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 무슨 수선을 해?/줄거리/2부 대학편/막간: 종문 고시편
개요
대학 전쟁이 끝난 뒤 장우와 하계 수사들이 종문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치르는 종문고시를 다룬 막간. 제742장부터 제760장까지 이어진다.
천정이 복선천의 마지막 법보를 거두면서 무력전은 끝났지만, 하층의 대학과 산업은 곧 종문에 다시 접수된다. 이제 장우에게 필요한 것은 전장을 되찾는 힘이 아니라 상층의 제도 안으로 들어갈 자격이었다. 종문고시는 그 통로인 동시에 하계인이 자기 삶과 기억을 버리지 않고도 종문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마지막 문턱이 된다.
줄거리
종문고시의 개방
제742장부터 하계 수사를 대상으로 한 종문고시 계획이 드러나고, 제744장에 1–10층 수사에게 시험이 정식 공고된다. 새로 화신이 된 하계 신군들은 종문 통합 연수로 보내지고, 종문 제자들이 대학 지도부와 산업을 차지한다. 선인후예이자 백억부주인 장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문 안에서 직책과 권한을 얻으려면 다른 수험생과 같은 종무원 시험을 치러야 했다.
천정이 시험을 연 이유는 순수한 시혜가 아니었다. 하층 출신 종무원을 종문 안에 들여 자기 세력을 만들고, 전쟁 뒤의 상승 요구를 제도 안으로 흡수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 종문도 이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시험에서 하계 수험생이 다섯 명 이상 합격해야 이후의 시험을 상시화하고, 그러지 못하면 다시 문을 닫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장우는 공법 심사와 판권, 종문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어법각을 택한다. 그러나 하계 수험생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은 석 달뿐이었고, 기존 합격자가 시험을 준비한 평균 시간은 28년이었다. 7–10층에는 이미 수십 년의 경험과 윤회 기억을 가진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물여덟 해를 석 달로
모의시험에서 하계 수험생들은 전원 탈락한다. 시험 시장에는 과거 합격자의 기억과 업무 경력을 뇌에 덮어씌워 준비 기간을 압축하는 방법이 널리 쓰였지만, 기억을 많이 받아들일수록 본래의 인격과 가족, 하층에서 살아온 시간을 낯선 것으로 여기게 된다. 시험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은 종문 사람처럼 바뀌고, 합격하고자 했던 이유는 사라지는 모순이었다.
장우는 복선천과 참선진군이 사람의 기억을 무기로 삼았던 《지옥세혼경》을 반대로 사용한다. 타인의 시험 기억을 현재의 자기 기억과 분리하고, 《만화자재현공》의 분신 하나에 몰아넣어 ‘종문고시 인격’만 문제를 풀게 한다. 옥성한·백진진 등 동료에게도 같은 방법을 전하되, 기억이 본체를 침식하는 순간에는 즉시 봉인한다. 스물여덟 해의 경험은 얻되 그 경험이 지금의 사람을 대신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초시의 도덕·종무 적성 시험에서 시험용 인격들은 임금 억제와 노동 착취를 종문적 미덕으로 답한다. 장우는 합격 결과를 확인하자마자 자기 분신을 봉인하고 동료들의 주입 기억도 제거한다. 이 장면에서 종문고시는 지식을 묻는 시험을 넘어, 어떤 사람이 되어야 상층의 ‘정답’을 말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장치로 드러난다.
다섯 번째 합격자
복시에서 어법각 수험생들은 흩어진 열 가지 무공을 조합해 새 공법을 검증해야 한다. 장우는 《우서》로 조합을 검증해 열 무공을 모두 복원하고, 그것들이 《무상연무》에서 갈라진 한 세트임을 알아내 윤회생 무향진군을 큰 점수 차로 앞선다. 운직광은 11층의 이익과 합법적인 강제쌍수 권한까지 내세워 장우의 사퇴를 압박하지만, 장우는 종문고시 인격을 내세워 위기를 넘기고 면접에 들어간다.
최종 면접에서 장우는 부적 문제의 열세를 공법 모의와 실제 수련으로 뒤집는다. 《구천신상공》을 아홉 걸음 만에 20급까지 올리고 그 안에 숨은 요예 무학의 혁신점까지 밝혀 어법각 단독 정원을 차지한다. 백진진·광천경·성화진군도 각자의 직책 시험을 통과하지만, 악목람이 탈락하면서 제도를 열 마지막 한 자리는 옥성한에게 달린다.
종문 기억은 옥성한의 가난과 노동을 수련을 방해한 속박으로 규정한다. 옥성한은 그 기억을 깨뜨리고, 자신을 여기까지 밀어 올린 삶 자체를 《구소벽력장》에 담는다. 한순간 타오르고 사라지더라도 위로 돌진하는 가난뱅이의 천뢰로 다섯 번째 합격자가 되면서, 하계 종문고시는 일회성 특례가 아니라 다음 사람도 응시할 수 있는 상시 제도로 남는다.
제11층으로
시험이 끝나자 종문과 천정은 곧바로 학원·광고·홍보 산업을 만든다. 하계인이 얻은 문은 열렸지만, 윤회생들이 성장해 시험을 장악하기 전 20–40년 남짓한 짧은 기회이기도 했다. 장우는 악목람을 옥성한의 외주 인력으로 데려가고, 야성리와 회사 권한·종문고시 자료를 정리한다. 우채 이자와 노동자의 임금만은 건드리지 말라는 지시도 남긴다.
출발 전 참선진군의 기억에서 태어난 인격은 장우의 《우서》를 같은 계열의 ‘서’로 알아보고, 종문층의 법계가 공법 사용뿐 아니라 기억과 신체까지 감시한다고 경고한다. 장우는 법계의 탐지를 피할 벽법부를 동료들에게 나누고, 백진진에게 고교 시절 약속했던 일곱 색 스타킹을 건네며 하층 생활을 정리한다.
제760장에서 일행은 마침내 제11층에 도착한다. 고농도 영기와 무료 수련 자원, 하루 네 시간 노동을 내건 종문층은 하계에서 꿈꾸던 풍족함에 가깝다. 그러나 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법계와 만법 매니저에 경맥·기혈·장기·법력 운용 권한을 모두 넘겨야 한다. 장우가 허용을 누르고 자신의 몸이 조각조각 타인에게 넘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장면에서 막간은 끝난다.
결과
- 장우는 어법각 종무원 시험 수석으로 합격한다.
- 백진진·광천경·성화진군·옥성한을 포함한 다섯 명이 합격해 하계 종문고시가 상시 제도로 남는다.
- 《지옥세혼경》과 《만화자재현공》을 결합한 기억 분리·격리 방식이 확립된다.
- 하계 출신 종무원이라는 새로운 상승 경로와 정치 집단의 가능성이 생긴다.
- 장우 일행은 제11층 만법종에 들어가 법계의 감시와 신체 권한 통제 아래 놓인다.
작품 내 위치
이 막간은 대학 전쟁의 일부도, 종문 입직 뒤의 업무편도 아니다. 전쟁으로 얻은 명성과 하계의 요구를 실제 상승 통로로 바꾸고, 주 활동 무대를 대학과 전선에서 종문층으로 넘기는 전환부다. 장우 개인의 합격보다 옥성한이 다섯 번째 자리를 채워 다음 하계인에게도 문을 남겼다는 점이 결말을 이룬다.
동시에 제760장은 다음 무대의 성격을 먼저 드러낸다. 하계에서 부족했던 영기와 공법은 넘치도록 주어지지만, 그 대가로 법계가 몸과 기억에 직접 들어온다. 이후 이야기는 3부 종문편의 만법종 종무원 시기에서 그 통제 안에 들어간 장우가 업무·승진·도통 정치를 버티는 과정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