직도 저항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먼저 장우가 이겼을 경우를 계산해 보였다. 천정이 돌아오면 공간 기술도 거기 딸린 회사와 공장도 위에서 파견된 자들에게 침탈당하고, 남발된 경지 증서는 재평가되어 불합격자는 경지가 강등되며, 남아도는 화신들은 위로 끌려가 소나 말처럼 부려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위의 이야기가 있었다.

"곤허 2층부터 5층 전체가 그때가 되면 십대선제에게 사상 수정을 당할 수도 있다. 단절 시기의 모든 변화를 지워버리는 거지. 하지만 모든 손실은 각종 채무로 전환되어 살아남은 너희가 공동으로 짊어지게 될 것이다."

사상 수정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선도 기술의 정점에 선 십대선제가 각자 지고의 선기를 지니고 천도의 운행에 간섭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뜻만 모으면 이론상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물을 자기들이 만족하는 상태로 뜯어고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들 사이의 이익 충돌이 심해 한 번도 의견이 모인 적이 없으니 세상을 통째로 고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사상 수정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그래서 신세계를 창조하려면 반드시 곤허를 벗어나 십대선제의 통제에서 도망쳐야만 하는 것이다."

장우가 물었다. 그래서 6층을 데리고 떠나려던 것을 이제 2층부터 5층까지 전부 데리고 떠나려는 것이냐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서라도 그러겠느냐고. 복선천은 죽음이라는 말을 되받고는, 도건곤이 십대 리그 시상식에서 했던 말을 꺼냈다. 윤회는 존재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모든 이는 죽은 뒤에 윤회하여 다시 태어난다.

"장우, 그들은 죽은 게 아니다. 그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것뿐이다." "이 세상에서 혼비백산이야말로 진정한 죽음이다."

그러고서 그는 문서 하나를 보냈다. 도장에서 제명된 전략급 선문 흑공법 《지옥세혼경》의 입문 부분이었다. 이 법대로 수행하면 전생의 숙세 기억을 각성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자기들이 이미 윤회의 힘을 장악했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장우는 입문 부분만 훑고도 그 말을 믿었다. 그리고 하나를 물었다. 신세계에서 환생하면 이전 생의 기억을 각성하느냐고.

"당연히 아니다." "만약 숙혜를 각성할 수 있다면, 우리가 1500세라는 수명 제한을 둔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숙혜만 각성할 수 있다면, 미래의 신세계는 또다시 의념이 죽지 않는 늙은 괴물들이 대를 이어 천하를 착취하고, 세상을 죽은 듯한 침체와 썩은내로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규칙이었다. 다음이 이행 방법이었다. 지금 2층에서 5층까지는 사람마다 마성이 깊이 뿌리내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며, 벽력과 같은 수단을 쓰지 않으면 신세계로 가더라도 곤허의 관성을 그대로 끌고 갈 뿐이라고 했다. 그러니 윤회전생과 숙혜의 부재를 이용해 지금 대청소를 한 번 해야 한다고 했다.

"반드시 2층에서 5층까지의 억조창생을 전부 신세계로 환생시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함으로써, 현재 곤허에 남은 해로운 유산을 완전히 벗어던지게 해야 한다."

장우는 몸을 떨었다.

장우 — "그들을 전부 죽이겠다고? 2층에서 5층까지의 모든 사람을?" 복선천 — "죽는 게 아니라, 그저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장우 — "신세계로 환생한 뒤에 기억조차 남지 않는다면, 그게 죽는 것과 또 무슨 차이가 있나?"

복선천은 손을 크게 내저었다. 그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너와 나는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이 대대손손 고통받고 가난하게 살고 착취당하는 운명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복선천 — "세 살 이전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어머니의 뱃속에 있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되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이 어릴 때 한 번 죽었다고 할 수 있나?" 복선천 — "기억은 생명의 존재에 필수적인 증거가 아니다. 기억은 그저 일종의 자산일 뿐이다. 이 자산조차 버릴 각오가 없다면, 어떻게 신세계를 개척하겠는가?" 장우 — "기억은 우리의 과거 전부를 구성하는 것이자, 우리의 개성이고, 이념이며, 우리 자신을 이루는 근간이다. 육신뿐만 아니라 기억마저 완전히 지워버린다면, 미래에 환생한 몸이 지금의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장우 — "그건 결국 한 세계의 사람들을 도살해서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만드려는 것과 뭐가 다르지?"

복선천은 그 규정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렇다. 네가 그렇게 여긴다면 그래도 문제없다. 우리가 한 세계의 사람들을 학살하여 신세계를 이룬다고 생각해도 좋다. 천지창생의 과거를 희생시켜, 그들의 미래를 이룩하는 것." "내가 말했지 않았나. 변혁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라고. 너 좋고 나 좋고 모두가 좋아서, 모든 사람이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전날의 주말과 사회 보장과 수명 상한은 거짓 약속이 아니었다. 그 약속이 이행될 세계에 지금 약속을 듣고 있는 사람이 들어가는지가 남았을 뿐이다.

장우가 물러서지 않자 복선천은 한숨을 쉬며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장우, 너 설마 내가 너를 정기맹에 가입시키고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면 네 동료들, 백진진과 옥성한, 악목람 같은 이들을 모두 신세계까지 무사히 살려 보낼 줄 알았나?"

그다음은 스승이었고, 자극신군과 청목신군이었고, 동문들이었고, 조천행과 묵천일과 사운상이었다. 스승의 제자들과 동문의 동문들과 고향 사람의 고향 사람들까지 가면 결국 그들이 깔고 앉은 탈것까지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설령 그 전부를 데려간다 해도 문제가 남는다고 했다.

"좋다, 그들이 모두 너를 따라 곤허의 기억을 가지고 신세계로 갔다고 치자. 그렇다면 기억이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은 어떤 존재가 되겠는가?" "그들은 새로운 천정, 새로운 종문, 새로운 선인이 될 것이다."

복선천이 한 걸음씩 다가서자 사방의 영계가 끊기고 법보와 법해가 멈추었으며 영상과 음성이 기록되지 않았다. 말은 소리가 아니라 장우의 뇌리로 직접 들어왔다.

장우가 물었다. 왜 모든 사람을 데리고 간 다음에 해를 거듭하고 세대를 거쳐 바꿔 나갈 수는 없느냐고.

"우리가 시도해 보지 않았을 것 같나?" "하지만 천정, 종문, 선인…… 이 모든 것이 그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한, 그들이 여전히 이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라고 여기는 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먼저 천정을 이기고 종문을 치고 선인을 무찌르자는 생각을 했던 자들은 이미 혼비백산했다고, 아직도 그러고 있다면 유치하고 오만하고 무지할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탄식했다.

"그런 자들은 천정의 계단이 얼마나 높은지, 선인의 도행이 얼마나 깊은지 전혀 모른다."

마지막 질문이 왔다.

복선천 — "장우, 다시 한번 묻겠다. 너는 나와 함께 창생을 모조리 멸하고, 신세계를 창조할 뜻이 있느냐?" 장우 — "복선천, 나는 결코 네가 모든 사람을 죽이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복선천은 고개를 저었다. 모습이 흩어지는 중에 마지막 말이 남았다. 너는 결국 신세계를 열 그릇이 못 되는구나. 하지만 사부님의 낯을 봐서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 십교의 화신들을 모조리 멸한 뒤에도 고집을 부린다면, 사부님을 대신해 벌을 내려 너까지 함께 베어 버리겠다.

거절 뒤의 행동

장우는 말로만 반대하지 않았다. 복희에게 도살 계획을 정기맹 쪽으로 흘려 달라고 부탁했고 — 증거 없는 말을 사신이나 금융 계열이 믿을 리 없다는 답에도 아주 작은 의심이라도 얹어 달라고 했다 — 전사한 화신들의 동결 유산을 열어 주고 받은 수수료를 파천 공정에 쏟아부었다.

첫날 복선천이 놓고 간 질문에 장우가 답한 것은 그 자리에서였다.

복선천이 남긴 질문 — "변혁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라야만 하는가?" 장우 — "그럼 희생시키면 그만이다."

그가 희생시킨 것은 2층부터 5층까지의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산이었다. 참여 인원이 필요한 수의 12퍼센트에 그치자 희생과 대의를 요구하는 대신 태허 홍바오와 임금 인상으로 답했다. 수억 명이 움직인 것은 죽어서 다음 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서 쓸 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홍바오의 비가 천궁을 두드리는 동안 복선천의 투영이 다시 나타났다. 자산을 전부 불태워서라도 막겠다는 것이냐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냐고 물었다. 장우는 가치를 따질 마음이 없으며 자신은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구하고 싶은 사람을 구할 뿐이라고 답했다.

복선천 — "네 스승을 구하겠다고? 네 동급생들을? 네 고향 사람들을? 이 천지창생을 구하겠다고? 만약 그들이 모두 틀렸다면 어쩔 텐가? 너 또한 잘못 구한 것이라면 어쩔 텐가?" 장우 — "그렇다면 나도 그들과 함께 틀리겠다!"

세 층의 천궁이 관통되고 보급이 복구되자 복선천은 원영 스물한 명에게 그 길로 올라온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장우는 자신이 불러 모은 사람들 앞을 직접 가로막았고, 학살 부대와 정기맹 원영 전선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그러나 진안이 점령된 뒤에도 계획은 끝나지 않았다. 전쟁 전체의 힘을 축적해 온 《대적멸종경현인》이 발동하고, 2층부터 5층까지의 하늘 자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보천에서도 장우의 답은 같았다. 학력과 경지와 출신을 묻지 않고 3배 임금으로 사람을 고용했고, 100억 영폐와 우채로 각자의 생존과 이익을 하늘을 떠받치는 한 방향에 묶었다. 그가 만든 것은 완성된 신세계가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이 지금의 기억을 가진 채 다음 날로 넘어갈 시간이었다. 그리고 신력망에 부어 넣은 100억이 등대처럼 천정의 수색을 끌어당겼다. 구원은 예정보다 일찍, 돈 냄새를 맡고 왔다.

결국 내가 너무 약했다

천정이 대적멸종경현인을 거두던 순간, 장우의 시야에서 부서진 하늘도 강림하던 정신도 사라지고 밀실 하나가 나타났다. 복선천이 거울을 보며 말하는 기억의 한 조각이었다. 패배를 대비해 남겨 둔 유증이었다.

"장우, 네가 나의 이 기억을 얻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천정이 예정보다 일찍 강림하여 성공했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나는 결국 실패했고." "내 개인의 실패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스승님의 계획에 누를 끼친 것이 안타까울 뿐."

그는 무거운 눈으로 거울을 보았다. 그 시선은 기억과 시공의 장벽을 넘어 지금 이 순간의 장우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결국 내가 너무 약했다. 바로 그 약함 때문에, 나는 2층에서 5층까지의 사람들을 이끌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바로 그 약함 때문에, 시작의 그 순간부터 나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누군가는 시도해야만 했다." "나의 시도와 비교해서…… 다른 선택지의 난이도는 훨씬 더 높다." "위로 올라가서, 이 곤허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곤허를 바꾸는 것. 이것이 아마 가장 올바른 방법이겠지만, 동시에 가장 어렵고 가장 불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6층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보다, 2층에서 5층까지를 파괴하는 것보다, 종문에 입문하는 것보다, 신선이 되어 승천하는 것보다…… 그 모든 것보다 훨씬, 훨씬 더 어려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경지다." "결국 곤허의 현재 체제하에서, 10대 선제의 도통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곤허의 방식과 기술만을 사용하여 정점에 오르는 것은 이미 천난만난의 일이다." "게다가 그 과정 속에서 화광동진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인내하며 버텨내는 것은 설상가상으로 더 어려운 일이지." "하지만 내가 방금 말했던 것처럼, 설령 실패할 운명이라 해도 누군가는 반드시 시도해야만 한다."

기억 속의 복선천이 한 걸음씩 다가왔다.

"네가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확실히 만 명 중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잠재력을 지녔다. 그런 잠재력을 가졌거나, 그 덕분에 선인들의 인정을 받은 수사들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잠재력을 지녔으면서도 곤허를 바꾸려는 사람은, 나는 너 하나밖에 보지 못했다." "만약 미래에 네가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 있다면, 오늘의 네 선택을 잊지 마라. 이 순간의 네 생각을 잊지 말고……"

마지막으로 윤회선제는 잠시 믿어도 좋다는 말이 남고 기억은 흩어졌다.

신세계가 겨냥한 곤허

영근을 훔치는 윤회

선협에서 영근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재능이고, 영근 없는 자는 선도에 들 수 없다는 것은 장르의 대전제에 가깝다. 본작은 여기에 값을 붙여 영근을 사고팔고 대출로 마련하는 사회를 보여 주었고, 그때까지 이 설정은 자본주의를 이식한 변주로 읽혔다. 복선천의 설명은 그 전제를 뒤집는다. 영근 없는 출생은 자연적 결핍이 아니라 윤회 단계에서 영성을 선점당한 결과다. 시장은 희소한 천부를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빼앗아 희소하게 만든 것을 되파는 곳이 된다.

발명과 욕망의 선점

도장은 하계의 발명을 실제 발명자보다 먼저 얻는다. 종문이 완성된 기술을 독점하는 것보다 한 단계 앞선 착취다. 그리고 착취는 결과물에서 멈추지 않는다. 누가 무엇을 생각할지, 무엇을 욕망할지까지 도통이 먼저 배치한다.

윤회가 실제로 한 사람에게 어떤 쓰임새를 붙여 놓는지는 참선진군의 전생 기억에서 확인된다.

수명 제한과 자연 윤회

신세계는 단순한 재산 몰수가 아니다. 자질과 자산을 재분배하고 수명의 상한을 정해, 오래 산 강자가 기억과 권력을 무한히 축적하지 못하게 한다. 복선천에게 자연 윤회는 세대교체를 보장하는 정치 제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억을 보존해 달라는 요구는 개인의 정체성인 동시에 구세계의 자산 상속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우와의 충돌은 선악의 차이보다 '사람을 무엇으로 이어지는 존재라 볼 것인가'의 차이에서 생기고, 갈라지는 지점은 그 제도를 적용할 세계에 누구를 넣느냐다.

같은 뿌리, 다른 답

복선천은 영신천의 제자이고, 그가 첫날 늘어놓은 진단은 작중에서 부정되지 않는다. 장우가 반박하는 대상도 진단이 아니라 처방이다.

같은 문제의식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기억몽경에서 확인된다. 영신천이 남긴 전언은 후회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는 것, 그리고 이번 세대가 못 고치면 다음 세대가 고친다는 것이었다. 세대를 넘겨 고친다는 답과 세대 자체를 갈아 끼운다는 답이 같은 진단에서 갈라져 나온다. 복선천이 정기맹의 다른 지도부와 구분되는 자리도 여기다. 그는 기존 질서의 착취를 폭로하고 하층에 공법과 새 삶을 약속한 쪽이며, 출발점은 개량파와 겹친다.

장우와 복선천의 차이

두 사람 모두 현재의 곤허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 복선천은 구조를 완전히 끊으려면 현세대의 기억까지 함께 청산해야 한다고 본다. 목적이 충분히 크다면 지금 사람들의 동의와 생존은 미래 세대의 행복으로 보상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우는 신세계의 복지와 수명 제한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거부한 것은 그 세계에 도착할 사람을 현재 사람과 동일하다고 간주하는 방식이다. 파천과 보천에서 장우가 내놓은 보상·임금·채권은 이상적이지도 깨끗하지도 않다. 오히려 사람들이 지금 가진 욕망과 빚, 가족과 관계를 그대로 인정하고 그 이해관계를 생존에 연결한다. 한쪽이 더 나은 인간을 새로 만들려 한다면, 다른 한쪽은 결함과 채무를 가진 현재의 인간을 데리고 다음 단계로 간다.

함께 가려는 사람

장우가 사람들과 함께 가려는 인물이라는 것은 1층에서부터 드러나 있었다. 왕윤이 조천행의 육신을 고기로 팔고 백진진의 몸을 요구했을 때 장우가 타협을 그만둔 것도 그래서였다.

복선천의 회유는 결국 같은 것을 요구한다. 함께 온 사람들을 두고 혼자 도착하라는 것이다. 백진진과 옥성한과 악목람의 이름이 불린 뒤로 회유가 이어질 자리는 없었다.

기억은 자산인가

복선천이 기억을 지우는 근거는 기억이 권력과 자산을 다음 생으로 옮기는 매개라는 것이다. 이 규정은 곤허 바깥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다. 경지가 증서이고 살인이 면허이며 혼백이 노동력으로 거래되는 세계에서, 기억을 재분배 대상 자산으로 계상하는 것은 그 세계의 회계를 끝까지 밀어붙인 결과다.

장우의 반박은 기억을 다른 범주에 놓는다. 두 사람은 같은 대상을 두고 자산과 존재 중 어느 쪽으로 셀지에서 갈린다. 복선천이 기억을 하찮게 본 것은 아니다. 숙혜 각성을 막는 이유부터가 기억이 권력을 대물림하는 힘임을 안다는 뜻이다. 그가 기억을 버려도 되는 자산으로 처리한 것은 그것이 하찮아서가 아니라, 무엇을 버리는지 알면서 버리기로 한 것이다.

논쟁에서 내려오는 답

장우는 복선천이 셋째 날 미리 막아 둔 대안의 사슬을 논리로 끊지 못한다. 그가 내놓는 답은 더 나은 반증이 아니라 논쟁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쪽이다. 그들이 모두 틀렸다면 너도 잘못 구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그렇다면 자신도 그들과 함께 틀리겠다고 답한다. 그리고 희생이 필요하다는 명제를 부정하는 대신 태울 대상을 바꾼다 — 파천과 보천에서 뿌린 홍바오와 임금과 우채는 그가 남의 동의 없이 처분할 수 있는 유일한 몫이다.

장우 쪽에 남는 그늘

작중은 장우의 방식을 깨끗한 대안으로 두지 않는다. 현금을 뿌려 참여를 끌어모으는 방식은 시장 점유 경쟁의 형태를 그대로 띠고, 공유 태허의 보증금은 대출로 채워지며, 그 대출 사업의 주인은 구출 대상인 자극신군과 청목신군이다. 구조에 쓰이는 자금이 구조될 쪽에 진 빚으로 돌아온다.

동원의 부작용도 남는다. 군중은 돈을 준 사람을 향해 화신 추대와 선인의 환생이라는 말을 곧바로 만들어 내고, 시장을 장악한 뒤에는 누가 벌고 누가 망할지가 한 사람의 판단에 걸린다는 지적이 작중에서 나온다. 기억몽경에서 여봉이 남긴 "제2의 운태진이 되지는 마라"는 경고가 겨누는 자리도 여기다.

작품 내 의의

신세계 계획은 대학 전쟁의 규모를 가장 크게 뒤집는 사건이다. 달을 빼앗기고 5층에 갇힌 일은 처음에 세계의 운명을 건 위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윤회와 도통의 진상이 드러나면 그 전쟁조차 이미 설계된 세계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의 싸움으로 작아진다. 정기맹 원영 전선을 이겨도 승리가 아니고, 하늘을 떠받쳐도 천정의 통제는 돌아온다.

이 문서는 곤허의 '현재'에서 제시된 진단과 대안을 다룬다. 곤허의 층 구조가 처음 생겨난 과정은 황우대성의 기억, 현재 체제의 산업과 정마 구분이 만들어진 과거는 기억몽경에서 이어진다. 세 시대를 한 줄로 놓고 보는 관점과 작품 바깥과의 대조는 알레고리와 해석에서 다룬다.

가장 쉬운 길

제740장의 유증은 계획의 동기를 다시 쓴다. 복선천은 신념이 넘쳐서 억조창생을 지우기로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약해서 그 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가 직접 매긴 난이도 순서에서 2층부터 5층까지의 파괴는 어려운 축에 들지 않는다. 6층민을 데리고 떠나는 것, 종문에 입문하는 것, 승천하는 것과 나란히 놓인다. 그 모두보다 어려운 것이 위로 올라가 위에서부터 곤허를 바꾸는 일이고, 그 길의 진짜 난관은 실력이 아니라 화광동진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곤허를 바꾸겠다고 나선 사람이 올라가는 동안 무엇이 되는가. 이 작품은 그 답을 이미 한 번 보여 주었다. 정사대전에서 정도는 이기기 위해 마도의 수단을 빌렸고, 그 승리가 세운 것이 지금의 곤허다. 반대하던 자들은 도륙당했고, 영신천은 자기 사숙을 진압하는 쪽에 섰다. 승리한 개혁이 그다음 세대에게 무엇으로 물려졌는지는 이 문서가 다루는 세계 그 자체다.

복선천도 같은 궤적 위에 있다. 1층에서 한 걸음씩 기어 올라와 곤허를 고치겠다고 나선 사람이, 곤허를 통째로 도살하는 계획에 도달했다. 그는 그것을 자신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선의 상승을 체제 안에서 위로 올라가는 일로 놓고 보면 이 유증이 겨누는 것은 혁명 이후의 권력이다. 아래에서 부조리를 겪으며 변혁을 외친 사람도 정점에 서고 나면 자신이 무너뜨리려던 질서와 닮아 간다. 혁명 영웅이었다는 과거는 집권 뒤의 부패를 막아 주지 않는다.

억조창생의 도살은 그 판단이 낳은 우회로였다. 위로 올라가면서도 처음 오르려 한 이유를 잃지 않는 것 — 그가 가장 어렵다고 꼽은 것이 그것이고, 자신에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도 그것이다.

미회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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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곤허의 역사 신세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