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없이 무슨 수선을 해?/줄거리/2부 대학편/대학 전쟁편 = '''관련 문서''' [[plot|줄거리]] · [[zhangwu-actions|장우/작중 행적]] · [[timeline|연표]] !'''제666–741장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물의 경지·소속·생사와 사건의 결말이 직접 서술됩니다. == 대학 전쟁편 (666장~741장) == 이 문서는 제666장부터 제741장까지의 스포일러를 포함한다. === 개요 === 십대 리그 우승 직후 제6층이 사라지면서, 학교 대항전의 시대가 끝나고 대학 도시 전체가 전쟁에 휘말리는 시기다. 한때 영광의 무대였던 대학은 곧 피난처와 전장, 연구소와 공장으로 바뀌고, 장우는 우승의 보상을 누릴 틈도 없이 전선과 후방을 오가며 자신과 동료들이 살아남을 길을 찾는다. === 줄거리 === ==== 난세의 강림 (666장~675장) ==== 우승의 다음 날은 오지 않았다. 십대 리그의 시상이 끝나기 무섭게 제6층이 영신천과 함께 사라지고, 2층과 5층 사이의 하늘이 층마다 봉쇄로 닫혔다. 위와 아래를 끊어 놓고 층마다 각개격파하겠다는 뜻이었다. 장우는 은신처에서 조용히 금단을 맺었지만, 축하 대신 돌아온 것은 이 봉쇄 안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는 계산이었다. 함께 만법대학으로 피하자는 권유에 백진진은 칠정신군이 남긴 검각과 자산을 지키겠다며 천검에 남았고, 두 사람은 십대 리그 때 서로에게 맡겨 두었던 영근을 되돌려 주고받는 것으로 재회를 정산한 채 헤어졌다. 만법대학은 장우를 연기계 대학원생으로 조기 승격시키고 전용 실험실과 연구비를 내주었다. 다만 그것은 연구 조직을 맡기는 인사가 아니었다. 자극신군이 내린 주문은 연구가 아니라 《장중곤륜》의 수련이었고, 장우는 실험실 대부분을 임대로 돌린 채 원영 준비에만 몰두했다. 밖에서는 스승의 후광으로 연구비나 축내는 '학2대'라는 조롱이 따라붙었지만 그는 굳이 바로잡지 않았다. 그 오해가 가장 값싼 은신처였기 때문이다. 그사이 세계는 두 개의 속도로 움직였다. 장우는 돈으로 시간을 샀다. 24시간 도술 과외를 월정액으로 끊고 약제를 싹쓸이했으며, 승급의 유혹이 올 때마다 "원영에 도달해야 한다. 다른 모든 일은 나중에"를 되뇌었다. 반대편에서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적의 손에 넘어간 달, 곧 혈월이 바이러스를 흩뿌리고 물가가 치솟고 실업과 노예 매매가 일상이 되었다. 만법의 약제 공장을 점거한 '야생 금단' 후비풍은 진압당하면서 항변했다. 금단을 돌파하지 않으면, 대체 어디서 영폐를 구해 금단을 사겠느냐고. 장우 일행이 그를 꺾어도, 그런 사람을 계속 만들어 내는 구조까지 꺾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5층의 전투가 완전히 멎고 검은 장막이 하늘을 덮었다. 4층에서도 전화가 관측되었고 2층 하늘의 절반이 어둠에 잠겼다. 장우는 혼수 상태의 친구들을 사비로 만법에 이송하는 것으로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하고, 다시 수련으로 돌아갔다. 정기맹은 총만 쏘지 않았다. 사신들이 운영하는 지하망 암령계가 군용급 이하의 공법을 무료로 풀었다. 임무를 수행하면 '정기치'를 주고, 죽어도 되살려 준다는 체계였다. 50년을 무휴로 일하고도 승급하지 못한 금융 사원 조약리 같은 이들이 "일생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라며 귀의했고, 사용자 수는 넉 달 만에 수만 배로 불었다. 그 임무 목록에는 검각의 비검 7,000, 자극의 음기 10,000과 나란히 '장우를 5층으로 데려오면 30,000'이 걸려 있었다. 결국 옥성한을 미끼로 원영 넷이 매복했지만, 장우는 폐관을 깨고 원영 열 명을 긁어모아 압승했다. 문제는 승리 뒤였다. 죽어가던 유금진군은 암령계로 부활하겠다고 선언했고, 곤륜회가 개전 직전 각 대학의 자산을 휩쓸어 만법의 재정에 이미 구멍이 나 있다는 사실까지 폭로하고 사라졌다. 이기고 나니 판이 더 나빠져 있었다. 사신들의 수뇌 회의는 장우를 방치하기로 기울었지만 상신 홀로 제거를 선언했다. 그리고 천지가 관통된 지 여덟 달째 되던 날, 폐관을 마친 자극신군이 사흘 뒤 장야경궐을 공격하겠다고 선포했다. 달에 관한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승과 패, 장우의 결정 (676장~681장) ==== 월구, 곧 장야경궐은 영계 전 층의 통신을 떠받치는 만법의 초특급 법보다. 이를 빼앗긴 채로는 통신도 경제도 민심도 회복할 수 없었다. 달을 점거한 자는 사신이 아니라 만법 금융학과 주임이었던 배신자, 정기맹의 화신 연추신군이었고, 사신 상신이 그 뒤를 받쳤다. 격전은 나흘 동안 이어졌다. 첫날 세 세력은 교착했고, 둘째 날 십교는 태양 법보 순일준오까지 투입했으며, 셋째 날에는 전장이 2층 전체로 번졌다. 마지막 날 연추는 청목신군 한 사람만을 노렸다. 싸움을 계속하면 자극신군이 연추를 죽일 확률은 9할이었지만, 그 대가는 청목의 목숨이었다. 자극신군은 승리 대신 동료를 살리는 쪽을 택해 물러났다. 후방의 장우에게 패전은 장편편의 짧은 메시지로 먼저 닿았다. "후배, 달 전쟁에서 패배했어." 장야경궐은 추락한 뒤 완전히 폐기되었고, 순일준오마저 빼앗겨 적의 하늘에 걸렸다. 3층의 절반이 함락되고 항복이 줄을 이었다. 대피를 지시하던 청목신군은 패배의 진상을 털어놓았다. "자극은 지지 않았다. 내가 연추에게 진 것이다." 이익보다 감정을 앞세웠다는 연추의 조롱을 감수하고서라도 동료를 살린 그 선택이, 도망치라는 지시를 받아 든 장우를 움직였다. 그는 친구들에게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를 하나씩 물은 뒤, 스승들에게 감춰 온 공간 돌파 능력을 먼저 공개했다. 선인후예라는 이름은 끝까지 숨긴 채 《장중곤륜》의 성취로 위장한 공개였다. 자극신군의 화답은 공로를 전부 뒤집어쓰는 것이었다. 장우를 화염 드릴 파계추 안에 숨기고, 세상에는 자신이 여덟 달 동안 도건곤의 영상을 분석해 연성한 법보라고 발표했다. 30분 뒤 사제는 출격했고, 파계추는 공간 봉쇄를 젠가 조각 빼내듯 무너뜨렸다. 봉쇄가 뚫리자 달을 등진 연추신군은 궁지에 몰렸고, 순일준오는 십교의 손에 돌아왔다. 궁지의 연추에게 암령계는 구조 비용이 크다며 자살을 권고하는 손절 통보를 보냈다. 천하를 팔아 힘을 얻겠다던 자가 조직에 팔리는 최후였다. 사제는 여세를 몰아 2층과 3층 사이의 장벽까지 관통했지만, 그 반동으로 장우는 칠규출혈의 중상을 입었다. "세상 사람들은 너 장우의 어떤 공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자극은 영광과 표적을 함께 가져갔다. "지난 패배는 실은 달을 부수기 위한 계획이었고 2연승이다"라는 승전 여론이 영계를 덮었지만 그것은 선전이었다. 실제로 십교가 얻은 것은 전쟁을 계속할 태양과 통로였고, 폐기된 달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승리의 함성이 닿지 않는 5층의 검은 장막 아래에는 또 다른 존재가 있었다. 선인이 곤허 5층에서 거둔 제자이자 정기맹의 명의상 대리인, 3층과 4층의 봉쇄를 직접 설치한 폐관 수행자. 전 진영이 "그가 출관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맹주, 복선천이다. 그는 출관하면 이 몇 개 층의 억만 생령을 모조리 윤회로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태양을 되찾은 대승은 그 다짐 앞에서 국지전에 지나지 않았다. ==== 요예 장우 (682장~695장) ==== 전선은 소모전으로 굳었고, 장우는 다섯 달을 폐관했다. 답 없는 통신창으로 옥성한이 영폐 10을, 백진진이 "나 요즘 사람 죽여서 돈 좀 벌었어"라는 말과 함께 50을, 시회옥이 5를 보내는 동안, 정기맹은 다섯 달 치 영기 소비 기록을 역추적해 실험실을 찾아냈다. 몰락자들로 꾸려진 침입조가 마주한 것은 빛이 물고기처럼 빨려 들어가는 어둠, 그리고 "너희는 이곳에 왜 경비가 필요 없는지 아나?"라는 물음이었다. 장우는 원영이 되어 있었다. 그는 원영 앞에서 자살로 도주하려던 배신자에게 "원영 앞에서, 금단에게는 생사를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말로 시대가 바뀌었음을 통보했고, 얼마 뒤 '촉습진군'이라는 도호를 등록했다. 출관한 장우가 마주한 것은 반년 사이 완전히 다시 짜인 전쟁이었다. 정기맹은 2층부터 5층까지를 폭파해 삼천 개의 소세계로 쪼개 천정이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만들겠다고 공지했고, 천정 강림까지 남은 시간은 열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장중곤륜》의 의미도 달라졌다. 이 공법만으로는 봉쇄를 뚫을 수 없었다. 도건곤이 이 공법을 위협으로 여긴 진짜 이유는 층 폭파를 막는 데 쓰이기 때문이었고, 봉쇄 돌파의 열쇠는 연추가 남긴 전략급 도술 《삼계시방태허절장》이었다. 아홉 학교의 화신들이 회의장에서 파계추를 내놓으라고 자극을 몰아세우던 바로 그 시각, 만법 서열 꼴찌 화신 청목신군은 장우를 데리고 전선의 공간 장벽 거점 일곱 곳을 부수고 있었다. 회의장의 파국 직전에 전장의 증명이 도착했고, 자극은 그 기세로 대소여의환의 설계도를 공개하며 주도권을 회수했다. 설계도를 들여다보던 자극은 나직이 말했다. "이 아이는 줄곧 내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구나." 십교는 무제한 예산의 공동 공간기술연구회를 세웠지만 회장은 자극이었고, 장우에게 돌아온 것은 자기 수행을 돕는 실험 소조 하나였다. 겉으로 그는 여전히 학2대였다. 이어 보신이 《사신책》을 가동했다. 모든 층 사신의 명부이자 연락·소환·위치 추적 장치, 본래 사신왕만이 가진 물건이다. 은신처가 사라진 복희와 장우의 결론은 정면 돌파였다. 사신책이 완성되기 전에 정기맹의 상층부로 올라가 그 명부를 장악한다는 것이다. 장우는 《요성만변신경》으로 원숭이 요예로 변신해 '백만 전문대생 구출' 임무에 뛰어들었다. 그가 목격한 것은 볼링핀처럼 쏟아지는 냉동 인간과, 관자놀이에 시험봉을 꽂아 "시험을 잘 보면 대학생, 못 보면 전문대생"으로 분류하는 검문, 전문대생이 전문대생을 급식으로 먹이는 배식이었다. 호송 책임자 지백진군은 전문대생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으면서도 "내 손안에서 한 명도 죽게 놔둘 수 없다"고 말하는 자였다. 자산이니까. 유료 전투 서비스를 겹겹이 켜며 "전력을 사용하는 나는 매우 비싸다"고 계산하는 그를, 장우는 등을 보인 채 "세 번의 공격 후에도 나를 죽이지 못한다면 그냥 가라"는 허세로 꺾었다. 임무에서 얻은 자료로 공토 생산지를 추론한 장우는 그 정보를 익명으로 흘려 십교의 약탈을 유도했다. 공토 가격이 폭락했고, 전쟁의 흐름은 그가 쥔 기술과 정보에 좌우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자극의 명의로 개인 공간 플랫폼 태허운장이 발표되자, 자극의 숙적 얼련신군은 정확히 읽어 냈다. "거대한 공간 생태계를 구축해서, 우리 모두를 그 안에 편입시키려는 속셈이군." 그러나 개선의 이면에서는 부활한 연추신군이 태허운장에서 자기 도술의 흔적을 감지해 기술 유출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상신은 백진진을 경유해 장우를 노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승리는 또 한 번 다음 위협의 조준선이 되었다. ==== 장우의 손끝 (696장~705장) ==== 이번에는 정보전의 판이 뒤집혀 있었다. 상신이 복희에게 백진진의 정보를 의뢰하는 그 회의를, 장우가 실시간으로 도청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신이 모집한 원영 셋에게는 각자의 몰락사가 있었다. 부활 빚을 갚으려 '공장원영'으로 살다가 "나는 가장 부유한 자가 될 것이다"라며 다시 일어선 유금진군. 죽인 자를 정중히 묻고 절해 조상으로 삼는 이종환조묘전의 신봉자로, 적인 장우를 의부로 모시는 데 아무 부담이 없다는 태호진군. 그리고 손익만 계산하는 환협진군. 습격이 시작되자 장우는 도망치는 대신 도발로 셋을 묶어 두었다. "도망쳐야 할 것은 너희들." 유금은 분도대명경으로 제 수위를 태우기 시작했다. 원영이 노인에서 중년으로, 청년으로 젊어질 때마다 남은 수명이 연료로 사라지는 공법이다. "오늘 내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앞으로 다시는 목숨을 걸지 않기 위해서다." 그 전력의 일격을 장우는 무상자재신으로 정면에서 받아 냈다. 진짜 위기는 태호의 절이었다. 산 자를 조상 삼아 절할 때마다 힘을 빼앗는 이종환조묘전 앞에서, 장우는 《장중곤륜》으로 공간 자체를 비틀어 유금을 국수 가락처럼 늘여 태호의 절 앞으로 끌어다 놓았다. 포위 공격이 자충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자극이 전선에서 빼돌린 원영 열여섯이 도착하자 셋은 일제히 자폭했다. 유금은 "어째서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지는 거지?!"를 남겼고, 태호는 인사를 남겼다. "의부시여, 다음번엔 제사 지내러 오실 때나 뵙지요." 승리 직후의 후폭풍은 급이 달랐다. 사신들의 책임 공방 끝에 결론이 났다. "장우의 일은 맹주께서 직접 맡으실 것이니, 그분이 관에서 나온 후에 처리될 것이다." 같은 무렵 정기맹의 원영 스타들이 전면에 나섰다. 부활 기록이 0회인 맹주의 친전 제자 참선진군, '대성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요예 제일 천재 탄천진군, 그리고 "돈이 없는 것이지, 재능이 없는 게 아닙니다!"라는 항변으로 스타가 된 전문대 진군이었다. 후방의 전쟁은 신제품 발표회로 벌어졌다. 선병대학과 극호 기업의 허공갑은 "광고 하나만 보면 평생 보관"을, 유명대학의 현명주는 인골 양성소를, 천마밀장은 1입방미터당 월 0.05영폐에 빚진 엘리트가 24시간 봉사하는 '의사 기령'을 내걸었고, 세 회사는 암묵적으로 연합해 태허운장을 협공했다. 그 광고전 사이로 정기맹에 항복한 모견사가 학적과 가산을 잃고 중고 도호까지 매물로 나오는 사회적 죽음이 전시되었으며, 전문대 진군은 그 굴복 영상을 들고 "너는 금단이고 나는 이미 원영이지. 이것만으로도 누가 진짜 천재인지 증명된 것 아니냐"고 십대 명문을 조롱했다. 그리고 천검대학의 어봉신군이 칠정신군이 검각에 남긴 검고(劍庫)를 학교 자산으로 몰수하려 들었다. 서명을 거부한 백진진은 연금되었다. "검기들은 단순한 검기가 아니라, 스승님의 제자이자 문인들이고, 나의 선배, 사형, 사저들이야." 장우의 직접 개입은 문전박대당했다. 그는 방향을 바꾸었다. "천검 내부의 진군, 신군들과 싸워가며 돕는 건 내가 잘하는 방향이 아니야. 하지만 나에게도 내가 잘하는 방향이 있지." 그는 2세대 태허운장의 부품 공급망을 어봉 계열만 비껴가게 설계했고, 하루 만에 천검의 화신들은 "네 공장도 학교 재산이니 학교의 전체 계획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는 어봉 자신의 논리로 어봉을 짓눌렀다. 총장 파요신군은 "나 파요는 평생 권세를 등에 업고 남을 괴롭히는 일을 가장 증오하네"라며 방금 자기가 한 일을 성토했고, 어봉의 구명 메시지는 자극을 거쳐 장우에게 전달되었다. 설계도 위를 손끝으로 스치는 것만으로 화신을 굴복시킨 첫 사례였다. ==== 천정의 카운트다운 (706장~712장) ==== 어봉은 제자 참운진군을 도마뱀 꼬리처럼 잘라 냈다. 백진진을 고립시키던 실무자는 자신이 1년간 남들에게 해 온 방식 그대로, 영계 신호가 서서히 끊기는 '마지막 연락 시간'과 함께 몰락하며 물었다. "최소한 제가 대체 누구의 심기를 건드렸는지라도 알려주십시오." 석방된 백진진은 검고를 인계받았고, 화신급 비검의 검령 '정천'의 인정을 받아 수천 자루 검기를 챙겼다. 검령의 원래 이름은 참천. 극정검도의 첫 계승자로 쌍수 모함에 낙인찍혔던 존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검심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변한 것은 점점 더 미쳐 돌아가는 이 세상뿐이지." 2세대 태허운장 발표회의 진행자는 자극이 아니라 장우였다. 스승이 의도적으로 깔아 준 발판 위에서 장우는 처음으로 세상 앞에 섰다. 공간 분할과 봉쇄, 반중력, 그리고 '공유 태허'가 공개되면서 그의 기술은 대학과 회사, 군수 생산을 함께 움직이는 산업망이 되었다. 그러나 같은 날, 천정 강림까지 남은 시간이 반년으로 좁혀졌다는 보고가 오가던 정기맹 회의에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기다릴 필요 없다. 나는 이미 출관했다." 복선천은 한 달 안에 십대 학교의 모든 화신을 섬멸하겠다고 선언했다. 결전을 앞두고 자극은 "그때 내가 너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건, 어쩌면 너에게서 과거의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라는 고백과 함께 계좌와 법보 권한, 그리고 파계추와 태허운장의 진짜 설계자를 증명할 증거를 장우에게 넘겼다. 청목은 지분과 의결권을 넘기며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본래 네 것이었어야 마땅하니, 나는 지금 그저 네게 돌려주는 것뿐이다." 정수리에 손을 얹는 공력 전수 대신 지분 양도서와 의결권 위임장이 오갔다. 이 서류들이야말로 지금의 곤허에서 진정한 힘이었다. 출정한 자극과 청목은 파계추로 3층과 4층, 4층과 5층의 창궁을 연달아 격파했고 십대의 화신들이 총출동했다. 다만 그 출정에는 이미 균열이 새겨져 있었다. 화신들은 적보다 같은 학교의 화신을 더 경계했다. 자기 학교가 위층에 무엇을 남겨 두었는지는 같은 학교 사람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한 달이 지나도록 화신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장우가 폐관에서 나와 마주한 하늘에는, 4층 약탈을 주도하며 전선을 흩뜨렸던 창서신군의 용 시신이 공간 장벽에 싸인 채 창궁의 구멍을 틀어막고 있었다. 첫 돌파에서 상대는 실력을 숨겼고, 폭파 선전 자체가 화신들을 위로 끌어들이는 미끼였다. 문을 걸어 잠근 뒤 개를 패는 격. 십교 최고 전력은 4층과 5층에 갈라져 갇혔고, 주인 잃은 천마자 먹구름과 핏빛 강, 요금 체납 경고가 온 들판에 번쩍이는 폭주 기상 제어기가 4층을 재앙 지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에 부고가 떴다. 혈폭신군, 사망. 창궁 격파라는 승리는 함정의 방아쇠였던 것이다. ==== 신 아래, 패배는 없다 (713장~715장) ==== 만법의 원영들이 죽은 천살진군의 장례식에 모였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무림 맹주와 조정 대장군을 지내고 백 세에 축기해, "전쟁의 시대는 지나갔다. 교육 산업이야말로 미래 곤허의 떠오르는 산업이다"라며 대학 보안과에 정착한 시대 순응의 화신. 그는 죽어서도 순응했다. 유해와 검색 기록, 친구 목록까지 경매에 부친 '인생 졸업식'이었다. 조문객들은 화신 지원을 계속하자는 사수파와 손절하자는 철수파로 갈라져 무기를 들었고, 죽은 천살은 유해 속 원영으로 사수파를 기습해 제압했다. "장례식이라, 참으로 특별한 장소지. 늙은 원영이든 새로운 원영이든, 모두 기꺼이 나와 이렇게 극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려 하니 말이야." 그 아수라장을 멈춘 것이 장우였다. 양 파벌이 쏟아 낸 공격은 모든 빛과 소리와 함께 나선을 그리며 그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 두 개의 입방체에 나뉘어 담겼다. "여러분, 이제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겠습니까?" 이어 그는 자극이 남긴 증거로 자신이 파계추와 태허운장의 공동 창조자였음을 만법 내부에 공개했다. 그것이 불러올 의혹과 대가까지 계산한 위의 공개였다. 원영들의 마지막 시험이었던 천살의 태허비뢰 아홉 발, 그 안의 신소탕마뢰 729개를 그는 처음부터 무장 해제한 채 되돌려 주었다. "이제 전부 천살진군께 돌려드릴 테니, 빠진 것이 없는지 한번 세어보시지요." 천살은 패배를 인정하는 동시에 치켜세웠다. 신 아래, 패배는 없다. 스승의 후광으로 연구비나 축내던 '학2대'가 어디서 무엇을 쌓아 왔는지, 조롱하던 이들이 그제야 알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통합된 만법 앞에서 장우는 천궁 파훼 법보의 설계도를 나머지 아홉 학교에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쟁의 승률을 높일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돈을 벌지 않겠습니다." 원영들에게는 그의 무력보다 이 말이 더 충격이었다. 돈을 안 번다고? 이 사람이 어떻게 돈을 안 벌 수가 있지? ==== 삼고 장우 (716장~719장) ==== 무료는 곤허에서 통하지 않았다. 아홉 학교는 파천추의 무상 판권 제안조차 사기로 의심하며 시간을 끌었고, 그사이 십교 연합 회의는 장우 탄핵과 권력 다툼으로 치달았다. 장우의 해법은 담판이 아니라 위압이었다. 그가 전 자산을 공개하자 대표들의 언어가 바뀌었다. '준화신'. 원영이 화신의 자산을 역으로 흡수하는, 고대의 마두들보다 무서운 존재. 십교는 일제히 복종했고 파천은 15일의 카운트다운으로 가동되었다. 다만 그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육신을 잃고 원신으로 정기맹에 투신한 창서신군의 "정기맹에 가입하면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채무 탕감 선동과, "이제부터 전문대생은 없습니다"라는 학력 철폐 선언이 생산망을 흔들 때마다 완료 시각은 며칠씩 뒤로 밀렸고, 갇힌 화신들의 신광은 하나씩 어두워졌다. 파천까지 닷새가 남았을 때, 고향 친구의 프로필이 깜빡이더니 목소리가 바뀌었다. "나는 정기맹의 맹주, 복선천이다. 나를 사형(師兄)이라 불러도 좋다." 그는 사흘에 걸쳐 세 번 장우를 찾아왔다. 첫날은 역사였다. 정사대전의 이면과 '마도정용'의 피의 자아혁신, 그리고 곤허의 바닥. 영근 없는 사람이 많은 것은 누군가 윤회에서 타고난 영성을 뽑아 가기 때문이고, 하계의 발명과 영감은 도장(道藏)이 먼저 가져가며, 사람은 태어나기 전에 쓰임새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둘째 날은 설계였다. 주 2일 휴무와 사회 보장, 자질과 자산의 재분배, 그리고 복선천과 영신천 자신까지 예외 없이 적용되는 1,500년의 수명 상한. 영원한 주인공이 없어야 천하가 번성한다는, 장우조차 마음에 들 수밖에 없는 세계였다. 이 세 차례 방문에서 공개된 세계관과 그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은 신세계 계획 문서가 자세히 다룬다. {{{#!folding 사흘째의 제안 (중대 반전) 셋째 날, 신세계로 가는 방법이 공개되었다. 2층에서 5층까지의 억조창생 전원을 죽여, 기억이 남지 않는 환생으로 신세계에 보낸다는 것이다. "그들을 전부 죽이겠다고?"라는 물음에 복선천은 죽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기억은 존재의 증거가 아니라 자산일 뿐이라고 답했다. 장우의 거절은 그 지점에서 나왔다. 기억이 곧 한 사람의 과거이자 개성이며 근간이라면, 그것은 한 세계의 사람들을 도살해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너는 나와 함께 창생을 모조리 멸하고, 신세계를 창조할 뜻이 있느냐?" "나는 결코 네가 모든 사람을 죽이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회유는 결렬되었고, 복선천은 십교의 화신들을 모조리 멸한 뒤에도 고집을 부린다면 장우까지 제 손으로 신세계로 보내 주겠다고 예고했다. }}} 세 번째 방문을 끝으로 회유는 끝났다. 신세계의 설계자는 이제 장우를, 그가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정리해야 할 목록에 올려 두었다. ==== 돈으로 천궁을 부수다 (720장~725장) ==== 변혁에는 반드시 희생이 따라야만 하는가. 그렇다면, 희생시키면 그만이다. 다만 장우가 희생시키기로 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었다. 그는 전사한 화신들의 동결 유산을 공간 기술로 열어 주는 대가로 수수료 34.5%를 받는 사업을 열었고, 그렇게 확보한 자금을 구제금과 '진군 특별 승인' 임금 인상, 요예 고용으로 융단 폭격했다. 진통제로 버티며 일하는 전문대생 상불휴에게 그 돈은 공포로 먼저 왔다. 공짜 돈은 바이러스나 횡령죄의 미끼일 것이라고 다들 의심했고, '급여 인상'은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선연(仙緣)으로 통했다. 그래도 모인 인원은 파천에 필요한 수의 12%에 그쳤다. 그래서 마지막 수가 나왔다. "정기맹이 주지 못하는 것, 십대가 주지 못하는 것을, 오늘 제가 전부 드리겠습니다!" 태허 홍바오. "돈이여! 와라!" 홍바오의 비가 수억 인파를 하늘로 밀어 올렸다. 야성리는 광고비와 상금 전액을 "사저는 이제 가진 게 없어. 이게 내가 널 도울 수 있는 전부야"라며 되돌려 보냈고, 백진진은 칠정신군이 남긴 영폐가 불타는 것을 울면서 지켜보며 그의 결정을 지지했다. 천살과 묘수는 이 광기의 정체를 꿰뚫어 보았다. 뿌려진 돈은 소각이 아니라 보증금과 대출로 되돌아오는 순환이었고, 공유 태허 가입자는 10억을 돌파했다. "만약 그들이 모두 틀렸다면 어쩔 텐가?"라는 복선천의 물음에 장우는 답했다. "그렇다면 나도 그들과 함께 틀리겠다!" 3층, 4층, 5층의 천궁이 차례로 관통되었다. 5층의 하늘 아래에서는 갇힌 화신들이 절망을 나누고 있었다. 주천은하대진 속 대화방 '동주공제'에는 자폭안과 거짓 항복안이 오갔다. 그 절망의 진 바깥 대지에 붉은 점들이 나타났다. 【주먹】촉습【불】. 아래로부터 올라온 구원이었다. "여러분, 이것이야말로 무너지는 하늘을 바로 세우는 것(扶天之傾)이오." 자극의 숙적 얼련신군마저 인정했다. 제자를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는, 이번에는 내가 졌다고. 그러나 승리의 직후 세 개의 추락이 잇달았다. 영계가 재연결되자 화신들은 자산 정산서를 보고 격분했다. 자극은 "배은망덕한 놈"을 외치다 장부를 읽고서야 멈췄다. "이 영폐는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내 곁에 있어 주는 것이었군." 그리고 "이 일은 장우와 무관하다. 모두 나와 청목이 그에게 시킨 일이니"라며 방패를 자처했다. 두 번째로 복선천이 《지옥세혼경》을 발동해 수천만 망혼의 기억을 화신들에게 주입했고, 절반의 의식이 찢기며 두 명이 죽었다. 세 번째가 도살 명령이었다. 천궁을 넘어 올라온 수억의 하층민을, 단 하나도 남기지 마라. 노동력과 경제를 왜 없애느냐는 태호진군의 반문도 명령을 되돌리지 못했다. "우리는 그저 잡초일 뿐"이라는 상불휴의 절망 위로 장우가 내려섰다. 무릎 꿇기를 강요하던 원영에게는 "무릎 꿇는 걸 좋아하나 보지? 그럼 평생 무릎 꿇어라"가 떨어졌고, 철수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언이 떨어졌다. "즉시 전장에서 이탈하라, 단 한 명도 죽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스물한 명의 원영을 홀로 가로막은 1 대 21의 방어전이 시작되었다. 333개의 40급 법해 '백금제왕'과 붕천전신개가 합공을 받아 냈고, 구경하던 천장진군은 이 사수를 "고객 자원 보호"로 읽었다. "네놈이 부자인 건 다 이유가 있었군." 곤허의 언어로는 선의조차 회계로 번역되었지만, 잡초라 불리던 사람들은 처음으로 외쳤다. 우리는 잡초가 아니다. ==== 천재(天災) 장우 (726장~735장) ==== 선인후예 공간에 백여 합을 눌러 담았던 공격이 한꺼번에 해방되었다. 십대 리그 시절 '며칠 모은 일격'으로 구상만 해 두었던 수가 마침내 실전에서 완성된 순간이다. 스물한 원영은 꺾였고, 장우는 유금과 태호를 비롯해 살아남은 자들을 죽이는 대신 동결 생포했다. 부활 수단을 가진 정기맹에게 포로는 뒤집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굳은 태호진군은 전문대생들의 기념 촬영 소품이 되었고, 장우는 그들에게 1영폐씩을 송금했다. 승리의 뒤에서 장편편은 혼돈천명 알고리즘을 만 번 돌려도 같은 대흉이 나온다는 것을, 복선천이 '위에서 가지고 내려온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동족을 산 채로 뜯어먹으며 등장한 탄천진군의 수만 분신 앞에서, 장우는 전장에 돈을 뿌렸다. 홍바오를 주운 위치의 기록으로 본체를 색출해 태허비뢰 9,999발을 꽂은 것이다. "탄천, 너는 돈에 진 것이 아니라, 탐욕에 진 것이다." 그러나 승리의 그 순간 참선진군의 선문 법보 《만리강산도》가 일대의 천지를 통째로 수거해 장우를 가두었다. 그림을 지키던 전문대 진군의 정체가 드러난 것도 이 무렵이다. 이구선, 152세의 고졸. 가짜 약을 팔다 갱단의 기업화 개혁으로 해고되고, 학력을 위조해 강사 노릇을 하다 사신의 신도가 된 남자. "단지 돈이 없어서…… 내 재능이 썩어버렸다고!" 그 절규가 스타성의 정체였다. 갇힌 장우는 탈출을 서두르는 대신 이 감옥을 사신 소굴 잠입의 기회로 삼았다. 그림 속에서 《만화자재현공》을 40급까지 끌어올려 진신 열여섯의 분신 수행 체계를 완성했고, 같은 그림에 갇힌 요예 원영들에게 정당하게 수업료를 내고 공법을 배웠다. 사신 희신과 상신은 그를 신도로 삼겠다며 입찰 경쟁을 벌였다. "널 내 양아들로 삼겠다!" "나를 따라라. 아니, 그냥 네가 내 아빠 해라." 배울 것을 다 배운 장우는 그림을 안에서 찢고 나와 희신을 봉인했다. 연락이 두절된 동안 후방의 통신창에는 각자의 마음이 쌓여 있었다. 조천행의 3.234565영폐와 "아우(阿羽), 제발 죽지 마라". 토력산이 남긴 0.5영폐의 유산과 "코인 투기 같은 건 하지 마라". 그 통신창들이 일제히 다시 밝아진 것은 한 줄의 메시지 때문이었다. "스승님, 제가 왔습니다." 전문대 진군은 신력 네트워크에 장우의 죄명을 날조해 천재지변을 유도했다. 장우는 오히려 그 방향으로 걸어 들어가 죄명을 탈세 4성, 위조영폐 5성까지 스스로 키웠다. 따라오는 천재지변을 무상자재신으로 적응하고 분신으로 받아 내며 이동 요새로 삼은 122킬로미터의 돌진. 부활한 탄천진군은 그 천재지변에 산 채로 걸어 들어가 소멸했고, 날조의 장본인은 절규했다. "난 저놈한테 저렇게 많은 죄를 뒤집어씌운 적이 없는데!" 백 명의 저지선을 뚫은 일대백 끝에, 천재지변마저 제 검기로 바꾸는 상대가 나타났다. 참선진군이었다. 참선의 《지옥세혼경》은 장우의 전생을 깨우려다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이것이 너의 첫 번째 생이라고? 이어 그가 주입한 것은 자기 자신의 기억이었다. 기억 저장 비용이 삭감되어 일하는 이유조차 잊은 채 착취당한 여러 생애. "우리는 땔감이다"라는 그의 결론에 장우는 답했다. "살아있는 사람을 변화시켜야, 곤허를 바꿨다고 할 수 있는 법이다!" 세 번째 기억 주입이 꽂힌 것은 어느새 바꿔치기된 원숭이 분신이었다. "지금의 나는, 너보다 강하다!" 사신들이 신력 네트워크를 안정시켜 천재지변이 꺼지고 장우가 집단 진압에 몰리던 그때, 태허비뢰 한 발이 전장에 떨어져 찢어졌다. 그 안에서 원영에 오른 백진진이 걸어 나왔다. "1층 왕윤과의 대전 때는 내가 널 돕지 못해서, 너 혼자 멋있는 척 다 했잖아. 이번엔, 함께하자." 방어 전부를 장우에게 맡기고 공격만 하는 검과, 그 검의 앞을 영원히 막아서는 방패. 참선은 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저 계집은 장우를 이토록 신뢰한단 말인가. 복선천이 일찍이 가르쳤던, 천지위아검이 유일하게 전환하지 못하는 힘의 이름은 감정이었다. 참선은 "오늘 너희가 나를 이긴 것은 오로지 너희가 강했기 때문이지, 그딴 빌어먹을 감정 따위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고 정리하며 재가 되었다. 다만 그 직전, 이해할 수 없다던 극정검기의 마지막 한 줌을 그는 스스로 전환해 냈다. 복희가 봉인된 희신을 삼켰고, 진안이 십교의 손에 들어왔다. 전쟁이 끝난 듯했지만 장우에게는 의문이 남았다. 복선천은, 왜 이렇게 진을 펼치지 않는 거지? ==== 100억으로 하늘을 깁다 (736장~741장) ==== 하늘이 무너졌다. 5층부터 2층까지를 짓뭉개며 떨어지는 그것의 정체는, 이 전쟁의 의미를 통째로 다시 쓰게 만들었다. {{{#!folding 하늘이 무너진 이유 (최종 반전) 진안을 개조하던 십교는 전장 지하에서 사방의 힘을 긁어모으는 충전 관로를 발견했다. 참선의 힘 전환 기술로, 십교와 정기맹 양 진영이 이 전쟁에서 쏟아 낸 모든 전투 에너지가 하나의 법보를 충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화진군이 추적 끝에 확인한 그 실체는 11층 아래에는 존재조차 허락되지 않는 진파급 선문 법보, 《대적멸종경현인》. 복선천은 애초에 진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누가 이기든 전쟁이 길어질수록 그의 마지막 수단만 완성되는 구조였고, 이 전쟁의 모든 승패는 그 순간 하나의 충전 과정이었음이 드러났다. 계획이 어긋나자 연추신군이 화신 30여를 모아 통제권을 요구했지만, 화신들 틈에 잠복해 있던 복선천의 환생체들이 일어섰다. 그리고 맹주는 고백했다. 대적멸종경현인을 발동하기 위해, 자신은 진작에 스스로를 제물로 바쳐 이 법보의 기령이 되었다고. }}} 떨어지는 하늘 앞에서 십교와 정기맹은 방금까지의 적대를 접고 함께 하늘을 떠받쳤고, 장우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응전했다. 긴급 채용 공고. 전문대든 하교든, 인족이든 요예든, 일만 할 수 있다면 싹 다 받는다. 임금은 3배. "설령 하늘이 무너져도, 우리가 다시 고쳐 놓는다!" 한때 장우에게 진압당했던 벌금 인생의 상산이 달려왔고, 화신들의 금고는 "여러분이 다 죽길 기다렸다가 직접 챙겨가는 수밖에 없다"는 협박 모금에 열렸다. "아빠! 나 진짜 아빠 사랑해 죽겠어!"를 외치며 정기맹 화신들의 캠퍼스를 신나게 털던 백진진은, 그 전부를 임금으로 뿌린다는 통보에 눈물을 쏟고는 호칭부터 바꿨다. "아들아…… 그냥 시원하게 저질러라." 생중계 화면의 숫자가 일만에서 100,000,000,000까지 불어났다. "3배 임금, 무제한 채용, 이것이 바로 100억으로 하늘을 깁는 것입니다!" 수십억 인파가 공사장으로 쏟아졌고, 결전 자격도 없던 유금진군은 "장우가 뿌린 돈을 우리가 공사장에서 일해서 벌어오면 된다"는 묘안으로 정기맹 원영들까지 막노동에 끌어들였다. 그래도 자금이 바닥나자 장우는 시장 평균 3배 이자의 회사채 '우채(羽債)'를 발행했다. "여러분…… 제게 돈을 빌려주십시오! 함께 살아남읍시다! 함께 큰돈을 법시다!" 뿌리는 돈이 빌리는 돈으로 바뀌는 순간, 곤허 사람들의 신뢰가 화폐가 되었다. 조천행은 전 재산을, 악목람은 법해를 저당 잡혔고, 백진진은 정천검령까지 저당 잡혔으며 — "우리 극정 일맥이 어쩌다 이 꼴이 되었는가!" — 장우에게 원한밖에 남지 않았을 평한마저 투자 철학을 연설하며 우채를 샀다. 사신책의 궤적으로 장우가 복신의 신도임을 간파한 복선천의 마지막 회유도 이 국면에서 왔지만 장우는 동요하지 않았다. 백억의 일자리를 준 자의 신용은 폭로를 이긴다. "사신이라 해도 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그 사신 또한 정신(正神)이 될 수 있는 법이지." 유금진군이 정리했다. 다 같이 죽고 파산하든가, 아니면 다 같이 살고 돈을 벌든가. 그리고 장우는, 역사상 가장 가난한 사람이 되겠지. 반신(半神)으로 화한 장편편의 인도로 백억 영폐가 신력 네트워크에 흘러들자, 침묵하던 정규 부적들이 연쇄 발동하며 장우를 수백 미터의 거인으로 세웠다. "이건 돈이 아니야, 결심이다! 이건 2층에서 5층까지의, 씨발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결심이란 말이다!" 복선천의 마지막 반격은 윤회의 기억을 주입해 장우를 과거의 인격으로 되돌리는 것이었지만, 장우는 그 기억이 밴 분신들을 제 손으로 찢으며 버텼다. "너희들의 기억, 너희들의 경험으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려 들지 마라!" 피투성이가 된 백진진이 검을 휘두르고, 천살이 "장우가 지게 둬선 안 돼. 안 그러면 빚은 누가 갚나?!"라고 외치는 총력전 끝에도 힘은 모자랐다. 그때 하늘에 천 리의 균열이 열렸다. "네가 천정을 불러온 것이냐?" "내가 아니다. 그 백억 영폐가 부른 거지." 신력 네트워크에 투입된 백억은 등대처럼 천정의 수색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구원은 그렇게, 돈 냄새를 맡고 왔다. 만민부의 중생천생대신이 진신으로 강림해 떨어지던 하늘의 파편을 손바닥으로 건져 내고 대적멸종경현인을 회수했다. 소멸한 복선천이 패배를 대비해 남긴 유증 기억이 장우에게 전해졌다. 결국 내가 너무 약했다. 설령 실패할 운명이라 해도 누군가는 반드시 시도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택하지 못한 길, 위로 올라가 위에서부터 곤허를 바꾸는 가장 올바르되 가장 어려운 길을 유언으로 넘겼다. "이런 잠재력을 지녔으면서도 곤허를 바꾸려는 사람은, 나는 너 하나밖에 보지 못했다." 구원과 함께 도착한 것은 새 질서였다. 정신들의 심문에서 장우의 혐의 목록을 눌러 끈 것은 결백이 아니라 실적이었다. "그는 100억 영폐를 상납했네." 종문은 곧바로 하계의 문서와 권한, 회사를 접수하기 시작했고 — "할아버지, 저 회사 갖고 싶어요" — 만법종의 운직광은 장우의 3배 임금과 3배 이자를 "이미지 마케팅"으로 번역하며 감탄했다. 그저 모두가 살아남도록 돕고 싶었을 뿐이라는 대답에 돌아온 것은 "그래, 그래, 바로 그거야"였다. 천정은 백억의 부주로 하늘을 기운 공로자에게 '백억부주주(百億符呪主)' 칭호와 특전을 수여했다. 시상은 1층 숭양고까지 생중계되었고, 왕해는 칠판에 0이 열일곱 개 붙은 숫자를 적으며 "장우루의 그 장우가, 바로 저분이다"라고 허풍을 보탰다. 같은 시각 야근원에서는 또다시 부활한 끝에 붙잡혀 '후순천'으로 개명당한 탄천이 이구선과 나란히 참회 영상을 찍고 있었다. 승자에게 남은 것은 백억을 가진 부호의 삶이 아니라 수백억의 부채, 그리고 자신에게 돈과 생존을 맡긴 사람들이었다. 상층의 질서 안으로 직접 올라가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 결과 === 제741장 시점의 장우는 원영진군 '촉습진군'이자 파계추·태허운장·파천추의 공동 설계자로 공인되었고, 파천과 백억 보천을 이끈 공로로 천정에게 '백억부주주' 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 전쟁편의 결말은 하계가 독립한 완전한 승리가 아니다. 파천추·태허운장·공유 태허는 하계를 살린 기술이면서 종문이 다시 접수할 산업이 되었고, 우채와 임금, 하계인의 기대는 장우가 계속 갚아야 할 채무로 남았다. 천정의 구원과 함께 돌아온 상층 질서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은 막간: 종문 고시편(742장~760장)으로 이어진다. === 해설 === ''아래는 본문을 읽은 뒤를 위한 보충이며, 하나의 독법이다.'' ==== 반복되는 구조 — 승리 뒤에 열리는 진상 ==== 이 파트는 위기가 해소될 때마다 더 큰 위기와 진상이 덮쳐 오고, 뒤의 진상이 밝혀질수록 앞의 승패가 더 큰 계획의 일부로 축소되는 구조를 반복한다. 옥성한 구출전의 압승 뒤에는 부활 시스템과 재정 붕괴가(675), 태양 탈환의 대승 뒤에는 복선천의 존재가(681), 습격 격퇴 뒤에는 맹주의 직접 처리 예고가(699), 창궁 격파 뒤에는 재봉쇄 함정이(712), 천궁 관통 뒤에는 도살 명령이(724) 열린다. 그리고 마지막 진상(736)은 이 모든 승패 자체를 한 법보의 충전 과정으로 소급해 지워 버린다. 원작은 패배를 정면으로 그리지 않고 간접적으로 통보하는 기법을 반복해서 쓴다. 월구전의 패배는 전투 장면이 아니라 장편편의 두 줄 메시지로, 화신 대전의 파국은 한 달의 공백 뒤 하늘에 뜬 부고로 전달된다. 이 문서의 각 절이 승리의 순간이 아니라 그 직후의 재장전에서 끝나는 것은 원작의 이 호흡을 따른 것이다. ==== 제목의 이중 역전 ==== "돈이 없는데 무슨 수선을 해?"라는 제목은 이 파트에서 두 번 뒤집힌다. 한 번은 돈으로 하늘을 부수고 기울 때(722·737) — 수련의 조건이었던 돈이 세계를 지키는 수단이 된다. 또 한 번은 그 대가로 주인공이 '역사상 가장 가난한 자'가 될 때(738) — 가장 부유한 자가 가장 큰 채무자가 된다. 같은 항변이 적의 입에서도 반복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야생 금단 후비풍의 "금단을 돌파하지 않으면 어디서 영폐를 구해 금단을 사겠는가"(668), 이구선의 "단지 돈이 없어서 내 재능이 썩어버렸다"(728)는 주인공이 1층에서 품었던 것과 같은 질문이며, 이 파트의 적 다수는 그 질문에 다른 답을 고른 사람들이다. ==== 삼고초려와 보천 ==== 제718장의 원제 '삼고장우(三顧張羽)'는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간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원용이다. 다만 세 번 찾아오는 쪽이 군주가 아니라 세계를 지우려는 자이고, 찾아가는 대상이 은거한 현자가 아니라 그 계획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점에서 고사가 뒤집혀 있다. 제737장의 '보천(補天)'은 여와가 무너진 하늘을 오색 돌로 기웠다는 여와보천(女媧補天) 고사에서 왔다. 돌 대신 100억 영폐로 하늘을 깁는다는 것이 이 작품식 변주다. ==== 홍바오와 야근원 ==== 태허 홍바오는 중국의 세뱃돈 문화에서 나와 모바일 결제 시대의 '돈 뿌리기 이벤트'가 된 홍바오(紅包)의 패러디다. 참여 자체에 값을 매겨 수억 명을 움직이는 722의 전개는 실제 홍바오 마케팅의 문법을 전쟁에 이식한 것이다. 패자들이 수감되는 '야근원'과, 쉬지 않고 일하기를 바라며 지어진 상불휴(常不休)라는 이름, "주 50시간 이상 초과 근무 시간을 보장"하는 복지 경쟁 같은 디테일은 과로 노동 문화에 대한 풍자로, 이 파트의 전쟁 묘사 전반에 같은 결이 깔려 있다. ==== 신념가로서의 적 ==== 복선천과 참선은 광인이 아니라 일관된 신념가로 그려진다. 복선천은 자기 수명까지 1,500년 상한에 포함시킨 설계자이고, 참선의 학살은 기억 저장 비용이 삭감되어 일하는 이유조차 잊은 채 착취당한 생애들에서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부정하던 것을 한 번씩 인정한다 — 참선은 이해할 수 없다던 감정의 검기를 마지막 한 줌 전환해 내고, 복선천은 자신이 택하지 못한 길을 장우에게 유언으로 넘긴다. 적의 논리가 세계의 산물임을 보여 주는 이 조형 때문에, 이 파트의 승리는 통쾌함보다 찜찜함으로 끝난다. 다만 복선천이 폭로한 세계관(윤회 영성 추출, 도장, 십대선제)은 작중에서 검증되지 않은 그의 주장으로 남아 있다. '''관련 설정:''' [[new-world-plan|신세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