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없이 무슨 수선을 해?/줄거리/1부 1층: 고등학생편 = '''관련 문서''' [[plot|줄거리]] · [[zhangwu-actions|장우/작중 행적]] · [[timeline|연표]] !'''제1–270장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물의 경지·소속·생사와 사건의 결말이 직접 서술됩니다. '''재작성 안내:''' 1부 줄거리 네 문서 — 곤허 적응기(제1~80장), 어둠의 사교육계와 특별 육성(제81~155장), 축기시험 로드(제156~232장), 1층 대격변과 왕윤전(제233~270장) — 의 재작성과 공개가 모두 완료되었다. == 1부 고등학생편 ①: 곤허 적응기 (제1~80장) == === 개요 === 지구에서 게임을 하다 잠들었던 남자가 눈을 떠 보니, 낯선 세계의 옥상에서 기이한 의식을 막 끝낸 고등학생의 몸 안이었다. 세계의 이름은 곤허. 신선 수련이 산업이고 학문이며, 영근도 공법도 시험도 전부 돈으로 사고파는 곳이다. 몸의 원래 주인이 남긴 것은 명문 입시학교 숭양고중의 학적, 그리고 70만 위안의 빚과 잔액 50위안이 전부였다. 이 문서는 그 이방인이 곤허의 규칙을 하나씩 익히며 고등학교 1학년을 살아내는 이야기 — 첫 친구와 첫 알바, 첫 대회와 첫 우승까지 — 를 다룬다. 941화에 이르는 이야기 전체의 뿌리가 되는 구간이다. === 줄거리 === ==== 면접 (1장) ==== 곤허 1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소년 장우는 명문 숭양고중의 면접장에서 두 가지를 추궁당했다. 하루에 다섯 시간이나 잔다는 것 — 남들보다 매일 세 시간씩 공부를 덜 한다는 뜻이었다 — 그리고 중학생이 되도록 절육 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것. 소년이 나가자 면접관들은 도를 향한 마음이 굳건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으며 이력서를 휴지통에 버렸다. 그런데 합격 통보가 왔다. 입학 후 소년은 대출로 학교를 다녔다. 학비와 약값이 대출이 되고, 사기성 보습학원 수강료가 대출이 되고, 대출이 대출을 막았다. 아들의 거짓말을 하나씩 믿어 준 어머니는 부업을 늘리고 송금을 이어가다가, 어느 날 쪽지 한 장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그래도 소년은 물러서지 않았다.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지더라도, 저는 수선하고 싶어요." 마지막 밤, 소년은 아파트 옥상에 제단을 차리고 기이한 의식을 치렀다. 의식이 끝난 옥상에서 깨어난 것은 다른 사람이었다. 지구에서 게임을 하다 잠든 남자가 소년의 몸과 기억, 그리고 빚을 물려받았다. 낡은 벽에는 선인들이 신규 사용자에게 30일 무이자 수선 대출을 권하는 광고가 붙어 있었고, 방 안은 소년이 타 온 상장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새 장우는 그것을 훑어보고 첫 감상을 남겼다. "나, 공부 존나 잘했네." 통장에는 50위안이 남아 있었다. 빚은 70만이었다. ==== 청신(請神) (2장~6장) ==== 학교로 돌아간 장우 앞에 처음 앉은 사람은 전교 1등 백진진이었다. 식당에서 말없이 맞은편에 앉은 그녀는 그를 정원으로 불러내더니, 무릎을 꿇고 다리를 끌어안으며 외쳤다. "아빠!" 돈을 빌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원래의 장우에게 소액 대출을 소개해 준 대출 동지였고, 장우의 빚이 제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고는 태도를 바꿔 휴대폰부터 빼앗아 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결론은 독설이었다. 넌 정말 선도에 소질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나 해라. 그런데 그날 밤, 20만 위안 빚을 진 그녀에게서 500위안이 송금되었다. "일단 수도랑 전기 요금부터 내." 장우는 긴 답장을 썼다가 전부 지우고 '고맙다'만 보냈다. 학교는 배울수록 이상한 곳이었다. 수학 교사는 체육 교사의 "너, 병났더라" 한마디에 수업을 내주고 물러났고, 그 체육 교사 왕해의 본업은 사실상 약 판매였다. 3할은 단련하고 7할은 먹으며, 나머지 90할은 어떻게 약을 맞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게시판의 육체 강도 순위에서 장우는 0.82급으로 19등. 3주 뒤 월말고사에서 밀리면 반이 강등된다고 했다. 그사이 손바닥의 투명한 부호가 검게 차올랐다. 옥상의 의식이 완성된 것이다. 봉제 인형의 모습으로 나타난 사신은 소원 세 개를 들어주겠다며 그를 삼킬 준비를 했지만, 장우는 도망치는 대신 소원을 불렀다. "제 첫 번째 소원은, 당신이 제 소원 100개를 들어주는 겁니다!" 격노한 사신이 소원 1000개짜리 계약으로 되받아치자, 그는 죽음의 위협을 계약의 언어로 뒤집었다. 지금 저를 죽이면, 미래에 당신의 소원 천 개를 들어줄 사람을 잃으시는 겁니다. 사신은 한참을 웃더니 죽이는 대신 지켜보기로 했다. "네 잠재력이 깨어났다. 그게 무엇인지는 네 스스로 느껴보거라." 깨어난 잠재력은 《우서》였다. 자신의 능력치와 익힌 무공·도술이 책처럼 펼쳐지고, 반복 수행이 쌓이면 등급이 오르는 힘. 다만 공짜가 아니었다. 의식의 힘이라는 감시자가 함께 따라왔다. 게으름을 부리면 정체 모를 카운트다운이 울리고, 늦잠은 한기에 격추되고, 버스 안에서도 토납이 강제되었다. 새벽 공사장에서 의식에 떠밀려 주먹을 내지르던 장우는 절망하는 대신 목표를 다시 세웠다. 충분히 강해져서 이 족쇄를 뜯어낸다. 장우는…… 자유를 원했다. ==== 사람과 사람의 차이 (7장~10장) ==== 아침 식탁은 백진진의 독설로 열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제 밤새도록 딸딸이라도 쳤냐?"로 문을 연 그녀는 장우가 전교 1등 자리를 노리겠다고 선언하자 코웃음으로 받았다. "네가 다투는 건 전교 총점 1등이지, 전교 딸딸이 1등이 아니라고." 차갑고 말 없는 전교 1등의 이런 얼굴은 장우 앞에서만 나왔다. 어느 날 노초라는 학생이 6층에서 투신했다. 모여든 학생들은 걱정 대신 품평을 했다. 6층에서 뛰어내렸는데 멀쩡하지 않다니, 역시 열등생이군. 점수가 대학을 정하고, 대학이 종문을 정하고, 종문이 일생을 정하는 세계였다. 그리고 그 정점의 10대 명문대에는, 숭양고중에서 십몇 년간 평민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담임 소해봉은 자상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빈곤 학생 보조 계획이라는 서류였는데, 조항을 뜯어보면 빚을 100만 위안 이상으로 불리는 채무 재조정 계약이었다. 장우가 거절하고 나가자 그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가난뱅이들이란 결국 추심을 못 견디고 제 발로 빌리러 오게 되어 있다고. 같은 무렵 백진진은 식사를 마친 식판을 밀어주고 있었다. "이 남은 음식은 너한테 하사하마. 네가 내 착한 아들이니까." 식판에는 한 번도 손대지 않은 절반의 밥과 반찬이 담겨 있었다. 빚을 갚으려면 일자리가 필요했다. 알바 시장을 돌며 학력 차별과 위험 수당의 시세를 익힌 장우는, 부작용 없음이 검증되었다는 선운그룹의 입문 공법 시험 알바에 지원했다. 회당 1만 위안, 입문 실패 시 내상. 그 무렵 우서의 반복 훈련으로 그의 건체삼십육식은 전교 1등도 이르지 못한 3급에 도달해 있었다. ==== 주천채기 (11장~14장) ==== 시험장의 공법 113호는 학생들이 토혈하며 실려 나가는 극악의 토납법이었다. 유리창 밖의 연구원은 태연했다. "몇백 명 죽는다고 뭐 대수라고?" 장우는 우서에 뜬 표시 — 주천채기법 0급 (0/1) — 를 보고 한 번만 완주하면 익혀진다는 데에 도박을 걸었고, 성공했다. 그리고 능력을 숨긴 채 부상자 연기로 협상을 열었다. "오장육부가 타는 것 같고…… 제 말은, 돈을 더 달라는 겁니다." 주천채기법은 잠들어 있어도 돌아가는 24시간 피동 토납 공법이었다. 장우의 법력이 눈에 띄게 붙기 시작하자 왕해는 경쟁 약장수의 고객이 생겼다고 오해해 그를 별실에 격리했는데, 그 격리실은 그대로 장우의 전용 수련실이 되었다. 수업 중 딴생각 비율을 감시하는 학교 시스템에서 장우는 0%로 1위에 올랐고, 법력 교사 엄 선생은 훈계 끝에 대회를 공지했다. 시 법력 경진대회 법새 — 1등 상금 10만 위안, 학교 대표는 법력 상위 10명. 16위였던 장우는 8일 안에 컷을 넘기기로 하고, 문구점에서 신경 충전제 값을 깎아 선투자했다. 새 일거리는 우연히 굴러들어왔다. 광장의 구인차가 조천행만 시급 800위안에 데려가려 하자 장우가 끼어들어 우겼다. "저희 둘은 친형제입니다." 그렇게 시급 400위안으로 합류한 일자리는 중심 대하 999층에서 열리는 화가전의 보안 알바였다. 주최자 이설련은 금단진인의 딸이라고 했다. ==== 천인연무도 (15장~22장) ==== 999층은 딴 세상이었다. 곤허 1층에는 바다가 없어 해산물 한 근이 수만 위안인데, 위층 손님들은 그것을 아무 효능도 따지지 않고 먹었다. 무슨 좋은 점이 있느냐고 묻는 장우에게 조천행이 답했다. "그냥 맛있어서 먹는 것 같아." 장우는 잠시 멍해졌다. 순찰을 도는 그의 앞에 낯익은 얼굴이 하나씩 나타났다. 웨이트리스 복장의 백진진 — 시급 500위안인 그녀는 보안 알바가 800을 받는다는 말에 잠시 말을 잃었다 — 과 점수 신봉자 전심, 그리고 타교의 천재들. 자운고중 670점의 연천극은 유골함 하나를 친구라고 소개했는데, 그 유골함이 실제로 말을 하고 프로펠러를 펴서 날았다. 망산고중의 혼수생 이성우였다. 화가전의 정체는 그림 한 점을 건 스카우트였다. 그림 천인연무도 속 무공을 20세 미만이 익혀내면 성화진인의 직전 제자로 거두어 최고 대학까지 양성한다는 것. 1관문인 도심 시험은 각자의 마음속 공포를 환각으로 들이밀었다. 연천극은 꼴찌가 되는 공포 앞에서 "이미 꼴찌가 되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라는 답을 얻었고, 전심은 점수 거인들에게 짓밟히다 "안 쫓아가면 되잖아"로 빠져나왔다. 백진진의 환각은 하늘이 뇌겁으로 빚 독촉을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대꾸하고 걸어 나왔다. "칠 테면 쳐봐. 날 죽이면 800만 위안이 잿더미가 되는 거야. ……아니면 나한테 일자리나 소개해 줘. 돈 벌면 갚을게." 장우가 사신에게 써먹었던 것과 같은 수법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환각을 알지 못했다. 시연이 시작되자 열두 명의 참가자가 그림 속 9종 무학을 재현했고 전원 탈락했다. 그때 백진진이 나섰다. 아홉 가지 무학을 한 번 보고 전부 이어서 재현하자, 내내 침묵하던 그림 속 남자가 처음으로 웃으며 두 글자를 띄웠다. "괜찮군." 그러나 판정은 미달이었다 — 아버님의 요구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다음은 장우였다. 그녀의 시연을 찍은 영상을 틀어 놓고 어설프게 따라 하는 그를 보며 조천행은 창피함에 발가락을 오그렸는데, 마지막 동작에서 그림이 반응했다. 아홉 무공의 본질은 초식이 아니라 의념 — 도심을 단련하는 무도 심법이었고, 장우는 거기까지 꿰뚫은 것이다. 그림 속 남자가 처음으로 또렷해지며 그를 응시했다. 그리고 말했다. "아쉽고 아쉽구나. 하늘이 내린 재능, 한 수가 부족하구나." 이설련은 탈락한 장우를 다시 계산했다. 남들보다 1년 먼저 발견한 미계약 천재 — 그녀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추천했다. 답은 거절이었다. 이미 진정한 천재를 찾았다는 것이다. 똑같이 고1에 막 15살, 단 30분 만에 그림의 심법을 익혔고, 몸에 아무런 계약도 없는 누군가. 그 사정을 알 길 없는 장우에게는 위로금 1만 위안과 심법의 사용권이 돌아왔다. 우서에 천무연심결 0급이 등록되었지만, 익히려면 도심이 3급은 되어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백진진은 계약 제도를 강의했다. 학교는 투자자다, 뛰어난 학생은 고1에도 조기 계약을 받는다 — "예를 들면 나." — 그리고 10대 명문대에 갈 확신이 있다면, 지금 계약해서는 안 된다. ==== 면담 (23장~30장) ==== 화가전의 소문이 돌자 소해봉이 다시 왔다. 이번에는 장학 계약이었다. 월 1만 위안 — 단, 상환 의무가 붙는 대출이다 — 에 졸업 후 산하 기업 10년 근무, 대학과 학과는 학교가 정한다는 조건. 장우는 거절하는 대신 판을 키웠다. "제가 전교 1등만 하면, 뭐든지 협상할 수 있다는 겁니까?" 계약 등급은 성적순이라는 답을 받아냈고, 다음 월말고사가 시한이 되었다. 장우의 수련은 반 전체를 끌어들였다. 점심시간까지 토납하는 그를 보며 백진진은 속으로 절규했다. 짐승 같은 놈, 당장 멈춰, 그만 좀 경쟁하라고 — 그러고는 고통스럽게 눈을 감고 따라서 토납했다. 전심은 화장실도 가지 않는 경쟁자들 틈에서 진지하게 자문했다. 설마 내가 진화가 덜 된 존재란 말인가? 딴생각 비율 보상으로 천령근 1시간 이용권을 받은 장우는 반경 50미터의 영기가 빨려 들어오는 쾌감을 맛본 뒤 가격표를 확인했다. 대여 시간당 5,000위안, 구매가 6천만 위안. "쓸만한 천령근은, 진짜…… 존나게 비싸구나." 학교는 그동안에도 장우를 최하 등급으로 보고 있었다. 시험 전날 새벽 3시, 소해봉은 보고 전화에서 정급 유지로 결론을 냈다. 같은 시각 장우는 버려진 건물에서 건체삼십육식을 10급 대성까지 밀어 올리고 있었다. 10급에 이른 기술이 몸을 통째로 최적화해 준다는, 수업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법칙과 함께였다. 시험날 아침 교문에는 "죽을 때까지 살고, 죽을 때까지 배우자"라는 자살 방지 현수막이 걸렸고, 식당의 5위안 거지 세트에는 하루 1회 구매 제한이 새로 붙어 있었다. 도술 시험에서 장우는 부적의 정체를 배웠다. 록서를 사고, 회원비를 내고, 충전할수록 쓸 수 있는 부적이 늘어나는 체계 — 부적은 부자의 언어였다. 실전 시험에서는 이사장의 아들 하대유가 나왔다. 서른 명 넘는 형제 중 살아남은 둘 중 하나로, 가난한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공할 기회가 없다고 믿는 소년이었다. 그는 특권으로 추첨을 조작해 장우를 지목했다가 1초 만에 두 번을 내리 졌고, 장력 대결로 끌고 간 3차전에서도 마르지 않는 회복력에 밀려 항복했다. "넌 대단해. 다음에 다시 한번 겨루자." 속으로는 다르게 말했다. 가난한 그는 결국 우리의 개가 될 운명이라고. 시험장 밖에서 기다리던 백진진과는 같은 질문을 주고받았다. "너 산수 3급 됐어?" — "너 산수 3급 됐어?" 정보전도 실전의 일부라는 결론만 남긴 그날 밤, 장우는 산수를 5급까지 몰래 올려 두었다. 백진진이 충격받을 모습을 생각하니 주먹에 더 힘이 실렸다. ==== 천라지망 (31장~40장) ==== 남은 과목이 이어졌다. 도심 시험은 영계에서 고통 등급 제어기를 붙잡고 60분을 버티는 것이었다. 기절하면 0점. 제어기를 받아 든 장우는 중얼거렸다. "우리 숭양시만의 작은 쏘우 게임이라도 되는 건가?" 체육 시험은 금강수유를 바르고 심사석 앞에 서는 몸 심사였는데, 심사석의 왕해는 이번에야말로 점수를 깎아 퇴학까지 몰아갈 작정이었다. 그러나 동료 심사위원들이 먼저 감탄을 쏟아냈다. 짐승의 등, 요괴의 가슴, 마귀의 팔. 저점수를 줄 명분이 사라진 왕해는 채점을 마치고 결론을 갈아치웠다. 이런 몸은 금단 진인의 제자가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다. 그날 장우의 계좌에 66,666.66위안이 정중한 사과와 함께 들어왔고, 마음대로 결석해도 좋다는 특전이 따라왔다. 성적 발표 새벽, 성적표를 받아 든 소해봉은 한참을 굳어 있었다. 1등 백진진 651점, 2등 전심 626점, 3등 장우 620점. 지난달 전교 10등의 도약이었다. 소식은 옆 학교까지 흘러가, 백룡고중의 고3 1등이 9위안짜리 거지 세트 값으로 동생의 소식을 사 보았다. 장우의 누나, 장편편이었다. 그녀는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걔 스스로 선택하게 둬야지. ……내가 도와주는 건 오히려 그 애를 해치는 거야." 고급 계약의 관할은 학생회였다. 약속 장소의 문을 열자 문짝만 한 체육부장이 서 있었고, 2학년 1등이자 부회장인 주철진은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달려 나와 장우의 손을 잡았다. 면담실에서 그는 장우의 빚 70만 위안을 매입한 서류를 그 자리에서 불태우는 퍼포먼스와 함께 갑급 계약서를 내밀었다. 월 5만 위안, 시설 20% 할인, 독방 기숙사. 서명 직전까지 갔던 장우를 붙잡은 것은 백진진이 미리 보내 둔 메시지였다. 어떤 조건이든, 일단은 절대 승낙하지 마. 식당에서 백진진의 해설이 이어졌다. 빚의 소각은 탕감이 아니라 채권자 교체다. 연체하면 강제 집행이 오고, 네 몸에서 가장 값비싼 것 — 수위, 혈육, 단전 — 이 경매에 넘어간다. 그리고 그 위에 더 큰 그림이 있었다. 숭양시의 10대 명문대 정원은 한 해 수십 명뿐이고, 부자들의 리그가 그 자리를 어떤 가난뱅이도 넘보지 못할 성역으로 지키며, 전 중점고의 학생회가 그 리그의 공동체라는 것. 10대 명문대에서 10대 종문으로, 거기서 성선으로 이어지는 외길의 입구를 그들이 쥐고 있었다. 다 들은 장우가 말했다. "사실 난 처음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백진진이 답했다. "난 계약 안 해. 난 10대 명문대에 갈 거야." — "그럼, 우리 같이 하자." 두 사람은 곧장 재무장에 들어갔다. 주천채기법이 10급 대성에 이르러 피동 토납이 능동과 같은 효율이 되었고, 장우는 심법 상점에서 사용자 평점 1.2점짜리 노예 심법 《황우진혼심결》을 588위안에 샀다. 핍박하는 사장이 있어야 효과가 나는 심법 — 자신을 갈구는 의식의 힘에 꼭 맞는 물건이었다. 하룻밤에 도심이 2급으로 올랐고, 10급 대성에서 이 심법은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만 있으면 고된 수련도 행복이 된다는 것. 창시자 황우대성은 서문에 이렇게 썼다. 원컨대 천하의 사람들이 험난함을 마주할 때, 마음의 고통은 덜고, 희망은 더하기를. ==== 전십(前十)! (41장~50장) ==== 법새를 앞둔 어느 밤, 소해봉의 사무실에는 손님이 있었다. 장우에게 감시를 붙여 온 남자였다. 그는 실패한 하수인을 버리는 말이라 부르며 정리하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장우는 내가 들여보낸 놈이야." 남자는 학생회의 계약 일정까지 알고 있었다. 시간을 서둘러, 모든 것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장우는 자신이 감시당한다는 것도, 그 입학에 배후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원정길은 도청을 피한 휴대폰 필담으로 시작되었다. 개최지 홍탑고중에 3대 명문고가 차례로 들어섰다. 월말 순위가 등에 박힌 흰 교복의 백룡고중 열 명과 선두의 2.5미터 거인 송해룡, 비행선에서 내리는 자운고중과 얼음 같은 악목람. 관중석에서는 백진진의 인맥이 얼굴을 드러냈다. 버튜버 아바타로 접속한 망산고중 혼수생 묵천일 — 가난한 천재들이 돈을 모아 단 한 명의 '대장'에게 투자해 명문대 돌파를 노리는 흙수저 연맹의 창구였다. 대장은 3대 명문고의 2학년으로, 어떤 계약도 맺지 않은 채 수능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백진진의 목적은 그 대장을 찾아내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회장 어귀에서는 도박 전단지가 장우를 유혹했다. 경시대회 참가 말고, 경시대회에 돈 걸자! 백진진이 전단지를 가루로 만들며 막아섰다. "이기면, 그게 더 큰 문제야." 세 관문은 전부 협찬사의 상품이었다. 비검 관문의 민수용 비검은 굴착기로 병뚜껑을 따는 수준의 조작감이라, 장우는 아예 원반처럼 회전시켜 신호판을 쓸어 담는 나선수리검으로 80점을 만들었다. 약물 해소 관문은 협찬사가 제약회사라 복용이 허용되었다. 학교마다 주사액과 침을 꽂아대는 사이 약을 먹는 척만 한 장우는 보충수업에서 배운 저온 전환으로 기록 4위에 들었다. 관전석의 백룡고중 코치는 유료 인물 평가 부적 천안부로 참가자들의 가격을 매기고 있었는데, 백진진의 평가는 열두 항목의 폭포수로 쏟아졌다. 검 중독자, 주먹 중독자, 대출 노예, 카드 노예…… 그녀는 매우 가난하다. 장우의 평가 말미에는 물음표 세 개가 떠 있었다. 은닉부로도 위장부로도 설명되지 않는 표시였다. 마지막 관문에서 장우는 4점 차로 10위 밖에 밀려나 있었다. 시험용 공법은 우서에 등록조차 되지 않는 불완전판이었다. 장우, 너는 돈에 패배하고 마는 건가 — 그때 옆에서 백진진이 권법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시험용 공법에 딸린 여섯 외공 초식을 그녀만이 한눈에 읽어낸 것이다. 그녀 자신은 끝내 익히지 못한 동작이었지만, 그 시연이 장우의 우서에 《무극운수》를 등록시켰다. 완성된 공법을 손에 넣은 장우는 마지막 관문 2위로 뛰어올라 총점 273점, 전체 4위에 안착했다. 3대 명문고가 산맥처럼 점령한 순위표를 억지로 찢고 들어간 자리였다. 시상이 끝나자 백룡고중 코치가 화장실 앞에서 스카우트를 걸어왔다. 장우는 한 가지만 물었다. "제가 백룡고중으로 가면, 십대(十大)에 갈 수 있습니까?" 코치는 답하지 못했다. 상금 2만 위안이 입금되었고, 퇴장길에 한 학생이 몸을 던졌다. 도박으로 전 재산을 잃은, 장우를 미행하던 바로 그 학생이었다. 강기 매트리스가 그를 받아냈고 안내 방송이 흘렀다. 본교 교내에서는 투신 금지 구역입니다. 과실 투신도 요금이 부과됩니다. 학생은 중얼거렸다. "이 망할 세상, 공짜로 뛰어내릴 곳 하나 찾기 힘드네." 그리고 법새 4위 소식을 받아 든 학생회에서는 주철진이 방침을 바꿨다. 월말고사가 끝나면, 장우는 반드시 계약해야 한다. ==== 암류 용동 (51장~60장) ==== 월말고사에서 장우는 처음으로 전교 1등에 올랐다. 653점, 백진진과 1점 차였다. 축하보다 학생회의 답이 빨랐다. 계약을 거절하자 조치가 차례로 떨어졌다. 과외비 환불과 법새 팀 제외. 무료 영근 대여 차단. 무도 경시대회 참가 1년 유예. 길이 하나씩 끊기는 사이 백진진은 오래전 한 선배가 자살하기 전에 들려주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히 옮겼고, 두 사람은 짧게 약속했다. "죽어도 계약 안 해." — "그럼 우리 같이 버티자." 다른 도시로 도망칠 궁리까지 하던 장우가 집 문을 열자, 의자에 누나가 앉아 있었다. 백룡고중 고3 1등 699점, 자칭 숭양시 최강의 고등학생, 순찰부 순찰대 부대장 대리 — 장편편.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말에 장우는 고개를 저었다. "나를 계약시키는 건, 나를 죽이는 거야." 그럼 백룡고중으로 오라는 제안에는 두 가지를 물었다. 십대에 갈 수 있어? — 당연하지. "백진진을 같이 데려갈 수 있을까?" 안 된다는 답에 그는 제안을 접었다. "걔는 내 친형제야. ……내가 가장 가난하고, 인생이 가장 암울했을 때, 걔가 나에게 500위안을 주고, 밥도 사줬어." 그럼 5,000위안이면 되겠느냐는 누나의 말에 장우는 답했다. "이건 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야." 절충안은 순찰부의 신보(神輔) 시험이었다. 시험의 환각은 하필 원래 장우의 마지막 날을 재연했다. 추락한 성적, 최하위반, 옥상 — 그리고 투신 직전에 걸려 오는 묘지 텔레마케팅과, 완전 무료를 내건 곰 인형 사신의 상담 사이트. 기억이 차단된 장우는 영문 모를 분노가 치미는 대로 환각 속 핸드폰을 집어던졌다. "날 속이려고? 다음 생에나 해라!" 심사관은 부자든 천재든 가차 없이 떨어뜨리는 오만한 소신이었지만, 장편편이 부적 한 장을 쓰자 태도가 변했다. 신의 계좌에 돈을 넣고 이체 기록을 지우는 호감부였다. "고등학생이 이토록 신을 공경하다니." 합격해 나온 장우가 매수의 원리를 묻자 누나가 답했다. "곤허에서는, 신은 돈 받고 일해." 학생회와의 결착도 그녀의 방식이었다. 2학년 남영이 '실전 지도'라는 이름으로 백진진을 내던지던 수업에, 장우가 순찰부 신분을 걸치고 끼어들었다. "어이, 내 인턴을 괴롭히는 거냐?" 뒤이어 학생회의 실권자 주철진이 직접 나타났지만, 그 앞을 장편편이 막아서며 위압부를 펼쳤다. 머리 위에 백룡고중 3학년 총점 699점이 떠오르고, 은행 잔고가 2에서 25억까지 차오르는 카운트업. 학생회는 그대로 접혔다. 다음 날 찻집에서 그녀는 동생들에게 한 가지를 더 보여주었다. "은행 잔고 데이터는 가짜야." 실제 잔고는 25만 위안, 위압부는 자작 개조품이었다. 부자들은 돈에 가장 쉽게 위압당한다 — 이이제이였다. 이 비호의 유효기간은 그녀가 대학으로 떠나기 전까지, 반년. 그 안에 숭양시의 1학년 최강자가 되라는 과제가 떨어졌다. 브리핑을 마친 숭양시 최강의 고등학생은 동생에게 덧붙였다. "돈 좀 빌려줘. 이번 달 대출 이자를 못 갚게 생겼어." 돌아오는 길에 백진진은 10만 위안짜리 녹서를 만져 보고 싶어 "장우 오빠~"까지 동원했고, 장우는 고대의 신을 직시한 것처럼 눈을 가렸다. 그 평화로운 밤, 어딘가에서 전화가 연결되었다. 소해봉이 깍듯이 존대하는 상대는 뜻밖의 인물이었다. 언제나 과하게 잘해주던 밥 친구, 주천익. "그가 녹서와 부적에 익숙해지기 전에 손을 써야겠군요. ……오늘이 제가 손을 쓰기에 가장 좋은 기회겠네요." 다만 그 전에 일분일초도 미룰 수 없는 일이 있다고 했다. 정시 도착 보장을 걸어 둔 배달이었다. ==== 격살, 친구 (61장~65장) ==== 폐건물에서 수련하던 장우를 복면인이 덮쳤다. 기습은 몸에 둘러 둔 무상운강에 튕겨 나갔고, 전투 상태에 들어간 장우가 전력으로 상대를 꺾었다. 복면 아래에서 주천익의 얼굴이 나왔다. 그는 목숨을 구걸하며 정보를 흘렸다. 네 육신이 어떤 부자들과의 적합도가 높아서, 그들이 널 고등학교에 뽑아 키우려고 한 거야. 예비 부품 창고라고. 그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내 배후에도 사신이 한 분 계셔. 그 존재께서…… 너에게 매우 흥미를 느끼고 계시다." 말이 끝나기 전에 붉은 화염이 그를 삼켰고, 잿더미만 남았다. 마지막 말은 이랬다. "나는 그냥 그를 이용했을 뿐이야." 다음 날 학교는 평소와 같았다. 주천익은 퇴학으로 처리되었고 아무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누군가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했다면 밥 먹을 때 한두 마디라도 나왔을 것이다. 전교가 장우를 피하는 식탁에 아무렇지 않게 앉는 것은 백진진이었다. 앉자마자 한 말은 "우자, 녹서 며칠만 빌려줘"였다. 전심이 뒤따랐고, 마지막으로 조천행이 이를 악물고 걸어와 합석했다. 그 순간 조천행은 자신이 아주 멋있다고 느꼈고, 대부분의 학생들 눈에는 광대처럼 보였다. 무도 경시대회 참가 자격은 장편편이 다녀간 뒤 슬그머니 회복되어 있었다. 무도 교사 뇌균의 밀착 지도가 시작되었고, 그 입에서 이 세계의 다음 관문이 흘러나왔다. 축기에는 축기 자격증이 필요하고, 자격증은 대학에서만 딸 수 있으며, 무증 축기는 극형이 따르는 범죄라는 것. 대회를 앞둔 장우는 천무연심결을 10급까지 올려 주위가 느리게 보이는 전집중을 얻었고, 전 재산 3만 위안을 털어 방어 반격 공법 《불멸인법》을 사서 마저 10급을 채웠다. 1등을 못 하면 3만 위안을 지키고 있어도 소용없다는 계산이었다. 대회장 앞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우자, 돈 좀 빌려줘." — "아진, 돈 좀 빌려줘." 둘 다 전 재산을 쏟아부은 빈털터리였다. ==== 경시대회 시작 (66장~70장) ==== 대회는 밤 12시에 열렸다. 낮에는 백룡고중이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회장 입구부터 규칙이 손님을 갈랐다. 관광객 입장권 500위안, 550점 이하 관람 금지, 중앙 복도와 엘리베이터는 660점 이상 전용. 공기에서는 지능 촉진제 냄새가 났고, 화장실은 없었다. 백룡고중 학생들은 소화계 개조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1층에 가면 하등 인간들을 위한 화장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채점 경기에서 강자들이 차례로 시위했다. 송해룡은 1초에 300점을 찍고 손짓 한 번으로 자기 학교 응원단을 침묵시켰다. 악목람은 상대를 한 손으로 제압한 뒤 등의 감응 패치를 한 발씩 걷어차 305점 — 송해룡보다 정확히 5점 위 — 에서 멈추고 퇴장했다. 장우도 300점을 받았지만 황건역사를 통째로 장외에 던져 얻은 점수였고, 느린 화면까지 돌려 본 백룡고중 코치진은 잔꾀로 결론지었다. 장우가 바란 그대로였다. 백진진은 89점으로 실력을 감췄다. 조별 리그에서 백진진의 상대는 요괴 번식 기지 출신의 홍탑고중생이었다. 돌진해 오는 거구 앞에서 그녀는 10년 묵은 힘을 꺼냈다. 태어날 때부터 영근이 있었지만, 들키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자란 아이였다. 들키지 않아야만 가족이 숭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아홉 살에 영근의 감각이 사라졌을 때 그녀는 철이 든 이래 가장 기뻤고, 그 뒤로는 영근과 함께 자신도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온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다시 보이는 방법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10년 만에 풀려난 힘은 상대의 지각에서 그녀를 지웠다. 상대는 영문도 모른 채 발이 걸려 장외로 굴렀고, 그녀가 중얼거렸다. "멍청한 놈. 나도 전력 안 냈거든." 관중석은 그것을 빌려 온 잠행 영근으로 알았다. 장우의 상대는 약물로 육체를 2.2급까지 끌어올린 백룡고중생이었다. 고속도로변에서 석 달 동안 트럭을 관찰해 만들었다는 트럭 돌격권 — 장우는 느려진 세계 속에서 그 힘을 기술로 해체했다. 상대는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 노예로 굴러떨어질 자신의 미래를 그리다 그대로 기절했다. ==== 챔피언 (71장~80장) ==== 8강 상대는 연천극이었다. 존중의 표시로 전력을 다하겠다며 약물을 줄줄이 꽂는 그를 심판이 거들었다. "약도 다 못 맞게 하고 시작하면, 정정당당하게 이긴 것 같지 않을 텐데?" 연천극은 싸우면서 전투 흥분제 광고를 찍었고, 광고주는 1분 안에 못 이기면 돈을 깎겠다고 통보했으며, 계약 해지 협박에 몰린 그는 자폭에 가까운 출력을 뽑아냈다. 장우는 강기를 피부 아래에 깔아 겉만 피투성이가 된 채 받아넘겨 이겼다. 구급 의사가 상처를 들여다보고 말했다. "어? 별로 큰 상처는 아닌 것 같은데? ……에휴, 이제 보험료 오르겠네." 백진진의 준준결승 상대는 2미터 70의 곰 요괴였다. 광풍폭우 같은 연타를 온몸으로 받으며 그녀는 되뇌었다. 평생 1층에서 일하며 살고 싶지 않아. 난 10대 명문대에 갈 거야. 그리고 상대의 급소 — 심판석의 뇌균이 흥분해서 판정한 바로는, 외치질이었다 — 에 일검을 꽂아 이겼다. 대가는 뜯겨나간 오른팔. 접합비 8.8만 위안에 자비 부담 3만이 붙었고, 그녀는 흉터가 남는 최저가 치료를 골랐다. 그리고 4강전, 악목람의 허점이 눈에 보이는데도 몸이 나가지 않았다. 이 일검에 아마 삼사십만 위안 — 견적이 결의를 갉아먹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녀는 항복했다. 대신 그 자리에서 자신이 본 허점 세 개를 전부 장우에게 넘겼다. 장우의 4강 상대 송해룡은 이마 위에 의료보험 한도 1,000만 위안을 체력 바처럼 띄우고 나왔다. "네가 이 1,000만 위안 치료 예산을 전부 소진시키면, 내가 패배를 인정하지." 자동으로 회복되는 부자의 몸을 상대로, 장우는 상대의 주력기 배룡번악수를 싸우는 도중에 익혔다. 사용권이 없다는 저작권 검문이 걸리자 시합장 밖의 백진진이 그의 폰으로 4만 위안짜리 사용권을 그 자리에서 결제했다. 잔액이 모자라자 장편편의 이체 알림이 신선의 음악처럼 도착했다. 제 기술에 제가 되치기당해 장외로 떨어진 거인은 순순히 말했다. "네가 이겼다." 결승을 30분 앞두고 악목람이 다가왔다. "20만 위안. 네 패배를 사겠어." 값은 40만까지 올라갔다. 장우는 진심으로 흔들렸다. 우승 상금보다 크고, 수련에는 더 요긴한 돈이었다. 그 계산을 끊은 것은 의식의 힘이었다. 돈을 받는 선택지가 통째로 잠기는 것을 느끼며 장우는 이 족쇄의 속내를 처음 확인했다. 이 등신 같은 게, 내가 10대 명문대에 못 갈까 봐 정말 걱정하는구나. 거금을 놓친 쓰라림은 어떤 초식보다 아팠다. 결승에서 장우는 백진진이 넘겨준 세 가지 — 결벽증, 검기 제어의 빈틈, 근접전 미숙 — 을 차례로 썼다. 제 피를 뿌려 결벽증을 흔들고(백진진의 원안은 가래였다), 파고들어 관절을 하나씩 해체했다. 800만 위안짜리 교체식 내단이 초당 수천 위안씩 법력을 태우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감탄이 나왔다. 저렇게 돈을 돈처럼 쓰지 않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장우가 말했다. "네가 돈이 아주 많다고 했지. 그럼 지금 내가 널 박살 낼 테니, 돈으로 날 막아보시지." 그리고 승부가 기울자 경기장 전체에 들리도록 정산했다. "네 이 약점들은 전부 백진진이 알아내서 나한테 알려준 거야. 그녀의 보험료만 충분했다면, 그녀도 널 이길 수 있었어." 숭양고중의 우승이 확정된 경기장은 조용했다. 첫 박수는 조천행이었다. 몇 번이나 겁먹고 멈췄던 그 박수를 백진진이 받았고, 전심이, 하대유가, 연천극이, 송해룡이, 백룡고중 전체가 이어받았으며, 마지막에는 장우에게 진 백룡의 1학년이 필사적으로 손뼉을 쳤다. 백진진이 장우의 손을 들어 올렸다. "챔피언! 우리가 챔피언이다!" 그리고 3초 뒤, 그 자리에서 광고 영업을 시작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패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였다. 무도 교사 뇌균은 권종도 검종도 기종도 돈종(錢宗)만 못하다던 시대에 주먹으로 돈을 이긴 제자를 바라보았고, 악목람은 부하들에게 내렸던 의자 벌을 취소하고 새 훈련 과제를 세웠다. 가난한 사람과 적당히 접촉해 볼 것 — 첫걸음은 장우의 SNS 관찰이었다. 가문의 질책 전화에 초등학생처럼 움츠러들었던 송해룡은 부자의 방식으로 배움을 사러 왔다. "얼마야? 널 실전 스파링 파트너로 고용하면, 가격이 어떻게 되지?" 한발 앞서 백진진이 끼어들었다. "이리 와, 이리 와! 내가 장우 매니저야. 돈 얘기는 나랑 해!" 뒤풀이에서 40만 매수를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원이 입을 모아 성토했다. 멍청한 놈! 장우는 속으로만 답했다. 뭐, 이게 바로 곤허지. 보상 정산에서 장우는 상금 5만 위안과 함께 전문가급 연체 공법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단 한 초식뿐이라는 설명에 눈을 빛내며 《적수혼원기》를 골랐다. 그리고 대회의 여운이 가시기 전, 학생회실에서는 주철진이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 장우와 백진진의 체육 대회팀 가입을 반려하고, 참가 조건으로 한 달 후 체육 성적 상위 5위를 걸고, 그 다섯 자리를 미리 채울 특수 양성 계획을 승인하는 서류였다. 명단에는 전심, 하대유, 그리고 조천행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당사자들은 아직 아무것도 몰랐다. === 결과 === 제80장 시점의 장우는 전교 1등이자 법새 4위, 그리고 숭양시 1학년 무도 쟁패전의 우승자다. 수중에는 상금과 공법 사용권들, 순찰부 신보라는 신분, 그리고 반년 시한이 걸린 누나의 비호가 있다. 백진진과의 동맹은 10대 명문대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공동 수련·공동 정산 관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입학의 배후를 자처한 남자와 그 뒤의 사신은 잠복했을 뿐이고, 학생회는 규정 안에서 다음 벽을 세웠다. 다음 문서(어둠의 사교육계와 특별 육성)는 친구들이 그 벽에 배치된 체육 대회 국면에서 이어진다. === 해설 === * '''원제의 반문과 이 문서의 관계''': 원제 《没钱修什么仙?》(돈 없이 무슨 수선을 해?)는 세상이 가난한 수련자에게 던지는 힐난이다. 1부 초반부는 그 힐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 면접·급식·시험·대회·의료의 모든 단계에 가격표가 붙는 방식 — 를 이방인의 눈으로 하나씩 통과하는 구간이다. * '''현대 노동·수험 문화의 이식''': 996식 노동시간, 정리해고, 학군 카르텔, 사교육, 도핑 같은 현대(특히 중국) 사회의 어휘가 신선 수련의 어휘로 치환되어 있다. 개별 장면의 실제 유래에 대한 상세 주석은 검증 작업을 거쳐 별도 문서로 정리할 예정이다. * '''사상(思想) 체계''': 이 문서에서 처음 등장하는 망념·탕평·노뢰 등의 '사상'은 도심 수련의 핵심 개념으로, 이후 전권에 걸쳐 재사용되는 이 작품 고유의 어휘다. == 1부 고등학생편 ②: 어둠의 사교육계와 특별 육성 (제81~155장) == === 개요 === 무도 대회 우승 다음 날 아침, 상금 5만 위안이 입금되었다. 장편편에게 4만을 갚고 전심과 조천행에게 밥값을 갚고 나니, 장우의 계좌에는 다시 1만 위안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학생회는 규정 안에서 다음 벽을 세워 두었다 — 두 달 후의 체육 대회, 참가 조건은 한 달 후 체육 성적 학년 5위. 이 문서는 첫 우승 이후의 고등학교 1학년 후반을 다룬다. 우승으로도 가난이 끝나지 않는 세계에서, 흙수저 콤비가 무엇을 팔고 무엇을 숨기며 다음 사다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앞 문서 곤허 적응기(제1~80장)에서 이어진다. === 줄거리 === ==== 경쟁 TO (81장~86장) ==== 국어 시간의 교실에서는 어떤 이는 권법을 연마하고, 어떤 이는 좌선하며, 어떤 이는 약을 주사하고, 심지어 어떤 이는 이미 사람을 패고 있었다 — 실전 훈련이었다. 교단의 국어 선생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 무엇이든 자신의 하찮은 국어 수업보다는 중요했으니까. 다만 수업 중에 울린 휴대폰의 주인이 장우라는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서둘러 고개를 숙이고 아무것도 못 들은 척했다. 고1 학마, 숭양의 교간, 불결한 자, 기둥서방 — 어젯밤 무도 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이 학교의 풍운아에게, 일개 일반 교과 교사가 어찌 진동 설정을 따지겠는가. 같은 시각 백진진의 휴대폰에는 장편편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평소에 영근을 너무 안 써서 익숙하지 않은 거지? 앞으로는 매일 써. 내가 투자해서 빌려준 거라고 하고. 10년 넘게 숨겨 온 비밀을 단번에 간파당한 백진진은 본능적인 공포부터 느꼈다 — 마치 십 년 묵은 변비가 들통난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동안의 보살핌과 남매 관계, 자신의 699점을 떠올리며 그녀는 평정을 되찾았고, '대여 영근'이라는 핑계를 얻은 순간 계산을 시작했다. 이제 학교에서도 당당하게 영근으로 수련할 수 있다. 수련 시간이 하루 열 시간은 늘어난다. 다음 대회는 내 차례다. 체육 시간의 학생들은 공기 중에 요동치는 영기를 느끼며 각자의 감상을 남겼다. "나도 백룡을 사랑할 수 있는데. 나도 장편편의 개가 되고 싶다." "그럼 내가 다시 백진진의 개가 되면, 그 영근을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빌려 쓸 수 있을까?" 그 체육 시간에 왕해는 전심, 하대유, 조천행 등 다섯 명을 불러 체육 대회팀 합류를 통보했다. 전심이 바로 물었다. "장우랑 백진진은 안 가요?" 왕해가 댄 이유는 이랬다. "그 애들은 너무 가난해서." 다섯 명이 멍해지자 그는 말을 이었다 — 대회팀의 보충 수업비나 영양비도 낼 수 없는데 어떻게 참가하겠나. 전원이 납득했고, 전심마저 할 말을 잃었다. 이어서 왕해는 장우와 백진진에게 신청 반려를 전하며 조건을 공표했다. 한 달 후 체육 성적이 학년 5위 안에 들면 참가할 수 있다. 두 사람의 눈에서 불타오르는 투지를 보며, 에이스 체육 교사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한 달 후의 비교라는 것은 학생회가 내세운 핑계일 뿐이었다. 두 사람의 성장 속도로는 신체 능력 2.1급도 하늘의 별 따기지만, 대회팀은 특수 양성 계획으로 한 달이면 하대유 같은 애들을 3.0급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선도 기술의 거대한 격차였다. 그 특수 양성 계획의 실체를, 며칠 뒤 비밀 유지 계약서에 서명한 다섯 명은 알게 되었다. 고학년 학생의 근육 섬유를 떼어 저학년에게 이식·융합시키는 것 — 고1은 고2 가난뱅이의 살을 살 수 있고, 고2는 고3 가난뱅이의 살을 살 수 있다는 뜻이었다. 가격표에는 고2 학생들의 이름과 함께 승모근, 삼각근, 상완이두근의 수치와 가격이 한 줄 한 줄 나열되어, 마치 어떤 식당의 메뉴판처럼 보였다. 조천행은 그 위에서 예전 학년 1등이었던 쌍유붕의 이름도 보았다. "우리가 그들의 살을 사면, 그들은 어떻게 되나요?" 실행자인 고2 체육 1등 남영은 담담했다. "걱정 마. 뿌리는 남겨둘 테니까. 나중에 잘 먹고 운동하면 다시 자라날 거야." 소나 양과 다를 게 없지 않느냐는 항의에는 "사람은 그래도 소나 양보다는 훨씬 비싸지"가 돌아왔고, 돈으로 체육 점수를 사는 것 아니냐는 전심의 항변은 정면으로 긍정되었다. "돈으로 당연히 점수를 살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네 이 한 몸의 수련이 어디서 왔다고 생각하나? 네 몸에 맞은 약, 익힌 공법, 배운 지식…… 다 어디서 온 거지? 돈으로 산 거야. 그리고 너희는 왜 너희보다 성적이 좋은 장우와 백진진이 아니라 너희가 여기 서 있다고 생각하나?" 이사장의 아들 하대유는 웃으며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서명했고, 조천행은 최근 부모님이 집을 팔려는 움직임을 떠올렸다. 결국 전심은 팀을 나갔고, 조천행은 하대유의 나날이 불어나는 신체 능력을 곁눈질하며 망설였다. 장우 쪽에도 새 일과가 생겼다. 무도 대회의 마지막 보상으로 고른 단 한 초식짜리 연체 공법 적수혼원기 — 온몸의 모든 근육과 힘줄을 동시에 부리는 극악의 난도라 명망 있는 스승 없이는 못 배운다는 물건을, 그는 우서로 대충 한 번 흉내 내고 그대로 마스터해 버렸다. 며칠 만에 10급. 온몸의 근육이 정교한 부품처럼 빈틈없이 재조합되며 신체 능력이 단숨에 뛰었고, 덤으로 소화와 대사가 빨라져 하루 식비가 600위안을 넘어섰다. 배합 단약인 혼원단은 한 알에 3만 위안이었다. "제기랄…… 이 자운의약회사는 완전 날강도네!" 그 무렵 송해룡의 스파링 고용이 시작되어 회당 장우 5천, 실전 코치를 자처한 백진진 앞으로 2천 위안이 들어왔다. 체육 수업을 빼먹은 두 사람은 옥상에서 마주쳤다. "아진, 이런 우연이. 너도 체육 수업 안 왔어?" "우자, 이런 우연이. 너도 옥상에 수련하러 왔어?" 장우는 생각했다. 아진 이 녀석, 분명히 치트 썼구나. 백진진은 생각했다. 우자 이 녀석은 치트를 끄지 않은 게 분명해. "그럼 우리 같이 옥상에서 수련하자." 나란히 선 백진진의 속내는 이랬다. '어차피 모자지간에 숨길 치트가 어디 있겠어. 십몇 년을 참았는데, 드디어 내 이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줄 사람을 찾았구나.' 그 한 시간, 두 사람은 서로를 동반자 삼아 수업 종료 종이 울릴 때까지 몸을 쥐어짰고, 헤어지며 각자 다짐했다. 장우: 오늘 집에 가서 씻지 말고 바로 수련이다. 백진진: 오늘 집에 가서 똥도 안 싼다. 날이 밝을 때까지 한 번에 끝내 버리겠어. 며칠 뒤 백진진이 물어 온 광고 촬영 알바에서, 장우는 처음 보는 얼굴을 만났다. 단체 광고의 구도에서 홀로 꽃을 맡은 소년 — 성화진인의 마지막 제자이자 백룡고중 전학 예정자, 벌써부터 "미래 숭양시의 수능 만점자"로 불리는 옥성한이었다. 무도 대회 상위권들이 녹색 잎으로 깔리고 연천극은 그야말로 꽃 아래의 흙이 된 구도였다. 출연료 3만 위안은 입금 즉시 혼원단이 되었고, 사흘 만에 장우의 신체 능력이 1.87급까지 올랐다. 이식으로 급성장한 하대유가 실전 수업의 힘겨루기에서 자신만만하게 덤벼들었지만, 발력 기술 앞에서 장우는 꿈쩍도 하지 않는 반석이었다. ==== 사신과의 협상 (87장~88장) ==== 방과 후 셋방의 문을 연 장우는 침대 위의 낡은 헝겊 인형을 보고 굳었다. 단추 두 개로 만든 눈이 그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옥상에서 소원을 빌었던 그 사신이었다. "나의 착한 종아, 내게 무릎을 꿇어라. 이것이 나의 소원이다." 의식이 빽빽거렸고, 장우는 '쿵' 소리와 함께 반쯤 무릎을 꿇었다. 그녀가 다시 장우를 찾아온 사정은 이랬다. 한때 사신계의 정점에 서서 재물의 자유와 수련의 자유를 모두 이뤘던 그녀는, 은퇴 후 투자 실패로 현장에 복귀했다가 대종문의 날로 발전하는 사기 방지 수단에 크게 데였고, 게다가 배신까지 당해 곤허 1층에 발이 묶인 채 힘도 지능도 새어 나가고 있었다. '잡혀서 송환되면 끝장인데…… 도대체 누가 날 배신한 거야?' 그래서 무심코 던져 뒀던 한 수 — 가난뱅이 주제에 무도 대회 우승까지 한 이 잠재주를 붙잡고 다시 일어설 셈이었다. 그런데 무릎을 꿇렸던 장우가 서서히 일어났다. 수련을 재촉하는 의식과 무릎을 꿇리려는 의식이 몸속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우는 것을 느끼며, 장우는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결론이 나왔다. 소원이 충돌하면 먼저 심긴 쪽이 이긴다 — 공부하고, 수련하고, 대학에 가는 로드맵이 후속 소원보다 우선한다. 즉, 수련 상태를 유지하는 한 뒤에 붙은 소원은 눌러 둘 수 있다. 당황한 사신이 "나를 해치지 마라!"를 외치는 순간, 하얀 강기를 두른 손이 인형을 움켜쥐었다. "즉시 나를 놓아라"에는 손이 살짝 풀렸다가, 다음 순간 더 거센 강기가 인형을 수련 도구처럼 쥐어짰다 — 해치는 것도, 놓아주는 것도 아닌, 무상운강 연습이었다. 아직도 말하려는 인형에게 장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닥쳐." "네가 방금 말한 것은…… 너를 해치지 말라는 것이었지. 그렇다면, 지금 내가 이 헝겊 인형을 파괴하면, 너를 해칠 수 있다는 거네. 그렇지?" 사신을 해치면 안 된다는 규칙만은 소원보다도 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장우는, 오히려 천무연심결을 전력으로 끌어올려 죽기 살기의 기세를 뿜었다. 지붕을 들어낼 듯이 굴어야 겨우 창문 하나 열어주는 법이지. "그럼 차라리 같이 죽자. 안 그러면 평생 네 종으로 사는데, 살아도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인형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가진 것 없는 놈이 신발 신은 놈 무서워하지 않는 법이지.' 옥신각신 끝에 그녀는 무릎 꿇기와 놓아주기, 두 소원을 철회했고, 협력이 성립했다 — 그녀가 장우의 잠재력을 높여 곤허를 등반하게 돕고, 장우는 그녀를 데리고 올라간다. 인형은 엄지손가락만 한 검은 구슬로 줄어들어 장우의 목에 걸렸다. 다만 잠재력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이, 들어 보니 이 층의 다른 사신을 사냥해 그 힘을 삼키는 것이었다. "지금 나랑 장난해? 난 이제 고작 고1인데, 나더러 다른 사신을 상대하라고?" 숭양고중 뒤에 한 마리, 백룡고중 쪽에 한 마리가 숨어 있다는데, 어디에 숨었는지 무슨 신도를 거느렸는지는 같이 탐문해야 한단다. 입만 열면 허풍인 이 사신을 장우는 끝까지 반신반의했지만, 하나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 혼원단 맛을 본 몸이, 돈을 더 벌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 곤허의 어두운 이면 (89장~92장) ==== 사신이 꺼낸 돈벌이는 어둠의 사교육계였다. 공법 전파권도 강의권도 아무 권리도 사지 않고, 그냥 돈만 받고 학생을 가르치는 불법 과외 — 일 년에 수천만 위안을 버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했다. 장우의 첫 감상은 이랬다. "차라리 강도질을 하는 게, 이것보다 소풍 가는 것처럼 안전하겠네." 사신의 강의가 이어졌다. 가난한 곳일수록 감시 카메라가 없어 기업의 눈을 피하기 쉽고, 대형 조직치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신앙심이 독실하지 않은 곳이 없다. "세금 꼬박꼬박 내고, 신앙심이 독실한데, 불법 좀 저지르면 안 돼?" 조직은 대기업들이 서로를 상대하는 데 쓰는 도구, "기업 손에 들린 밤의 요강 같은 거야." 사신을 다 믿지 못한 장우는 장편편에게 물었고, 누나의 답은 주소 하나와 함께 왔다. "이 주소로 한번 가봐. 할 수 있으면 하고, 못 하겠으면 계속 실력을 쌓아." 영상 통화 너머에서 손가락 끝으로 그린 은신 부적이 인터넷선을 타고 내려앉았고, 새로 익힌 적수혼원기를 써 보라는 조언이 따라왔다. 과연 — 온몸의 근육을 정점까지 부리는 10급 적수혼원기는 얼굴 근육을 빚고 키까지 한 뼘 줄여, 거울 속의 장우를 낯선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 시내에서 70킬로미터, 버스 정류장마저 끊긴 외곽을 두 다리로 달려 도착한 곳에는 웅장한 대문과 경비 초소, '숭양 북월 하이테크 서비스 단지'라는 간판이 서 있었다. "여기가 불법 과외를 하는 조직의 본거지라고? 너무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저들은 세금 꼬박꼬박 내고, 신앙심이 독실하니, 원래부터 정상적인 조직이야." 암학방 — 불법 과외와 공법 해킹과 불법 복제 유포를 도맡는 이 조직의 배후는 심해교육그룹, 장우가 원래 다니던 보습학원이 그 산하였던 교육 대기업이었다. 접수처에 "강의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지나가는 복도에서는 다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가 예전에 혼자서 금과방을 쳐들어가서, 혼자서 그놈들 지하 과외방 16개를 불태웠을 때는, 너희가 왜 나한테 규정 얘기 안 했어? 이제 내가 늙고, 더 배울 힘이 없으니까, 나한테 규정 얘기를 해……" 면접은 순조로웠다. 10급 무극운수를 시연하자 담당자의 눈에 존경심이 서렸다 — 이런 걸 10급까지 판 사람이라면 연기기 정점의 은퇴 교사쯤 되겠거니 하고 알아서 오해해 주었다. 교수 경력은 인형이 시키는 대로 "중점 고등학교에서 10년"으로 불렀고, 학생들의 참여도와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성적이 나쁜 학생은 무릎 꿇고 듣게 하고, 우등생이 함께 그들을 모욕하게 하는 겁니다." 면접관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 과목 총점 450점 이하의 '지능이 비교적 낮은 고객'도 받을 수 있는지, 과외 대출 같은 금융 서비스를 팔 의향이 있는지가 이어졌고, 과외 중 다른 조직의 습격을 받으면 전투와 살인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문항 — 벌금과 배상금은 전액 조직이 변상해 준단다 — 은 정중히 거절했다. 닷새 뒤, 그새 잡일 공법 4종 — 발굴장·포차퇴·조차조·전제종 — 을 전부 10급으로 채운 장우는 '마운등'이라는 가명을 대고 시범 강의를 하러 다시 단지를 찾았고, 지하 기지 견학이 이어졌다. '매일 수업', '몰래 공부', '모두 과외' 같은 문신을 새긴 경비원들의 머리 위에는 숫자 0이 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122를 달고 뛰어가고 있었다. -123, -124…… 근무지를 비우면 월급에서 실시간으로 차감되는 직무 감시 시스템이었고, 아마 배탈이 났을 거라고 했다. "요즘 세상에 좀 상향심이 있는 사람치고,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출근해서 월급 좀 깎이는 것뿐인데, 다 젊은이들이 겪어야 할 시련이죠." 조직 생활이 꼭 출근 같다는 장우의 감상은 최고의 칭찬으로 접수되었다. 어차피 좋은 직장을 못 구한 사람이 조직에 들어오는 것이고, 한번 몸담으면 이력서가 망가져 대기업으로 못 돌아간다고 했다. 교실 앞 포스터는 이랬다. 백룡 교육반에 등록하고, 매일 밤 제일 고등학교의 교육 생활을 즐겨보세요. 그 아래에서 수강생 하나가 항의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이렇게나 상냥하고, 성적 나쁜 학생도 무릎 꿇을 필요가 없다니, 이게 무슨 백룡반이야?" 시범 강의에서 장우를 기다리던 고참 강사들 — 공사장 11년의 대산, 배달 8년의 차여, 무극운수의 채두 — 가운데 대산과 차여의 텃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채두는 애초에 보고 나서 말하자는 쪽이었다. 발굴장과 포차퇴의 1급부터 10급까지, 모든 관문을 마치 갓 돌파한 사람처럼 훤히 꿰고 있는 강의가 나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결론지었다. 저건 등급별 학생들을 무수히 지도해 본 자만이 가능한 경지다. 여기에 명문고식 교육 스타일이 얹혔다. "제가 명문고에 다닐 때는 전부 불임 수술을 한 학생들이었습니다. 혹시 세 분 선생님께서는 현재 불임 상태이신지, 아니면 이미 복원 수술을 받으셨는지요?" "여기는 지능 촉진제 향을 고를 수가 없나요?" 영업 담당 흑아의 눈이 환해졌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명문고가 학생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바로 그 맛이라고!' 채용이 확정되었다. 발굴장 반 수강생 59명, 60분에 6,500위안, 주 10타임 — 세금은 조직이 원천 징수해 준다. 예전에 세금 신고를 강사에게 맡겼다가 조직 하나가 정신에게 일망타진당해, 지금도 야근으로 빚을 갚는데 그 야근이 200년 뒤까지 잡혀 있다는 실화와 함께였다. 단지를 나서는 장우의 어깨에서 경제적 압박이 훅 내려갔다. '일주일에 10타임이면 6만 5천? 젠장, 어둠의 사교육계는 진짜 돈벌이가 장난 아니구나!' 돌아가는 길에 인형이 업계의 철칙을 일러 주었다. 아무도 믿지 마라. 그리고 수업 사러 오는 놈들, 절대 불쌍하게 여기지 마라 — 나중에 파산하든 투신하든, 다 지들이 돈도 없으면서 신선 되겠다고 설친 탓이니까. 그렇게 낮에는 학교, 밤에는 폐건물과 암학방을 오가는 나날이 시작되었고, 며칠에 한 번 혼원단을 삼키는 과금 사이클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 장우의 비밀 (93장~95장) ==== 어느 아침 등굣길, 교학루 앞에서 사람 그림자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반사적으로 뻗은 무상운강이 추락의 중력을 흘려보냈고, 받아 낸 얼굴을 보고 장우는 놀랐다. 쌍유붕 — 한때 고1 총점 1등이었던 그 선배였다. "학교에서 뛰어내리면 벌금 무는 거 알잖아. 내가 구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품에 안긴 몸이 이상했다. 가볍다, 너무나도 가벼웠다. 옷 아래의 살과 피가 절반 이상 사라진 듯했다. 감사도 원망도 없이 일어나 걸어가던 쌍유붕은, 걸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그냥 잠깐 생각이 짧았어. 난 빚도 갚아야 하니까, 다시는 안 뛰어내릴 거야." 그리고 잠시 침묵하다 덧붙였다. "그 체육 대회…… 너 그냥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좋은 결과 없을 테니까." 교실에서는 하대유가 축하를 받고 있었다. 월례고사 662점, 전교 1등 — 무도 실전 시험에서 장우와 백진진이 같은 조에 편성된 덕이었다. 대회팀을 나온 두 사람의 속은 각자 달랐다. 전심은 돈으로 살과 점수를 사는 것이 경멸스러워 그만두었다. 조천행은 스스로에게 정직했다. 부모님이 집을 팔아 만든 참가비에 걸맞은 성적을 낼 자신이 없어서, 실패가 두려워서 그만둔 것이라고. '난 정말 쓰레기야. 전심한테는 그처럼 점수 사기 싫다고 말해놓고, 사실은 간절히 원하면서도 실패가 두려웠던 거잖아.' 식당에서는 인형이 며칠간의 관찰 끝에 결론을 내렸다. "야, 장우. 너 저 여자 뱃속에 뭔가 있다는 거 알아?" 장우는 입에 든 음식을 뿜을 뻔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아진이 임신했어?" 건너편에서 제 그릇에 튄 죽을 본 백진진이 진심으로 분노했다. "죽고 싶냐, 장우! 밥 뺏어 먹으려고 이런 저질 수법을 써? 내가 네 그릇에 오줌이라도 싸줄까!" 인형이 말한 것은 영근이었다. 대여품이 아니라, 저 여자 자신의 영근 — 숨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서, 장우가 맨날 붙어 다니지 않았다면 자기도 몰랐을 거라고 했다. 충격에 빠진 장우가 백진진의 점심을 새로 사러 간 사이, 식탁에 남은 그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연천극: 네가 입었던 옷, 나한테 한 벌 팔아. 그 메시지를 본 백진진은 조용히 화면을 껐다. '어쩐지 우자가 요즘 돈이 좀 생겼다 했어. 알고 보니 어느새, 저 녀석은 저렇게나 앞서가고 있었구나.' 다음 날 장우가 돈 벌 길을 소개하겠다고 말을 꺼내자, 백진진의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갔다. '우자, 너 너무 멀리 갔어. 내가 따라갈 수가 없잖아.' '그리고 할 거면 하필 왜 연천극이야? 걔는 무도 대회 8강밖에 안 되잖아.' '차라리 송해룡이면…… 아니, 송해룡은 육체 강도가 너무 높아서 치료비가 더 나올지도 몰라.' 겉으로는 최대한 표정을 관리하며, 그녀는 장우의 어깨를 두드렸다. "고맙다, 친구야. 하지만 정말 괜찮아. 그렇게 좋은 돈벌이는 너 혼자 즐겨." "연천극도 육체 강도가 낮지 않으니,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진료소 잘 다녀와." "이 비밀은 내가 지켜줄게." 영문을 모르던 장우는 휴대폰을 열어 보고 나서야 폭발했다. "이 연천극, 난 친구로 생각했는데! 내 몸뚱이에 그런 생각을 품다니!" 그는 깨끗한 대화 기록을 들이밀어 결백을 증명했고, 그럼 옷은 왜 사냐는 물음에는 답이 없었다. 백진진의 조언대로 5천 위안을 불렀더니 연천극이 순순히 동의했고, 백진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이렇게 쉽게 5,000위안을 벌다니." 그리고 장우는 하려던 말을 마저 했다. 인형이 머릿속에서 경고했다 —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무도 믿지 않는 거라고, 친아들도 애비를 팔아먹는 세상이라고. 장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 "아진, 어둠의 사교육계라고 알아?" 설명을 다 들은 백진진의 표정은 복잡했다. 좋은 소식, 아들이 몸은 안 팔았다. 나쁜 소식, 아들이 조폭에 가입해서 강도질보다 더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경외심이 뼛속까지 새겨진 명문고의 정통 가난뱅이 수재는 그러나, 시급 6,500위안이라는 말에 심장이 뛰었고, 장우의 마지막 탄식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곤허에서…… 우리 같은 가난뱅이가 정직한 일로 돈 벌기는 너무 힘들어." "응, 널 믿을게.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말해줘." 동의가 떨어진 바로 그 자리에서, 백진진이 장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고1 때 배운 기초 공법은, 나 거의 다 9급, 10급까지 연마했어." 목이 달아날 수도 있는 겸직까지 털어놓은 동료에게 계속 숨기는 건 의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그녀 나름의 큰 결심이었다. 그런데 장우의 반응이 싱거웠다. "네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하면 되지.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 — 치트키 쓰는 게 뭐 대수라고, 나라고 없는 줄 아나. 자기 보물을 자랑하고 싶은 아이가 어른의 무관심을 발견한 것처럼, 백진진의 자랑할 마음은 싹 사라졌다. '흥, 내 영근을 꺼내서 너한테 쓸 수 있게 되면, 네가 나한테 애원하는지 안 하는지 두고 보자.' 수입원 하나는 곧 끊겼다. 송해룡의 전화였다. "앞으로 훈련 수업은 취소야." 새 연습 상대를 구했다는데, 그 이름에 송해룡 본인이 이를 갈았다. "옥성한. 그 녀석이 최근 월례고사 고1 학년 1등이야." 연습 상대가 필요했던 옥성한이 백룡 고1 중 가장 적합한 상대로 자신을 골라 시간당 1만 위안에 고용했다는 것이다. "돈은 신경 안 써. 하지만 매일 저 녀석한테 도전해서, 한 걸음씩 뛰어넘는 건, 정말 내 마음에 들어." 자기 고객이 남의 직원이 된 마당에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소식을 들은 백진진이 결론을 냈다. "젠장, 이 부자 놈들은 어떻게 돈을 이렇게 쉽게 버는 거야." 그렇게 백진진의 암학방 면접행이 확정되었다. 약속한 지하철역에 나타난 것은 얼굴과 팔과 목에 문신이 가득하고 금발에 패드까지 넣은 룬 전사였다. "위장해야 한다며? 넌 적수혼원기로 몸을 바꿀 수 있지만, 난 문신 스티커랑 가발, 그리고 패드라도 써서 모습을 바꿔야지." 보충수업 선생 면접에 문신이 괜찮겠냐는 걱정에는 당당했다. "어느 조폭 면접에서 문신 가지고 뭐라는 데가 있어!" 얼굴에 붙인 글자는 '수업의 바다는 끝이 없다', '매일매일 수업', 그리고 책걸상과 교실과 칠판이었다. 인형의 평가는 이랬다. "쟤 문신은 면접 가산점이야. 적어도 외모만 보면 너보다 더 암학방 사람 같아. 마치 고등학교 선생이 거액의 빚을 지고, 억지로 수업 팔러 온 느낌이랄까." 지하철에서 내려 남은 길을 보며, 장우가 말했다. "남은 길이 꽤 머니까, 내가 업고 갈게." ==== 뭐가 들어왔지? (96장~98장) ==== 포차퇴 10급이 된 장우가 백진진을 업고 다니는 암학방 통근이 일상이 되었고, 원격으로 은닉부를 그려 주던 장편편은 아예 합가를 제안했다. 월세도 아끼고, 통근도 같이 하고, 녹서도 나눠 쓰라는 가성비의 논리에 두 사람 다 즉시 수긍했다. 그날 밤 백진진은 흑아의 시범 강의를 통과해 한 타임 2,000위안의 기초 공법 강사가 되었다 — 평생 최고 급여의 장기 밥줄이었다. 새벽 퇴근길, 백진진을 업고 질주하던 장우의 등허리로 무언가가 뚫고 들어왔다. '젠장! 내 영근이 없어졌어!' '젠장! 뭐가 내 뒤에서 뚫고 들어왔지?' 백진진의 영근이 저절로 장우의 단전으로 옮겨 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것이다. 영근 없이 수련해 온 몸에 영기가 벌떼처럼 밀려들자 장우는 오랜 가뭄 끝의 단비를 맛봤고, 길가에 내려선 백진진은 이를 갈며 자백했다. "이거 내가 10년 넘게 키운 영근이야. 써보니까 좋냐?" — "사실 난 어릴 때부터 뱃속에 영근이 있었어. 이건 보통 영근이랑은 달라. 나랑 같이 성장하는 것 같아. 심지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내 마음속 생각에 따라 점차 다른 방향으로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됐어." 화가 나서 장우의 배를 마구 더듬어 영근을 되찾으려는 그녀 앞에서, 기혈 왕성한 소년은 숭양고중의 불임 수술 정책을 처음으로 절실히 이해했다. 영근이 백진진의 몸으로 돌아왔을 때, 영기를 거두는 힘이 전보다 강해져 있었다. 장우의 몸에 적응했던 변화가 남은 것이다. '시간이 더 길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실험을 하고 싶어진 백진진은 영근을 다시 장우에게 보냈고, 장우는 녹서를 담보로 내놓았다. 이름도 지었다. "진진 영근"은 촌스럽다고 퇴짜를 맞았고, 진영근(真靈根)으로 정해졌다. 대외 위장도 그 자리에서 합의되었다 — 대여한 영근을 서로 빌려주는 걸로 하자. 목걸이 속 사신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속으로 절규했다. '멍청이! 저런 역천의 영근을 봤으면, 당장 손써서 사람 죽이고 보물을 빼앗아야지! 저것만 있으면 10대 명문대는커녕 박사 과정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하지만 서로를 믿는 두 사람을 보며, 말해 봤자 반감만 산다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합가를 위한 집 구하기는 참패했다. 좋은 위치의 방은 월세 대신 보증금 100만 위안을 내거나 팔 하나를 담보로 잡으라 했고, 외곽의 집주인은 수련 소음 불가에 월세 인하 거절 — 나도 아들 대학 등록금을 대야 한다고 했다. 고가도로를 따라 걷던 백진진이 결론을 선언했다. "우자! 나 집 안 구하기로 했어!" 물은 학교에서, 전기는 암학방에서, 밥은 식당 합성 식품으로, 잠은 어차피 안 자고, 목욕은 다리 밑 강에서. "집주인이랑 중개인한테 돈 바치느니, 차라리 먹을 거나 더 사 먹자. 우리 같은 수도인은,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자리 삼아, 마땅히 다리 밑에서 자고, 숲속에 파고들고, 폐건물을 점거해야 해. 한정된 돈은 모두 수행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며칠 후 두 사람은 각자의 월세방을 뺐다. 그렇게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등하교도, 출퇴근도 전부 합쳐진 다리 밑 생활이 시작되었다. ==== 약속 시간, 대회 명단을 쟁탈하다 (99장~101장) ==== 한 달이 지나 명단 결정일이 왔다. 체육관의 검증전에서 장우는 3.21급으로 1위, 백진진은 2.98급으로 5위 — 특수 양성 계획으로 근육을 사들인 대회팀을 자연 연체로 밀어낸 것이다. 원래 5위였던 엽해도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대회 참가와 특수 양성 계획에 쏟아부은 집안의 빚을 생각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탈락이었고, 왕해는 도심 완충제부터 가져오게 했다. 원래 4위였던 이용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동용 비검을 밀수하고 어머니는 지하 공방에서 즉석요리를 모방 생산하는 조폭 가정 — 대학에 가서 검은 세계를 벗어나는 것이 그 집의 꿈이었다. 백진진에게 도전한 그는 1500킬로그램을 들었고, 백진진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같은 무게를 들어 올린 뒤 말했다. "이건 너무 쉬운데. 좀 더 어려운 걸로 바꾸지." 2000킬로그램마저 그녀가 머리 위로 번쩍 들자, 이용도 이를 악물고 같은 바벨을 붙잡았다. '내가 이렇게나 많은 것을 바쳤는데, 내가 왜 져야 하지?' 포효와 함께 바벨이 머리 위로 올라간 순간, 오른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식된 근육이 폭발시킨 힘을 원래의 혈육이 견디지 못하고 찢어진 것 — 특수 양성 계획의 결함이었다. 남영은 실패한 이용을 쳐다보지도 않고 두 사람의 대회팀 합류를 승인했다. 다만 특수 양성 계획 참가는 "선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잘랐다. 기준은 나중에 밝혀졌다 — 초기 투자금 최소 300만 위안. 대회팀 혜택으로 구룡침법이 무료로 풀렸고, 장우는 은닉부도 샀다. 기본판 4만 위안 — 을 사고 나니 쓸 때마다 회당 500위안이 또 나가는 유료 사용권이었다. 신을 욕하면 벌금이라 분노는 삼켰다. 2주 뒤 월례고사에서 장우 665점, 하대유 661점, 백진진 660점. 그리고 흉흉한 소식이 돌았다. 고2 체육 경합에서 숭양고중이 전멸했다 — 3대 명문고가 녹주 그룹의 연체 기술을 공유받았다는 것이다. ==== 회사의 전장이 된 운동장 (102장~107장) ==== 자정에 개최되는 체육 대회를 앞두고 장편편이 판을 읽어 주었다. 1학년 체육 대회는 회사들 간의 전장이 연장된 곳 — 백룡고중은 선운그룹의 유사 요근(사람을 요수로 개조), 자운고중은 자운 제약의 초월 대사 수술(약물 내성 10배), 홍탑고중은 홍탑목업의 흑룡 혈맥 각성(요괴 혈통 자극). 신기술 세 개가 학생들의 몸을 시연대 삼아 맞붙는 홍보 전쟁이었다. 우승 상금은 30만 위안으로 올라 있었다. 자운고중은 입구부터 딴 세상이었다. 외부인은 일괄 소독을 거쳐야 했고 — "제 수준이면 백룡고중도 공짜로 들어가는데, 저도 소독해야 합니까?" — 일반고 관중에게는 오염 방지용 정결복이 입혀졌다. 뷔페에서는 앉을 자격이 없는 학생들이 걸으며 먹었고, 꼴찌 50명은 화장실에서 먹는다고 했다. 장우의 감상은 남달랐다. 반대로 말하면 화장실이 많다는 증거 — 백룡보다 낫네. 코끼리처럼 거대해진 송해룡과 코뿔소형의 초추하, 이마에 보라 인장이 뜬 연천극, 뿔과 꼬리가 돋은 홍탑의 각성체들이 차례로 눈앞을 지나갔다. 홍탑은 요수를 사람으로 만들고, 백룡은 사람을 요수로 만들고 있었다. 그 한복판에서 악목람이 식탁으로 걸어와 말했다. "한번 만져봐도 될까?" 침묵이 흐르자 그녀가 덧붙였다. "돈 줄게." 장우가 뭐라 하기도 전에 백진진이 어깨를 쳤다. "돈 준다잖아! 뭘 꾸물거리고 있어?" 매니저의 흥정이 이어졌다. "어딜 만질 건데? 상의 벗으면 돈 추가해야 해." 2000위안이 입금된 뒤에야 얼음장 같은 손이 다가와 장우의 손등을 뱀처럼 쓸고 지나갔고, 악목람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떠났다. "그럼 나는 안 만져? 나는 좀 싸게 해줄 수 있는데"라는 백진진에게는 예약을 남겼다. "그때는 너희 둘에게 돈을 주고, 동시에 둘 다 만져봐도 될까?" 육체 강도 측정에서 장우의 4.95급이 전광판 1위에 오르자 경기장이 뒤집혔다. 3대 명문고와 해설진은 "숭양고중도 신기술을 확보했다"로, 하대유와 학생회는 "장편편의 돈"으로, 왕해는 "제약 신기술"로 — 전원이 각자의 방식으로 오독했다. 당사자들 바깥에서 진상 — 진영근과 자연 연체 — 에 닿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어진 발표에서 옥성한 5.07, 웅문무 5.05, 송해룡 5.03, 호운도 4.98이 그를 밀어내 최종 5위. 악목람이 4.93, 백진진이 4.92로 뒤를 따랐다. 관중석의 해설은 팔로워 800만의 연체 인플루언서 강산이 맡아, 경기 중계 사이사이 대출 플랫폼 감차의 광고를 읊었다 — 형제라면 모두 저한테 돈 빌리러 오라는 것이었다. ==== 옥성한에게 도전하다 (108장~112장) ==== 민첩 관문 — 축소되는 원 안에서 쇠구슬을 피하는 시험 — 에서는 옥성한이 손가락 물구나무로 회피하며 무피격 1위, 백진진이 4위, 장우가 3위였다. 우승 직후 옥성한은 카메라를 향해 선운그룹 서비스 광고부터 했다. 광고 1건에 10만 위안이었다. 5000미터 속도 관문에서 장우가 선두의 옥성한을 추격하자, 미간의 세 번째 눈으로 그림자를 확인한 옥성한이 고개를 돌렸다. "너를 안다. 너, 나한테 탈락한 그 녀석이지? 내가 아니었으면, 너는 사존의 제자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나를 아주 증오하나?" 장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체력을 낭비하며 대화할 생각이 없었고, 눈에는 오직 승리뿐이었다. "좋은 상태군. 나와 마찬가지로 천무연심결을 익힌 녀석답네. 그럼…… 너랑 좀 놀아주지." 옥성한은 일부러 속도를 늦춰 나란히 선 뒤, 손가락으로 카운트다운을 셌다. 3, 2, 1 — 두 줄기 유성이 트랙을 찢었다. 수술 없이는 못 푼다는 근육의 자가 제한을, 장우는 10급 공법들이 쌓아 준 제어력만으로 직접 돌파하며 전 구간을 나란히 달렸다. 뒤쪽에서는 백진진이 흉터가 터질 듯 달아오르는 몸을 쥐어짜며 자운의 금지 약물로 가속한 악목람을 도로 추월했다. '나는 우자랑 같이 십대 명문고에 갈 거야!' 승부는 마지막 스퍼트에서 갈렸다. 옥성한 1위, 장우 2위. 그런데 결승선의 장우는 뜻밖의 수확을 셈하고 있었다. 대결의 압박 속에서, 원래 며칠이 걸렸을 심장의 한계 돌파가 단숨에 이뤄진 것이다. 대가는 심장 근육의 마모 —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대량의 영양과 음식이었다. 한편 3관문을 전승한 옥성한의 누계는 200점 만점, 장우는 191점. 배점 150점짜리 마지막 힘 관문에서 9점 이상 앞서야 총점이 뒤집히는 계산이 나왔다. ==== 하늘을 떠받치다 (113장~117장) ==== 뷔페에서 폭식 중인 장우에게 주철진과 남영이 찾아와 "적당히 참여만 하라"고 경고하고 갔다. 자운과의 거래가 있었던 것이다. 장우는 장편편에게 전화를 걸었고, 답은 명료했다 — 이기면 선운 기술을 받았다고 인정하고 돈을 받아라. 그리고 장우는 백진진에게 약속했다. 우승하면 상금으로 흉터 제거 비용을 내주겠다고. 곤허 최고의 친밀 사교, '병원에서 한턱'이었다. 백진진은 이 한 시간 반은 소화와 체력 회복만 하면 되니 진영근이 필요 없다며 그것을 장우에게 넘기고 화장실 앞을 지켰고, 장우는 변기 칸에서 혼원단과 적수혼원기로 심장을 회복시켰다. 힘 관문 천공주는 1,000에서 10만 킬로그램까지, 3라운드에 걸쳐 목표 중량을 비공개 신고하고 5초를 버티는 시험이었다. 3라운드의 무대는 도박판이 되었다. 백진진은 8050킬로그램 — 흉터 몇 개가 터져 핏물이 몸을 물들였다. '이번엔 우자가 의료비를 대준다니, 나도 드디어 좀 마음 놓고 싸울 수 있게 됐지. 엄마의 이 상처, 네가 의료비 대줄 거라 믿는다.' 악목람은 카메라 앞에서 약제를 하나씩 보여주고 주입한 뒤 9000킬로그램을 버텼고, 다리뼈가 부러진 채로 광고 멘트를 끝까지 마쳤다. 옥성한은 더 큰 숫자를 신고하려다 전화에 붙들렸다. "성한아, 네 몸이 이미 네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 너의 모든 것은 아버지의 것이고, 넌 네 것이 아닌 자산과 돈을 소모할 권리가 없어." 이설련의 제지에 그는 휴대폰을 으스러뜨리고 10001킬로그램에서 멈췄다. 이어 무대에 오른 웅문무의 머릿속에는 아버님의 지시가 맴돌았다. 부상은 좋은 것이다, 상처가 깊을수록 회복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으니. 번식 기지의 선별 앞에 속수무책이던 33456호는 이제 아니었다. '지금의 나는 이미 책을 읽었고, 선도를 닦았으며, 고등학생이야! 지금의 나는…… 하늘을 떠받칠 수 있어!' 근육이 터지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10800킬로그램이 버텨졌고, 카메라들이 그의 상처가 아무는 과정을 담으러 몰려들었다. 환호 속에서 무대의 천공주에 새 숫자가 떠올랐다. 12531킬로그램. 장내가 얼어붙었다. 무대에 오른 장우는 연기 대성급 배달원 편으로 시켜 둔 약제 세 개를 느긋하게 주사하고 — 왕해는 저게 무슨 약이냐고 새파랗게 질렸지만, 그냥 흔한 약제였다 — 천무연심결의 완전 집중에 들어갔다. 세상이 흑백으로 변하고, 눈에는 하늘 기둥과 제 육체만 남았다. 내려오는 압력 앞에서 그는 블록을 조립하듯 온몸의 힘을 재배치했다. 팔은 이렇게 버티면 안 돼, 힘을 이끌어야 해. 허리는 흘려보내야 해. 다리의 압력은 분산시켜야 해. 그 극한의 몰입 속에서 10급 공법들이 가져다준 기술 — 끌어당기기, 이동시키기, 힘 흘리기, 폭발시키기 — 이 하나로 융합되었다. '느낄 수 있어…… 볼 수 있어…… 모든 힘을…….' 12531킬로그램이 어깨 위에 얹혔다. 1초, 뼈에 금이 갔다. 3초, 내장에서 출혈이 시작됐다. 5초 — 입가와 눈가와 코에서 피를 흘리며, 장우는 웃었다. 무대 아래에서 옥성한은 드러난 근육 하나하나를 훑어보다 인정했다. 자신이 졌다는 것을. 달려온 왕해는 상처를 살피고 숨을 들이켰다. 온몸이 다쳤는데 전부 중상의 경계선 아래였다 — 상처를 제어한 것이다. "이 장우라는 녀석, 내 지도 경력 이래로 만난 학생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나고 가장 값비싼 학생이다." 총점이 발표되었다. 1위 장우 341점, 2위 옥성한 338점, 3위 악목람 324점, 4위 송해룡 322점, 5위 백진진 320점. 그런데 우승 전화를 받은 장편편의 목소리에는 딴소리가 섞여 있었다. 자운의 실권자 악경진이 방송인 강산을 붙여 장우를 '절세천재'로 띄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능이 뛰어날수록 신기술 광고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 칭찬이 광고비를 깎는 역공이었고, 장우는 칭찬이라는 것이 이렇게 귀에 거슬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럼 아진은요? 5등인데, 그녀를 위해서도 광고를 따낼 수 있을까요?" 전화 끝에 장편편이 덧붙였다. "오늘 돈이 얼마가 들어오든, 일단 쓰지 말고, 전부 대출 갚는 데 쓰지도 마. 두 달도 안 남았어. 나도 대학에 가야 해. 오늘 밤에 한번 보자." ==== 대변인 (118장~119장) ==== 백룡과의 계약이 체결되었다. 장우 모델료 연 60만 위안에 백진진 총 40만 — 조건은 유사 요근 개조를 받았다고 인정하고, 부인하지 않고, 타사 기술을 쓰지 않는 것. 받은 적도 없는 개조의 대변인이 된 두 사람의 인터뷰에 학생들이 선운 부스로 몰려갔고, 개조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조천행에게 장우는 계약 조항에 묶인 권장 답변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복희는 이 신기술 열풍의 구조를 강의했다. 신기술은 1~2년, 길어야 2~3년 치 수련을 앞당겨 쥐어짤 뿐, 대학 정원도 경지의 상한도 그대로다 — 늘어나는 것은 부채뿐이고, 10대 종문과 회사들이 합심해서 가지고 노는 판이라고. 옥성한이 숭양 휴게 구역까지 찾아온 것은 그다음이었다. 백진진의 휴대전화 친구 자리 값을 흥정해 — 500위안을 부르자 돌아서려 했고, 100위안에 낙찰됐다 — 친구가 된 그는 장우를 시간당 1만 1천 위안의 실전 훈련 상대로 계약했다. 뒤에 밝혀진 속사정이 걸작이었다. 금단 제자 옥성한의 소비는 전액 사저 이설련의 승인제, 월 용돈은 5천 위안 — 연습 상대 계약은 1만 5천으로 보고하고 차액을 챙길 수 있는, 그의 유일한 학비 횡령 기회였던 것이다. 이설련은 승인 전화를 끊으며 성화진인과 한마디를 주고받았다. 당시 좀 얕봤다고, 자원이 제자 한 명분뿐이라 최고 한 명만 골랐다고. 송해룡과 악목람도 연달아 연습 상대를 신청해 장우의 스케줄이 꽉 찼고, 백진진이 대타를 자청했다. 그날 밤 다리 밑에서, 대회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장편편이 물었다. "장우, 너에게 기회를 준다면, 두 달 뒤에 나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갈래?" ==== 미안해, 아진 (120장~123장) ==== 만법대학 천재반 — 10대 명문대가 고1 중에서 파격 선발하는 조기 입학 과정으로, 주 대상이 2층 고1이라 1층에서는 존재조차 모르는 길이었다. 최근 성적이면 장우는 다가올 도심 경연 3위 안에 들고 도술만 보강하면 지원 조건을 채울 수 있다고 했다. 장우의 첫 질문은 이것이었다. "누나, 그럼 아진은요?" 장편편은 고개를 저었다. 기준 미달. "빽을 써서 시험 자격이라도 살 수 없어요?"에는 곤허의 철칙이 돌아왔다. "계층을 뛰어넘는 문제에 있어서, 곤허에는 거스를 수 없는 규칙이 많아. 한 층 한 층 위로 올라가려면, 성적과 시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백진진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자. 너희가 먼저 2층 곤허에 가서 선발대 역할 좀 해줘. 2년만 더 지나면 나도 올라갈게."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아우더러 대학 갈 기회를 포기하고 같이 남아 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장우 쪽에서는 마음속에 한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 10대 명문대 로드맵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의식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 압박 속에서 장우는 의식이 하지 말라는 말을 기어이 꺼냈다. "아니면…… 제가 남는다면, 누나는 저와 아진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10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목걸이의 사신은 욕을 퍼부었다. 백진진을 못 데려가면 딱 좋잖아, 걔를 죽이고 영근을 빼앗아. 애써 태연한 척 만류하는 백진진에게 장우가 말했다. "넌 갖고 놀리다 죽을 거야, 아진. 만약 우리가 다 떠나고 너 혼자 여기 남는다면, 넌 저놈들한테 갖고 놀리다 죽을 거라고." 그것은 그녀가 애써 외면하던 사실이었다. 백진진은 얼음 호수 속으로 가라앉았다. '미안해, 우자. 내가 너무 쓸모없어서, 정말…… 정말 이대로 널 보내라고 말할 수가 없어.' 장편편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장우의 한기는 깊어졌고, 마침내 귓가에 초읽기가 울렸다 — 5, 4…… '미안해, 아진. 하지만 내가 억지로 남으려고 하면, 이 의식에 죽임당할 뿐이야.' 카운트다운이 끝나기 전에 수락하려던 그 순간, 장편편이 한숨을 쉬었다. "에휴, 그럴 줄 알았어. 너희 둘 정말…… 꼭 같이 가야겠니?" 그렇게 숨겨진 길이 열렸다. 고등학생 축기 자격증 시험. 상층의 초부호들이 후손을 위해 만든 고교생용 축기 정원을, 천정이 고집해 각 층에도 배분한 제도 — 다만 1층에서는 최상위 세력들이 수십 년에 걸쳐 소식을 은폐하며 독점해 와서, 교사들 대부분도 모를 것이라고 장우가 의심할 만큼 잊힌 시험이었다. 1층 정원은 연 4명. 도심, 법력, 체육, 무공 네 분야의 최강 고등학생 한 명씩에게만 주어지고,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전원 신분을 숨긴 채 팔부정신이 직접 집행한다. 그리고 자격증만 따면 — 수능 600점 이상으로 10대 명문대 어디든 무면접 입학. 남은 고교 생활 동안 실력과 목적을 드러내지 않고, 부자들의 포위망을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었다. 일정은 6월 중순 접수, 8월 1차, 10월 2차, 이듬해 1월 최종. 기회는 고교 3년간 두 번뿐이었다. 반신반의하던 복희가 돌연 찬성으로 돌아섰다 — 지하 3층 사신왕의 만찬에서 들었다는 천정 개혁 투쟁의 비화까지 곁들여서. 그녀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압박이 커지는 환경일수록, 자신의 인도에 따라 장우가 사신 사냥에 나서게 만들기 쉬워진다는 계산이었다. 장우가 잔류를 결심하자 백진진의 얼음 호수가 녹았고, 뱃속의 진영근까지 진동했다. '아우, 오늘부터 넌 내 마음속 호감도 순위 영원한 1위야. 나랑 천하제일 친한 사이, 매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정원이 분야당 한 명뿐이라 두 사람은 겹치지 않게 갈라섰다 — 백진진은 무공, 장우는 체육. 장편편의 자금 지침이 떨어졌다. 상금과 모델료로 대출을 갚지 마라. 갚기는커녕, 가능하면 더 빌려라. 앞으로 8개월, 모든 돈을 실력에 쏟아부어라. "내가 가기 전에, 어떻게든 너희를 좀 더 엄호해서, 더 강해질 시간을 벌어줄게. 난 만법대학에서 너희를 기다릴게." 다음 날 새벽, 학생회가 교문 스크린에 띄운 장문의 재능 칭송 글 — 상업 가치를 깎는 공작이었다 — 에 분노하던 길에, 장우는 사신에게 물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아직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네. 머릿속에 맑은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날 복희라고 부르면 돼." ==== 공법, 집 구하기, 악목람 (124장~130장) ==== 세후 30만 위안의 우승 상금이 들어오자마자 지출이 시작되었다. 복희가 골라 준 전문가급 토납법 대일기해 사용권에 12만 — 빛을 흡수해 법력으로 제련하는, 연기 중기에나 손대는 공법이었다. 피동 토납이 돌아가면 몸이 주위의 빛을 삼켜 시커먼 그림자 덩어리가 되었고, 10급 보너스는 빛을 쬘수록 빨라지는 신진대사 — 대가는 그만큼 깎이는 수명이었다. 곳곳이 함정인 곤허에서 그 정도 결함은 이미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어서 3만짜리 심법 잔우사신심결. 사지 끊긴 소를 관상하는 전문가급 심법의 사용자 평점은 1.1점 — 플랫폼이 0점을 막아 놓아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무한히 0에 수렴했을 물건이었다. 본래 장애를 입은 수사의 고통을 덜어 주려 만들어진 심법이, 위험 직종 노동자들에게 "몸이 아무리 상해도 긍정적으로 일하게 해 주는" 필수 공법으로 오용되며 받은 평점이었다. 집도 뜻밖의 경로로 해결되었다. 유료 대련이 정례화된 악목람이 자기 옛 아파트를 월 2,000위안에 내놓은 것이다 — 조건은 대련 장소 제공, 그리고 60평 중 30평이 그녀 전용 화장실이라는 것. "이 집의 본체는 사실 네 학교 밖 화장실인 거지?" 전자 임대 계약이 체결되며 도시 간 통행 허가증의 요건도 채워졌다. 대련 쪽에서는 그녀의 땀이 문제가 되었다. 초월 대사 수술이 배출하는 고농도 약물 잔류물 — 피부에 닿기만 해도 체력과 법력이 차오르는 물건이라, 백진진은 물병을 쥐여 주며 수집을 명령했고, 장우는 부잣집 아가씨의 땀을 받아 담는 자신의 처지에 굴욕을 삼켰다. '젠장…… 가난…… 정말 견디기 힘드네.' 백룡고중과의 대련 체제도 열렸다. 방요근육이 없으면 최하위라는 수인들의 서열, 숙제를 못 내게 하는 것이 최고의 징계인 학칙, 학업 스트레스로 조로한 고3들을 지나 연공방에서 옥성한이 규칙을 제시했다 — 법력 금지, 순수 육체전, 다치게 한 쪽이 치료비 배상. 그는 8급 용상붕산장을 전력으로 휘두르며 장우의 운경과 발력을 노골적으로 관찰·모방했다. 장우를 숫돌로 삼겠다는 속셈이었지만, 장우의 우서에도 용상붕산장 0급이 등록되었으니 피차일반이었다. 대련보다 인상적인 것은 금단 제자의 생활 철학이었다. 광고 링크를 눌러 부적 할인 쿠폰을 모으라고 권하고 — "매일 광고 몇 개 보고 부적 할인 쿠폰 모으는 것, 그것도 부적 수련의 일종이야" — 정산 때는 3만을 보낸 뒤 "실수로 좀 더 보냈네. 내 다른 계좌로 좀 옮겨줄 수 있을까?"라며 8천을 회수해 갔다. 어록도 남겼다. "곤허에서 가장 넘쳐나는 게 부자고, 가장 부족한 게 돈이야. 나 같은 강자라도, 돈 아끼는 법을 배워야 해. 한 푼 아낄 때마다, 내 기반과 잠재력을 높이는 거라고." 4월 하순, 대일기해가 10급에 올랐고 잔우사신심결이 뒤를 이었다. 백진진도 파체검기 10급에 무형검술 — 검기와 살기와 소리를 숨기는 암살 검술 — 을 더했다. 겉으로는 예전처럼 웃고 떠들었지만, 그녀의 속은 조급했다. '4개월 안에 고3 수준에 도달해야 해. 도심 6급, 법력 70, 육체 강도 7.5 이상…… 다시는, 아우가 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한마디도 못 하는 일이 없도록!' 복희는 26만 남은 잔고 앞에서 다음 지출을 열거했다. 혼원단 월 30만, 영맥 대여, 영계 공간 대여…… 침묵하는 장우를 보며 그녀는 속으로 셈을 굴렸다. '언젠가는 네가 참지 못하고, 먼저 사신 사냥을 제안할 때가 올 거야.' ==== 새로운 약품 경로, 선운의 모델 (131장~134장) ==== 악목람이 약품을 정가의 80%에 대 주는 경로를 열어 주었고, 약값을 아낀 만큼 수련이 빨라졌다. 선운그룹 본사로 모델 촬영을 하러 간 날 — '태아 근육 강화반', '노인 수명 연장반', '의료 보험 파괴자 양성반' 포스터가 늘어선 복도에서 — 두 사람은 낯익은 얼굴 앞에 멈춰 섰다. 부주진신밀권, 동부 12개 도시 연합고사 부주 1등 장편편의 첫 번째 선택 교재. 일반판 888,888위안. "아진, 이거 8이 몇 개야? 나 계산이 안 돼." 누나는 어떻게 부주를 그 수준까지 끌어올렸을까 — 장우의 질문에 복희가 내놓은 답이 신도(神道)였다. 팔부정신이 일찌감치 주목한 인재와 계약을 맺고 육성하는 길. 자원과 신의 가르침을 받고, 부주의 매개변수를 고치고 전용 부주까지 만들며, 대출 한도가 높아 싸우다 말고 돈을 빌려 강해지는 '대출 성체'가 된다. 대가는 — 대학 졸업 후 팔부정신에서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무급 신직 근무. 그리고 자격 요건이 하나 더 있었다. "반드시 가난뱅이여야 해. 부자가 타고나는 것뿐만 아니라, 소나 말처럼 부려 먹히는 것도 타고나는 거야." 원래 몸의 기억 속에서, 누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변하기 시작했었다. 복희는 장우에게 말하지 않은 추정을 하나 품었다 — 장편편이 계약한 정신은 아마 대신급, 10층 이상의 신직 안배와 관련된 존재일 거라고. 교실에서는 담임 소해봉이 자운의 초월 대사 수술을 홍보하고 있었다. 대출 알선까지 겸한 영업에 전심과 조천행이 서명했고 — 전신 개조 수술은 서로 충돌해서, 두 사람 다 하나만 고를 수 있었다 — 땡땡이가 일상이 된 장우와 백진진을 소해봉은 묵인했다. '한 달 반만 지나면 장편편은 떠나. 그때 가면 자연히 저 두 녀석을 손봐줄 사람이 있겠지.' 다만 4대 그룹이 일제히 움직이는 신기술 보급의 물결에는 그도 의문을 품었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정말 주인님이 말씀하신 대로……?' 한편 악목람 부재일의 약물 주사는 백진진이 구룡침법으로 대신했는데, 침법의 부작용으로 감각이 민감해진 장우는 그녀의 포옹 한 번에 허리를 숙였고, 뿌리를 잘라야 하는 이유를 재차 절감했다. ==== 번식 기지 (135장~137장) ==== 법력과 도심이 부족했다. 영맥이 필요했다 — 그리고 영맥은 홍탑목업이 경영하는 영기 생태계 보호 구역 안에 있었다. 입장료는 5위안. 들어가는 순간부터 공기 1세제곱미터에 1,999위안, 물 1리터에 2,888위안, 영기 1단위에 3,999위안이 몸에 붙은 요금 측정기로 계량되었다. "이따 들어가서 숨 좀 적게 쉬어. 너무 비싸." 영맥 셋은 전부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는 남의 구역이었고 — 두 사람의 지갑으로는 외곽 요금조차 감당이 안 됐다. 그때 대련 상대였던 웅문무가 거래를 제안했다. "내가 알아봤는데, 너희 둘 아주 가난하지? 너무 부자인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 그가 안내한 곳은 보호 구역 가장자리의 번식 기지였다. 요수 어미에 진룡의 혈맥을 심어 용족 요예를 생산하는 시설 — 부화기보다 요수 어미가 저렴해서 채택된 방식이라고 했다. 부화실의 코 고는 요곰을 가리키며 백진진이 웃었다. "저 곰이 예전에 개조하기 전의 너 같지 않아?" 웅문무는 담담하게 답했다. "저분은 우리 엄마야." 신생아 구역에서는 약물 주사를 견디지 못하는 유아가 탈락했고, 학습실에서는 요예 유아들이 홍탑목업 입사 교육 유아용 버전을 시청했으며, 체조 구호가 울렸다 — 손잡고 앞으로, 함께 미래를 창조하자, 아버지의 사랑의 빛, 너와 나를 비추네. 완제품실의 열일곱 살들은 전기 충격 목걸이로 잠을 쫓고, 발에는 책상과 연결된 쇠사슬을 차고, 숙제를 마칠 때마다 자동 급식기가 밥을 주는 환경에서 진학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번식 빚을 짊어지는 아이들 — 그런데도 매년 평범한 사람들이 제 아이를 넣어 달라고 항의하러 온다고 했다. 부화실에만 영맥 파이프가 있었고, 열쇠는 기지의 유일한 직원이 쥐고 있었다. 판다 요예 안안 — 웅문무에게 글자를 가르쳐 준 누나이자, 8년 연속 보호 구역 최우수 직원. 수상 포스터의 문구는 이랬다. '가장 싫어하는 날은 매년 2월입니다. 그 달은 28일밖에 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꺼이 회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보호구역 임금 삭감 1호가 되겠습니다!' 회사 이익을 팔 수 없다는 그녀 앞에, 웅문무는 거구를 꿇었다. "누나, 저 탈락하게 생겼어요." 경시대회에서 자신을 이긴 장본인들이라며 장우와 백진진을 가리켰고, 두 사람은 눈짓에 맞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영맥만 쓰게 해 주면 다음 대회에서 져 주고 무료 과외까지 해 준다는 각본 — 영상으로 동생이 두들겨 맞는 장면까지 확인한 안안은 두 손을 모아 빌었다. "돈은 얼마면 될까요? 제가 대신 낼게요." 장우가 피식 웃으며 부른 값은 시간당 1만 위안 — 월급 2,000위안인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백진진이 옆에서 거들었다. 돈을 못 내겠으면 영맥이나 쓰게 해 달라, 한 시간 쓰고 나오면 한 시간 과외를 해 주겠다고. 거래가 성립되는 순간, 안안은 자신의 회사원으로서의 영혼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다음 날부터 부화등과 영맥과 진영근과 10급 대일기해가 겹친 수련이 시작되었고, 효율은 한계까지 치솟았다. 웅문무가 이 거래로 버는 돈의 용처는 따로 있었다 — 번식 기지가 녹주그룹에 매각되기 전에, 안안의 번식 빚을 갚아 그녀를 빼내는 것. ==== 장편편과의 작별, 접수 시작 (137장~140장) ==== 6월, 수능이 왔다. 도시 전체가 통제되고 학교마다 외부인이 금지되었으며, 암학방마저 과외를 중단했다. 수능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편편의 전화가 걸려왔다. "나 곧 떠나. 다른 부자들은 당분간 위협이 되지 않아. 지금 너희에게 가장 깊은 적의를 품고 있는 건 주철진과 남영이야." 당부가 이어졌다. 층간 왕래는 철칙으로 막혀 있다 — 다시 만난다면 위에서다. "동생아, 난 위로 올라가고 싶어. 그래서 내 시선은 오직 위만 향할 거야. 뒤돌아보지 않을 거야." 장우는 주먹을 쥐고 답했다. "누나, 내가 반드시 따라잡을게!" 그리고 곧바로 유산을 졸랐다. 못 가져가는 거 없어? 집이나, 차나. 옆에서 백진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 승천하는 할머니에게 유산을 조르는 착한 손자 같았다. 남겨진 것은 부적 세 장이었다. 계좌를 얼리는 동결부, 1분 안에 순찰대 무장 병력을 부르는 뇌명부(신고 1회 최소 1만 위안), 토지신을 태우고 달아나는 신행부(킬로미터당 3천 위안). 부적은 숭양시 순찰대 대장에게 맡겨 두었으니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했다. 마지막 당부들은 이랬다. 절대 밤에 혼자 그 사람을 만나러 가지 마라. 계속 외주 직원으로 일하고 정식 계약은 하지 마라. 대출은 서둘러 갚지 마라 — "빚이 얼마나 많은지가 실력의 척도가 되기도 하니까." 그리고 내 이름 팔면서 사고 치고 다니지 마라. 접수 전날 밤이 곧 그녀가 승천대에 오르는 날이었다. 목적지를 숨기려 천태성 경유 열차를 기다리던 대합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나 먼저 간다. 프로필 사진이 회색으로 변했다. 2층에 오르기 전까지는 다시 연락할 수 없는 이별이었다. '다음에 만나는 건, 아마 2년 뒤겠지. 다행히 아진이라도 있네.' 고개를 돌리니 백진진이 장우 몫의 도시락까지 먹고 있었다. "아진? 너 왜 내 것까지 먹어?" 열차가 선도성에 접어들자 차창 너머로 두 개의 도시가 나타났다. 흰색과 금색 상서로운 구름 위의 상성 — 부자들이 '곤허 1층 반'이라 부르는 공중 도시 — 과, 그 그림자에 가려 매일이 밤이 된 하성. "돈만 벌면 됐지, 낮이든 밤이든 무슨 상관이야?" 역 구내의 물가는 도시락 한 통 100위안, 물 한 병 10위안, 그리고 외장형 영근 스타킹 5,000만 위안이었다. "네가 저거 신으면, 너도 영근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신으려면 네가 신어야지. 그리고 진영근을 나한테 넘겨." 접수는 각자 화장실 칸에서 이뤄졌다. 로그인 비용 1,000위안이 빠져나가는 순간 바닥이 꺼졌고, 정신을 차리니 사무실이었다. 접수비 3만 위안, 천약동계대신의 증언 아래 비밀 유지 계약 — 시험 정보도, 참가 사실도 발설 금지, 환불 불가. 서명을 마친 장우의 잔고는 1만 위안 남짓이 되었고, 55번 수험생 번호표가 붙었다. 그리고 통보가 떨어졌다. 올해부터 시험이 개혁되어, 접수에도 테스트가 있다. 대기 홀에는 낯익은 얼굴이 하나 있었다 — 옥성한. 이설련에게 "10만 위안 보내줘"를 치고 있던 그는, 분위기도 익히고 경비 처리도 할 겸 왔으며 진짜 기회는 내년이라는 계산이었다. 나머지 90%는 선도성 토박이들이었다. 회사 책임자가 강의하고, 정신(正神)이 도술을 가르치고, 학생마다 황건역사 대련 상대가 붙는다는 이 도시의 최상위 고등학생들 — 그 정점에 부적 연구에 미쳐 있는 야능소와, '곤허 1층 최강 고등학생'으로 불리는 운경이 있었다. 접수 테스트는 금속 문이었다. 3초 안에 아홉 가지 장력을 정해진 순서로 치고 문을 밀어 연 뒤, 안쪽의 도심 테스트까지 통과해야 접수 완료. 운경이 0.64초, 야능소가 0.65초에 문을 열고 사라지는 것을 보며 장우는 전례 없는 압박을 느꼈고, 백진진의 마음속에는 처음으로 도피의 유혹이 스쳤다. '올해 져도 괜찮아, 내년에 또 기회가……' 다음 순간 그녀는 잡념을 억눌렀다. '어쨌든, 전력을 다하자.' 장우는 2.3초 만에 아홉 장력을 아홉 위치에 때려 넣고 문을 밀어 열었고, 어둠 속에서 달려드는 괴물 무리를 용기로 뚫은 뒤 화장실 칸으로 되돌아왔다. 접수 완료를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머리가 멍했다 —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친 것 같은데, 짚으려 하자 사라지는 느낌. 고개를 흔들며 화장실 문을 나서자마자, 그는 누군가의 손에 맞아 정신을 잃었다. ==== 장우, 가치 평가 ??? (141장~144장) ==== 기절의 정체는 시험 개혁의 마지막 항목, 도심 테스트였다. 수험생을 환상에 밀어 넣고 '포기 가격'을 재는 시험 — 시험관은 접수 사무실의 그 중년 여인, 사방유신 6등급 신령 등병정이었다. 그녀의 평가 체계에서 사람은 신처럼 등급이 나뉘었다. 고등학교 학력조차 없는 자는 먼지, 학력은 있으나 예금이 대여섯 자리에 그치는 자는 개미, 연기 정점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자는 소나 말 — 대학을 나와 회사에 취직해야 겨우 사람이었다. 빚 70만에 예금 다섯 자리인 장우는 개미였고, 등병정은 시작도 전에 실패의 낙인을 찍었다. 수많은 세월의 경험이 말해 주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을수록 더 강하고, 압박에 더 잘 견디고, 유혹에도 더 잘 저항한다고. "개미에 관해서는…… 하아, 원래 돈도 없는데 무슨 수선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환상 속의 개미가 이상하게 굴었다. 상성의 대저택에서 눈을 뜬 장우는 교룡 요리를 앞에 두고 합성 식품을 시켰고, 영기 농도를 낮춰 달라 — 아예 꺼 달라 — 고 요구했다. 관전하던 소신들이 술렁이자 등병정이 해설했다. 두려워하는 것이다, 숨 한 번 더 쉬고 고기 한 점 더 먹었다가 파산할까 봐. 주머니에 1만 위안 남짓을 쥐고 선도성 상성에 서 있는 기분은, 피 한 방울 남은 상태로 적진에 나타난 것과 같았다. 유혹의 단계가 올라갔다. 여자 용로 여섯이 거절당하자, 시험관들은 취향 문제인가 싶어 잘생긴 남자 용로 열 명을 붙였다 — 그것도 거절당했다. 다른 수험생들은 하나씩 가격이 매겨졌다. 옥성한은 "성화진인에게서 계약을 사 오겠다"는 제안에 무너져 13억 — 등병정은 그의 아킬레스건을 기록했다. 금단 때문에 성공하고, 금단 때문에 망한다. 다음은 백진진. 유혹에 흔들리던 그녀가 내놓은 마지막 요구는 이것이었다. "저에게 제시한 조건, 장우에게도 똑같이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축기 시험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우는 축기 시험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세요." 자기 시험 기회를 희생하는 수락 — 천재반 기회를 버리고 남은 장우가 끝내 실패하면 어떻게 마주하나 하는, 그녀가 내내 외면해 온 공포에서 나온 계산이었다. 평가액 6억 곱하기 2, 12억. 운경은 쇠락한 가문의 회생 자금에 50억으로 수락했고, 야능소는 모든 유혹에 무반응하다가 호감부의 인체 사용법을 요구하며 그것을 직접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 이름이 나온 순간 — 등병정이 만민부 1층 자료실에서 열어 본 장편편의 자료에는 조작의 흔적이 있었고, 진실에 다가가려던 그녀는 전례 없는 위기감에 스스로 물러났다. 곧 만민부의 지시가 내려와 야능소의 평가는 55억으로 조정되었다. 장우만은 끝까지 값이 매겨지지 않았다. 무한히 치솟는 제안 앞에서 그가 부른 값 — 1차 시험에 바로 축기증을 따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 더 좋은 대우, 더 높은 자리, "아, 그리고 이 일에는 백진진도 포함시켜야 한다" — 은 유혹의 한계를 넘어 있었다. 등병정은 기록했다. "장우, 가치 평가 미지???, 도심 테스트로 한계 측정 불가." 우수자 넷에게는 윗선의 포상이 내려왔다 — 장우 30만, 백진진 15만. 다만 무이자 '대출'이었고, 60개월 분할 상환이었다. 기차역 화장실 칸에서 깨어난 두 사람은 귀로 열차에 올랐고, 복희가 죽은 물건으로 위장한 채 무사히 동행했음이 확인되었다. 선도 놈들의 수준을 본 장우가 결론을 내렸다. "아르바이트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큰돈을 벌려면, 역시 대출에 의지해야 한다." 백진진이 받았다. "그거야 당연한 소리지. 아르바이트로 부자가 될 수 있었으면, 우리가 아르바이트할 차례도 안 왔겠지. 해봐, 우자! 한 번에 우리의 선도 잠재력을 완전히 대출받자!" 상환 실적과 성적으로 한도가 불어 있었다. 장우가 100만, 백진진이 90만을 더 빌렸다 — 장우의 누적 원금은 170만, 월 상환은 4만 5천이 되었다. 계좌의 130만을 보며 장우는 감탄했다. '나는 지금 곤허에 점점 더 동화되어 가고 있구나.' 몸을 단련하려면 약을 맞아야 하고, 수선을 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한다. ==== 남령을 모욕하다 (145장~151장) ==== 돈은 곧장 수련으로 흘러갔다. 연공피 10만, 용상붕산장 사용권 20만, 보호 구역과 악목람의 약제 — 그리고 7월 초, 1차 시험 한 달 반 전에 학생회가 움직였다. 장편편이 지목한 그대로였다. 남영이 2학년들을 이끌고 1학년 실전 수업에 '교류 지도'를 왔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던 조천행이 발각되어 2학년 주가에게 엉덩이만 골라 걷어차이는 굴욕을 반복당했다. 항의하던 전심이 다음 표적이 되려는 순간, 백진진이 먼저 출격했다. 기습으로 열고, 회피로 약을 올리고, 도발로 평정을 깎는 싸움 — 무도 교사 뇌균이 옆에서 실황 해설을 붙였다. 훌륭한 기습이다, 훌륭한 모욕이다, 기습·도발·모욕은 모두 이론 시험의 중점이다. 해설 자체가 남영의 멘탈을 깎는 구조였다. 마무리로 백진진은 검기로 남영의 가슴에 세 글자를 새겼다 — 전문대생. 남영은 근육을 문질러 글자를 지우며 이성을 잃었다. 수련장 밖에서 장우에게 "너의 주인 장편편"과 "개"를 입에 담았던 주철진이 안으로 들어섰다. 학생회 간부를 모욕한 것은 교육 질서 파괴라는 그의 논리에, 장우가 걸어 들어와 되물었다. "우리 숭양고중의 정신이 언제부터 다른 학생을 모욕하면 안 된다는 거였습니까? 점수 높은 학생이 점수 낮은 학생을 모욕할 수 있는 것, 성적이 좋으면 모든 게 용서되는 것. 이게 바로 우리 숭양고중의 정신 아닙니까?" 경연 입상 경력도 없는 남영이, 무도 4위·체육 5위의 백진진에게 모욕당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장내의 전원이 — 모욕해 본 자도, 모욕당해 본 자도 — 속으로 끄덕였고, 남영은 성적 좋은 놈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남은 것은 2학년 1등의 실력 행사뿐이었다. 장우는 판을 더 좁혔다. "오늘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막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고, 선배님의 열 수를 맨몸으로 받아내겠습니다." 격노한 주철진이 값을 올렸다. "세 수 안에, 널 바닥에 처박아 주마." — 지구전으로 가면 못 이길 상대를, 세 수짜리 단기전으로 바꿔치기한 협상이었다. 주철진의 상천동기장 — 시체의 음한 살기를 심법 상옥결로 진압해 익히는 주씨 가문의 전승 공법으로, 그 가문은 숭양시의 시체 처리 사업으로 호족이 된 집안이었다 — 이 하늘을 뒤덮었다. 장우는 심법을 천무연심결에서 잔우사신심결로 갈아 끼우고 세 수를 통째로 받아냈다. 그리고 네 번째, 힘이 실리지 않은 양손을 내미는 척하다 무릎으로 복부를 들이받았다. "선배님,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팔을 살짝 당기자, 참았던 것이 터졌다. 2학년 1등이 대중 앞에서 바닥에 한 무더기를 토했다. 복희의 전술이었다 — 저런 부잣집 놈들은 하루에 열 끼도 먹을걸, 어설프게 다치게 하는 것보다 사람들 앞에서 토하게 만드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뇌균이 세 수 종료를 선언해 싸움을 끊었고, 학생회는 즉석 함구령을 내렸지만 거꾸로 재생된 움짤은 이미 유통되고 있었다. 보복은 오지 않았다. 오기 전에 얼어붙었다. 장우가 장편편이 남긴 동결부를 쓰자 주철진의 계좌가 동결되고 세무 조사 통보가 날아들었다 — 실행자는 장편편의 인맥인 순찰대 대장이었지만, 주철진은 "미지의 배후 세력"으로 오판하고 가문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복을 미뤘다. 그 소강 속에서 두 사람은 한술 더 떴다. 학생회가 요구하던 도심 경연 불참을 — 돈을 받고 팔았다. 악목람, 웅문무, 옥성한의 라인을 타고 3대 고중의 실권자들과 직거래가 성사되었다. 자운 60만, 홍탑 70만, 백룡 100만(신임 백룡 학생회 부회장 송해룡의 첫 결재) — 중개를 맡은 옥성한이 수수료로 10만을 떼어 가고 각자 110만씩 손에 쥐었다. 복희는 웃었다. 내가 이 자식 수수료 챙길 거라고 했지? 그 돈은 다시 한 달 만에 수련으로 녹았고, 7월 말 장우의 수치는 법력 81.5, 육체 강도 7.52 — 백룡 3학년 초입 평균을 넘어섰다. ==== 진짜 잔우, 진짜 사신, 진짜 심법 (152장~155장) ==== 7월 말의 어느 날, 백진진의 배가 커졌다. "우자, 내 배가 좀 커진 것 같지 않아?" 아랫배에 푸른 무늬가 떠오르고, 진영근이 씨앗 모양으로 수축하더니 — 첫 진화가 일어났다. 촉수가 사라지고 뇌와 이어지며 생긴 새 능력은 '공법 추연'. 10급 무공의 10급 효과를 사용자에게 맞게 뜯어고치는 힘이었다. 고등학교 기초 검술이 하루 만에 추연되어 원래의 10급 효과인 검기 주입에 가속까지 얹혔고, 진화의 양분은 다름 아닌 장우의 10급 공법들이었다. "진영근이 이렇게 빨리 진화할 수 있었던 건, 다 네 덕분이야." 그날 그녀는 장우를 업고 과외에 출근했다. 학교에서는 주철진 굴욕담이 과장을 거듭하며 돌았고 — 자기가 토한 걸 먹게 만들었다더라 — 특수 양성 계획의 이식 수술로 얼룩덜룩한 자색인이 된 신임 학생회 부회장 하대유가 요수 고기 네 접시를 들고 와 화해를 청했다. 경쟁 관계를 끝내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 그다운 손익 계산이었다. 옥성한의 주선으로 두 사람은 영계 공공 구역의 문도당 — 곤허 1층 전체의 부유층을 상대하는 선운그룹의 도심 보충 수업 기관 — 에 들어갔다. 등록된 심법에 맞는 환상을 생성해 사상의 숙성을 몇 배로 가속하는 교실. 옥성한은 천무연심결로 파업 진압 보안원이 되었고, 백진진은 한백빙심결로 악덕 사장이 되었으며, 장우는 잔우사신심결로 중병 노동자가 되었다. 임금이 깎이고, 병들고, 해고 통보로 희망이 완전히 꺼진 순간 — 장우의 관상 속 사지 끊긴 소의 부러진 뿔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잔우사신심결은, 상처를 억누르며 일하기 위한 무학이 아니야. 이 심법의 더 깊은 곳에 담긴 사상은, 희망이 전혀 없는 절망 속에서도, 죽을힘을 다해 반항하고,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을 쟁취하려는 것이다!' 그는 포효하며 봉기를 이끌었다. "죽기 살기로 덤벼라!" 목숨을 건 일격 앞에 보안원들이 물러났다 — 의료비는 보상받을 수 있지만, 사람이 죽으면 아무리 많은 의료비도 소용없으니까. 그리고 사장석의 백진진은 얻어맞는 장우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심법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고, 거기서 자기만의 답을 찾았다. 싸움을 말리고, 복지를 늘리고, 월급을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감정을 억누르고 모든 것을 득실로 계산하는 것은 진정한 냉정이 아니라, 그저 인간성을 억압하는 것일 뿐이다. 실패에 직면해서도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속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 그것이 한백빙심결의 진정한 추구다.' 임금을 올린 공장은 원가 상승으로 도산했지만, 두 사람의 심법은 전례 없는 효과로 돌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문도당에서 무료 야근을 하며 고객 정보를 빼돌리는 묵천일 — 그리고 그 보고를 받는 흙수저 연맹의 '대장'. 백룡고중의 수재 송허였다. 숭양 16대 호족 송씨 가문의 몰락한 방계. 세대마다 부모의 돈을 쥐어짜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훈인 집안 — "환경을 탓하기보다 가족을 탓하라" — 에서, 도박으로 모든 것을 날린 아버지가 자신마저 담보로 잡으려 하자 한발 앞서 아버지를 본가에 담보로 맡겨 첫 종잣돈을 벌었고, 할아버지의 묘지와 시신을 팔아 — 발굴장 3급 발동! 할아버지! 나와주세요! — 두 번째 종잣돈을 만든 소년. 그리고 그 돈으로도 졸업까지 버틸 수 없다는 계산이 섰을 때, 그는 인생을 바꿀 존재를 만났다. 사신이었다. 가난한 천재들이 서로 도와 부자들의 그물을 뚫는다는 연맹의 이념 아래 회원들의 지원을 한 몸에 받아 온 대장의 진짜 계산은 이랬다 — 장우의 배후에 사신이 있다면, 그것을 사냥해 잠재력을 다시 끌어올린다. 그러면 10대 명문대 합격은 거의 확실해진다. "직접 물어보자"는 묵천일의 제안은 기각되었다. "환상은 결국 환상일 뿐이다. 현실에서 그들은 결국 부자들의 개가 되었으니, 너무 신뢰해서는 안 된다. 역시 내 방법을 쓰자." 그렇게 두 시간여를 기다린 뒤 — 현실의 어느 지하실, 가면을 쓴 송허가 기괴한 의식 속에 무릎을 꿇었다. '장우가 환상에서 나올 시간이다. 의식을 발동하여, 그의 사신을 찾아야겠다.' == 1부 고등학생편 ③: 축기시험 로드 (제156~232장) == === 개요 === 만법대학 천재반 대신 두 사람이 고른 길 — 고등학생 축기 자격증 시험. 곤허 1층의 정원은 1년에 단 4장, 도심·법력·체육·무공 네 분야의 최강 고등학생 한 명씩에게만 주어지는 자격증이다. 접수는 마쳤고, 8월의 1차 시험, 10월의 2차 시험, 이듬해 1월의 최종 시험이 남았다. 잔고는 늘 바닥이고, 시험장은 1,500킬로미터 밖 선도성이며, 상대는 태어날 때부터 조정된 선도의 괴물들이다. 이 문서는 그 반년의 수험 생활을 다룬다 — 시험과 시험 사이에 돈을 벌고, 어둠 속에서 칼을 겨눠 오는 자들을 되치고, 마침내 두 장의 축기증을 손에 넣기까지. 앞 문서 어둠의 사교육계와 특별 육성(제81~155장)에서 이어진다. === 줄거리 === ==== 장우, 의식을 발동하다 (156장~157장) ==== 영계의 문도당 수업을 마치고 아파트로 돌아온 순간, 복희가 말했다. "어라, 누군가 널 노리고 있는데?" 누군가 영계를 통해 의식을 발동해, 장우의 그림자에 그림자 벌레를 심어 놓았다는 것이다. 밤낮으로 그림자에 기생하며 정보를 수집하다가, 다음 영계 접속 때 주인에게 전달하는 도구 — 상대는 장우가 원격 제어를 받는 신도라 보고, 그를 통해 배후의 사신을 찾으려는 계산이었다. 다만 상대가 몰랐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 목걸이 속에, 한때 사신왕 바로 아래까지 올랐던 존재가 들어앉아 있다는 것. 복희의 지휘 아래 폐건물에서 역의식이 차려졌다. 법단은 의자, 제물은 반쯤 타다 만 중고 초, 인간과 신이 교감하는 매개는 핸드폰, 영기를 보존하는 신물은 손전등 두 개, 사신의 상징은 곰 인형, 의식의 원은 구리 전선. 신력 네트워크 — 팔부정신이 곤허를 관리하려 깔았다가 민간에 개방한, 부적의 기초가 되는 그 망 — 에 사신도 길을 빌려 쓸 수 있다는 설명에 장우는 감상을 남겼다. 완전히 밀입국자 같은 느낌이었다. "벌레야, 벌레야, 그림자에서 나와라! 천지신명이시여, 급급여율령!" 그림자에서 끌려 나온 검은 벌레가 터지고, 복희는 그 사신력을 삼켜 약간의 실력을 회복했으며, 벌레 몸속의 명령을 분석해 전달 경로를 알아냈다. 다음 영계 접속 때 가짜 정보를 흘리며 상대의 실력과 위치와 수하를 파악한다 — 그리고 시기가 무르익으면, 산 채로 잡아먹는다. 사신들 사이의 룰을 묻는 장우에게 복희가 답했다. "우리 사신들은 아주 이성적이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안다. 보통 약한 놈을 만나면, 바로 한입에 삼켜버린다. 강한 놈을 만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친다. 실력이 비슷한 놈을 만나면, 상대 주소를 알아내서 배달 음식을 시켜주고, 경고 한번 해준다." 8월 중순, 1차 시험 전날. 선도행 열차에서 보름간의 막판 스퍼트가 정산되었다 — 장우 법력 87.75, 육체 강도 8.06급, 도심 6급. 그리고 잔고 5만 위안. 백진진이 자기 몫을 밝혔다. "나는 4만 위안 남았어.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 우리가 이제 다음 달 대출금도 갚기 힘들 정도로 가난해졌다는 뜻이야. 그리고 최근에 약을 너무 많이 써서, 우리 약물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했어. 건강이든, 재정이든, 압박과 위험이 이미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어.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선도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었다는 뜻이기도 해. 지금의 우리는 무서울 정도로 강해졌고, 이미 두 달 전과 비교할 수 없어.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이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할 거야." 압박을 먹고 도는 두 심법 — 잔우사신심결과 한백빙심결 — 이 나란히 달아올랐고, 두 사람은 각자 남녀 화장실 칸으로 들어갔다. ==== 신비로운 장우 (158장~161장) ==== 시험장 지하 통로에서 처음 마주친 선도 토박이 대행지는, 장우를 두어 번 훑어보고 말없이 돌아섰다. 조상 대대로 선도에서 살아온 그의 눈에 선도인과 외지인은 거의 다른 종족이었고 — 상성은 '곤허 1.5층'이라 불릴 만했으니, 이론적으로 자신은 1층 사람도 아니었다 — 외지인 따위에게 허리를 펼 이유가 없었다. 다만 상성 2환 출신의 야능소 앞에서는 그 허리가 즉시 굽었다. "나 너랑 같은 학교 다니는 대행지야. 집은 북 6환에 살아. 6환 안이야, 6환 밖이 아니라." 대청에서는 선도 학생들이 시험관에게 접수 테스트 순위 공개를 요구하고 있었다 — 순위를 매기지 않으면 그게 시험이냐고, 선도에서는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교사가 신고당한다고 했다. 장우는 진저리를 쳤고 — 망할, 또 순위 매기기 왕들이네 — 백진진과 나란히 점수 지상주의를 비웃었다. "진정한 선도는 어찌 한때의 점수와 순위로 말할 수 있겠는가?" 대행지가 발끈했다. "너희 두 외지인이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해? 점수가 전부야! 순위는 한 사람이 선도의 길에서 계속 나아갈 자격이 있는지의 기준이라고!" — "사람이 점수만 보고 순위를 보지 않는다면…… 그게 태생과 무슨 차이가 있겠어?" 그리고 등병정이 순위를 띄웠다. 1등, 55번, 평가액 미지. 2등 야능소 55억, 3등 운경 50억. 장내가 조용해졌고, 모두가 영화관에서 제 자리를 찾듯 순위를 확인한 뒤 — 1등 55번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그 번호는 방금 홍바오 부적을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야능소에게 잔소리하던 외지인의 몸에 붙어 있었다. 환상을 산 채로 터뜨렸다고? 운경이나 나보다 더 부자라고? 야능소가 몸을 돌려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 너와의 경쟁을 기대하겠다." 장우는 해명할 길이 없었다 — 의식 때문에 포기가 불가능했다고 말할 수도, 실은 다음 달 대출 이자를 걱정하는 가난뱅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으니까. 백진진은 속으로 애를 태웠다. '우자! 너 지금 이렇게 크게 벌여놓으면, 이따가 정식 시합이 시작돼서 실력이 드러났을 때, 노조가 말하는 그런 광대가 될 거야!' 장우도 같은 계산이었다. '이따가 너무 창피하지 않게 할 방법이 없을까?' 1차 시험은 도심을 빼고 법력·육체·무도 세 관문, 총점 20위까지 잔류였다. 법력 시험에는 개혁의 일환으로 통일 외장 영근 '기해무애'가 지급되었는데, 장우가 손을 들고 물었다. "이 외장 영근, 어떻게 써요?" — 부자 행세가 아니라 밑밥이었다. 백진진은 속으로 감탄했다. '잘했어, 우자. 네가 그렇게 물어보면, 나는 안 물어봐도 되잖아.' 그런데 최강의 고등학생 운경이 부의 과시로 오해하고 맞받았다. "나도 평소에는 이런 영근을 잘 안 써. 시험관님, 가르쳐 주시죠." 오해는 커지기만 했다. 출력 경쟁에서 장우는 21위로 밀리자 아예 법력 운용을 멈춰 꼴찌까지 곤두박질쳤다 — 스스로를 사지에 몰아넣자 잔우사신심결이 타올랐다. '오라, 사지에 몰린 뒤에야 살아날 길이 열린다!' 무상운강으로 경맥을 감싸 포신을 만들고, 용상붕산장으로 법력을 쏘아 냈다. 자신이 한 문의 대포가 된 것 같았다 — 무상운강을 포신으로, 용상붕산장을 화약으로, 법력을 포탄으로. 순위가 30위, 28위, 21위로 치솟더니 20위의 이통운을 밀어내고 딱 20위에 멈춰 섰다. 필사적으로 추격하는 이통운 — 아버지의 실직 후 대출로 부잣집 딸 행세를 유지해 온, 계좌 잔고 -150만의 소녀. 축기증을 못 따면 아버지 회사와 맺은 내기 계약대로 회사의 자산이 되는 처지였다 — 을 몇 번이고 따돌리며 20위를 사수하는 모습을, 관전자들은 전혀 다르게 읽었다. '일부러 20위에 딱 맞춰서, 앞 순위는 넘지 않으면서도 다른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있어. 이건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야.' 야능소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재밌게 노는군." 장우는 돌아가면 다시는 조천행의 주먹질을 칭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씨발, 이런 말은 듣는 입장에서 이렇게 기분 나빴구나. ==== 폭식 (162장~165장) ==== 두 번째 관문의 이름은 폭식이었다. "강한 사람일수록 많이 먹고,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강해진다"는 등병정의 선언과 함께 합성 식품이 무한 공급되었다 — 영근이나 법력 등 육체 이외의 힘은 사용 금지(뇌의 관상력인 심법만 예외), 구토와 은닉은 축기 자격 영구 박탈. 3만 위안이나 낸 시험의 식단이 합성 식품이라는 데에 장우는 항의했지만("양념 좀 추가하면 안 됩니까?" — "안 된다. 미각을 극복하는 것은 본래 수련의 일환이며, 마찬가지로 이번 시험의 내용 중 하나다"), 먹기 시작하자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행지가 화장실 위치를 묻더니 1초에 뛰어 들어가 2초에 굉음을 내고 3초에 바지를 추스르며 걸어 나왔다 — 싸는 속도가 저렇게 빠르다니, 대체 얼마나 강인한 육체인가. 이통운은 소화관 개조 수술로 미소화 단백질을 땀샘으로 배출하며 먹었고, 신들의 판정 회의 끝에 등병정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설사. 이 또한 육체 제어의 한 표현이니, 순위대로 처리하지." 운경은 연단로처럼 삼킨 음식을 뱃속 고온으로 연화해 검은 연기를 뿜었고 — "역시 이런 최상급 학생들은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군요" — 야능소는 1년에 한 번만 화장실에 간다는 야씨 가문의 완벽한 혈맥으로 미동도 없이 먹기만 했다. 장우는 서두르지 않고 관찰했다. 폭식 영근을 잃은 몽도가 순위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백진진이 소화를 포기하고 뇌극진체로 단련된 강인함만 믿고 배를 채워 넣는 것을 보다가 — 답을 만들었다. 한 손바닥으로 제 배를 후려친 것이다. 용상붕산장 10급 발동. 장력이 피부와 위장을 꿰뚫고 삼킨 음식을 직접 분쇄·압축했다. 따라 하던 몽도는 내장 통증에 포기했다. '저 녀석의 장기는 대체 얼마나 강인한 거지?' 10급 무학들과 수많은 돌파로 얻은 육체 제어력이 전부 자기 자신을 두들기는 데 동원되는 동안, 장우는 결론을 내렸다. '흥, 법력 제어 면에서는, 내가 확실히 오랫동안 진보가 없었지. 하지만 만약 육체 제어 기술을 비교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저 선도 도련님들조차…… 나보다 강한 자는 거의 없을걸.' 15위 자리를 놓고 옥성한과의 정면 경쟁이 붙었다. 젖빛 땀이 흐르도록 밀어붙이던 옥성한의 속에서, 평소에 잘 숨겨 온 우월감이 분노로 변해 갔다. '내가 바로 금단 제자, 성화진인께서 선택하신 친전 제자인데, 어떻게 장우에게 질 수 있단 말인가…….' 시험에서 전력을 다하고도 장우를 떨쳐낼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금단 진인의 양성을 받고 장우에게서 기술을 배우느라 많은 돈까지 쓴 처지가 겹쳐 떠올랐다. 그 순간 내장의 불쾌감이 그를 깨웠고, 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놓을 때가 되면 놓아라. 패배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기회는 있다." 옥성한은 사실을 받아들였다 — 적어도 육체 기술에서 장우는 자신을 완전히 넘어섰다는 것을 — 그리고 과부하를 멈췄다. 최종 순위: 장우 14위, 옥성한 16위, 백진진 20위. 한계까지 먹고 토사물을 도로 입에 넣던 이통운은 무너졌다. ==== 춘추무진선 (166장~170장) ==== 마지막 무도 관문은 공법 하나를 골라 두 시간 안에 익히는 시험이었다. 미완성이면 0점, 탈락하면 공법비는 자비 부담. 난이도 기준이 공개되었다 — 10성급은 보통 고등학생이 3년, 9성급은 2년, 8성급은 1년, 7성급은 반년. 그러니 대부분은 5~6성급에서 안전하게 점수를 챙겼고, 장우만은 목록을 보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차피 총점 20위 안은 확보된 판 — 그렇다면 고득점 대신, 수십만에서 수백만 위안짜리 공법을 공짜로 익힐 기회였다. 그는 연체 무학을 가격순으로 정렬했다. 곤허에 가성비 좋은 물건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비싼 공법에는 반드시 강력한 점이 있다. 155만 위안의 춘추무진선(49식 연체+장생 법력, 체질 개조와 약독 배출 — 미친 듯이 약을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연체 성공), 154만의 티타늄 합금 연체 요결(합금을 몸에 녹이는 공법 — 용광로에 빠진 노동자가 창조했다는 사연은 코웃음으로 넘겼다), 152만의 대천룡신력(반룡반인의 몸 — 부작용: 용의 본성은 음란하므로 취향이 넓어지니, 불임 수술과 함께 정진할 것). '다 갖고 싶어. 에휴, 이것도 너무 어렵네.' 고른 것은 춘추무진선. 야능소는 10성급 만검무종결을, 운경은 삼라만상장을, 옥성한은 — 불임 수술을 되돌려야 수련할 수 있는 — 천강기공을 골랐고, 백진진도 만검무종결에 손을 댔다. 장우는 첫 참오에서 이미 1급을 익혔다. 하지만 손을 들지 않았다. '실력 없는 과시는…… 그야말로 목을 매는 짓이지.' 사신에게 잠재력을 각성당한 몸으로 상급 신들의 호기심을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미숙함을 연기하며 두 번째, 세 번째 연습을 반복했고, 감시하던 신들의 데이터에는 한 번 연마할 때마다 몇 달치씩 뛰는 적합도가 찍혔다 — 58%, 69%, 87%…… 일곱 번째에 첫 식부터 100%.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 — "32분 15초입니다." 8성급 1년짜리 공법이었다. 그 의미를 알아본 사람은 시험장에 하나뿐이었다 — 법해의 눈으로 공법의 가격까지 읽는 운경. 한편 백진진은 10성급 만검무종결을 제 방식으로 공략했다. 만 가지 검초 끝에 무종검의를 응축하는 검술 — 그녀는 머릿속에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적수를 세워 대련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장우였다. 머릿속의 장우를 마침내 베어 넘긴 순간, 무종검의가 응축되었다. 무도 순위는 야능소, 운경, 백진진, 장우 순 — 총점 백진진 14위, 장우 15위로 두 사람 모두 1차 시험을 통과했다. 9성급을 골랐던 이통운은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통과의 여운은 짧았다. 휴게실 의자에 엉덩이가 닿기도 전에 의식의 카운트다운이 울렸고 — '이 멍청한 것' — 장우는 도로 일어나 수련을 시작했다. 천강기공의 대가는 따로 있었다. 수술을 역행한 옥성한은 여학생만 보면 강기가 흔들려 장우 뒤로 숨었고, 백진진은 접근 금지 명목으로 500위안을 청구했다. 2라운드는 10월 15일, 도심·법력·체육·무공의 전문 종목제 — 장우는 체육, 백진진은 무도라는 원래 약속에 더해 현장에서 두 번째 신청 종목이 추가됐는데, 교류 금지 탓에 상의하지 못한 그 두 번째만큼은 텔레파시에 맡겼고, 다행히 서로를 피했다. 대신 조 편성이 잔인했다. 장우는 체육에서 야능소와, 백진진은 무도에서 운경과 같은 조. "저 녀석 절대 핵 썼지? 나보다 더 큰 핵을 썼을 거야." 떠나는 야능소가 예고를 남겼다. 그때 너와의 대결을 기대하겠다 — 정상에서 다시 보지. 귀로 열차, 복도에서 또 수련하는 장우를 보며 백진진이 '또 노력해?'라고 속으로 욕하던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 장우의 생산 도구 (171장~174장) ==== 전화의 정체는 대출 할부 텔레마케팅이었다. 그 통화가 상기시킨 대로, 시험을 통과하고 돌아온 두 사람의 현실은 잔고 1만 위안 미만에 월 이자 2만 위안 — 백진진이 먼저 암학방 정식 가입이니 해적판 공법 판매니 하는 위험한 돈벌이를 늘어놓았고, 복희가 다른 길을 제시했다. 사신 사냥으로 잠재력을 올리는 것, 그리고 당장의 용돈벌이로는 — "네 몸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지. 좋은 값에 팔릴 수 있는 거야." 장우가 새파랗게 질려 되물었다. "너 씨발…… 나를 불임으로 만들고? 그걸 팔아버리겠다고?" 복희는 어이없어했다. "미쳤어? 내가 왜 그걸 팔라고 해?" 이 사신의 절개가 자신보다 높은가 싶던 것도 잠시 — "네 이건 생산 도구야! 황금알을 낳는 닭이라고! 어떻게 뿌리째 뽑아서 팔아버리겠어?" 그럼 육신을 팔라는 거냐고 되묻는 장우에게, 복희는 답답하다는 듯 정정했다. "나는 네 정액을 팔아서, 단백질 좀 만들어서 팔라는 거야." 연구 가치가 있는 우수 혈맥의 유전 물질 — 그것이 곤허의 시장에서 돈이 된다는 것이었다. 거래처는 웅문무를 통해 잡은 홍탑목업이었다. 사내 측정에서 법력 88.14, 육체 8.09급이 찍히자 보고가 위로 올라갔고, 장우는 홍탑대하 333층 — 해저 터널 같은 인공 해수 풀 아래의 사무실 — 로 안내되어 흑룡 이사 — 홍탑고중 요예들이 '아버지'라 부르는 3미터의 용인 — 와 마주 앉게 되었다. 유혹은 단계적으로 올라갔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 나를 의부(義父)라 불러도 좋다." 다음은 생육 총감 자리 — 회사 직원 누구든 인신을 구속하고 자아의지를 박탈할 수 있는 권력이라기에 불법 아니냐고 묻자, 용인은 웃으며 그 자리에서 부하에게 야근을 시켜 보였다. "나는 혈연 따위에 얽매이는 그런 놈이 아니야. 나와 계약하지 않은 자는, 내 피가 흘러도 내 아들이 아니지. 계약한 자는, 내 혈맥이 없더라도 내 아들이 될 수 있어." 다음은 종자 대여 — 미녀와 요예들이 늘어서고, 한 명당 10만 위안.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 숫자를 떨쳐내는 장우에게, 마지막에는 제 몸을 여자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것으로 바꿔 보이기까지 했다. 장우의 방패는 하나였다. "저는 이미 장편편과 계약을 맺은 몸이라서요." 결국 연구권만 15만 위안에 팔렸고 — 떠나는 뒷모습을 보는 용인의 눈에서 방금의 연민이 싹 가셨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계약에 그렇게 꽁꽁 묶여 있다면, 오히려 그의 혈맥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더욱 궁금해지는군." 어설픈 유혹으로 속일 수 있는 가난뱅이가 아니라는 판단과 함께, 지시가 떨어졌다. "연구팀에 그의 종자를 서둘러 연구하라고 해." 옥성한 쪽에도 변화가 있었다. 천강기공의 잡념 — 구체적으로는 사저 이설련 — 에 시달리던 그는 판돈 2만을 걸고 장우에게 비공개 전력 대련을 자청해 패배했고, 그 패배를 계기로 욕망을 끊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복희의 소개비 계산에 따라 홍탑에 소개된 그는, 인형에 사저의 사진을 올려놓고 종자 판매와 천강기공 수련을 병행하는 사이클을 확립했다. ==== 사냥 시작 (175장~179장) ==== 작전 전야, 복희가 미뤄 온 안건을 꺼냈다. 백진진에게도 사신을 숨길 것인가. 잠재력 개방에는 소원 의식이 따르고, 의식에는 사신의 소원 세 개를 들어줄 채무가 따라붙는다 — 사신왕들이 정한 규칙이라 복희도 못 바꾸는 족쇄였다. 장우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이 백진진을 대신해 결정할 수는 없다. 그날 밤 다리 밑에서 목걸이가 인형으로 변해 입을 열자, 백진진은 충격으로 눈을 크게 떴다가 — 이내 눈빛이 뜨거워졌다. '너 이 자식, 역시 핵 썼구나! 난 진작에 내 진영근 너 가지고 놀라고 빌려줬는데.' 소원 천 개짜리 계약을 들이밀던 사신이라는 경고에도 그녀의 답은 명료했다. "우자, 난 반드시 10대 대학에 가야 해. 지금 그럴 확률을 높일 방법이 있고, 돈도 안 든다면, 모험 좀 하는 것쯤이야…… 난 할래. 이건 내 선택이야.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그건 내가 치러야 할 대가고." 다만 잠재력 개방의 선결 조건이 있었다 — 먼저 다른 사신을 사냥할 것. 홍탑의 중개료 10만이 입금되어 예금이 30만 가까이로 회복된 즈음, 사냥이 시작되었다. 표적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림자 벌레의 주인. 다음 문도당 접속 때 복희가 가짜 정보를 흘렸다 — 천태성에서 도주한 사신의 신도가, 사신이 천태성 외곽에 숨겨 둔 천만이 넘는 현금을 다음 날 가져온다는 미끼. 걸려든 것은 곰 인형 사신 화산과 그의 신도들, 그리고 그 필두의 송허였다. 1층에 안주하며 게임과 쇼핑으로 소일하는 화산에게 조직 개혁 잔소리를 늘어놓던 대장은, 천만보다 사신 사냥과 제 잠재력의 재상승을 셈하며 출동했다. 사냥은 케이퍼로 진행되었다. 장우가 적수혼원기로 얼굴을 바꾸고 택배 기사로 위장해 화산의 아파트에 배달한 것은 춘추무진선 필사 교과서 — 철판을 덧댄 — 였고, 익명 신고 한 통에 경찰과 선운그룹 보안팀이 들이닥쳐 신도 2명을 불법 복제 공법 혐의로 연행해 갔다. 오퍼레이터는 백진진 — 사전 설치한 감시 카메라로 송허 일행의 동선을 읽고, 경비 신고 전화로 발을 묶고, 러시아워 경로까지 계산해 지연시켰다. 비밀 방에 숨은 화산은 문밖에 나타난 송허를 보고 기뻐 뛰쳐나왔다 — 송허로 변장한 장우였다. 붙잡힌 곰 인형은 진동으로 교란당했고 — 완전한 감각을 가진 본체에게 강렬한 진동은 멀미와 같다는 것이 복희의 설명이었다 — 복희가 머리를 눌러 의식을 제압했다. 뒤늦게 도착한 송허 등 여섯이 본 것은 의자에 단정히 앉은 곰 인형과 그 앞에 무릎 꿇은 이천 — 으로 변장한 장우였다. "당장 무릎 꿇지 않고 뭐 해?" 여섯이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사이, 송허만이 위화감을 좁혀 갔다. "너, 이천이 아니지!" 장우는 이미 다른 얼굴로 바뀌며 답했다. "그래, 난 이천이 아니야. 그러니 너희는 자신들의 사신 신도 신분을 누설한 셈이지……" 화산이 신도들에게 걸어 둔 소원 — 신분을 누설하면 의식이 역공한다, 주천익을 태워 죽인 바로 그 규칙 — 이 발동했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여섯 앞에 장우는 곰 인형을 방패로 들었고(사신을 해쳐서는 안 된다), 초식을 급히 거두느라 기혈이 뒤집힌 틈에 무상운강으로 시야를 덮고, 의자로 창문을 깨고, 자신은 대일기해의 그림자 속에 숨었다. 여섯 개의 불덩이가 창밖에서 차례로 재가 되어 흩어졌다. "정보 격차라…… 정보 격차." 흙수저 연맹의 대장 송허는, 사신을 사냥하겠다며 좇던 그 길 위에서 — 정작 자신이 섬기던 사신이 걸어 둔 비밀 유지 소원의 역공으로, 그렇게 불타 죽었다. ==== 우서의 새로운 장 (180장~185장) ==== 복희는 사흘에 걸쳐 화산을 삼키고 1급 하위 사신의 위격을 되찾았다. 그리고 장우의 잠재력이 다시 열리며 우서의 제일장이 해금되었다 — 연법도. 공법 열 개를 별처럼 걸어, 여섯·여덟·열 개를 채울 때마다 세트 효과가 열리는 시스템이었다. 고교성체, 전근거지, 무도성태, 제룡혈예…… 목록을 훑은 장우는 춘추무진선 10급 이후의 첫 목표를 정했다. 골동품 — 향화원력으로 사신력을 보충하는 물건 — 십수만 위안어치가 구매 목록에 올랐고, 4장에서 사신이 "돈 다 벌면 다시 찾아오지"라며 장바구니에 담아 두던 그 품목의 용도가 그렇게 밝혀졌다. 뒤처리는 사람 쪽에서 왔다. 백룡고중으로 숭양시 순찰대 대장 운예가 직접 찾아온 것이다. 10대째 순찰관 가문에, 대학도 안 거치고 직행했다는 요예 차별주의자 — 심문은 사전 모의대로 방어되었다(송허와는 무관계, 묵천일과의 접촉만 진술). 운예는 베테랑 사신의 내분으로 추리하면서 1년 전 숭양고중의 사신 건을 떠올렸고, 정식 대원 권유가 거절당하자 장우를 뒷조사한 부하를 오히려 질책하며 조사를 봉인했다 — 축기 시험 참가자라는 것이 이유였고, 그 뒤에는 장편편의 부탁이 있었다. 백진진의 차례가 왔다. 미완성 건물에서 소원 의식이 치러졌다 — "영혼을 가리고, 신도가 헤매니, 참과 거짓을 분간 못 하게 하여, 소원을 내 주머니에 모으니, 급급여율령!" 눈을 뜬 그녀의 눈에서 번갯불이 튀었다. 잠재력의 정체는 뇌정 속성 특수 법력 — 전광보와 뇌극진체의 효율이 뛰고, 법력이 돌 때마다 근육과 신경계가 자극되어 반응·속도·폭발력이 함께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발견이 압권이었다. 손가락을 콘센트에 꽂은 백진진이 온몸에 번갯불을 두르고 웃었다. "우자! 봐봐, 나 충전만 해도 법력이 보충되고, 충전만 해도 연체 효과가 있어!" 미친 듯이 돌아가는 전기 계량기를 본 장우가 비명을 질렀고, 그녀는 아쉬운 듯 손가락을 뽑았다. "그럼 나 내일 학교 가서 전기 훔쳐서 수련할래." 다음 날부터 그녀는 하위 반들에 보조배터리 충전을 시키고 빈 교실 콘센트를 순회하는 학교의 전기 깡패가 되었으며, 하대유는 성적 위계의 논리로 그것을 묵인했다. 덤으로 심긴 의식 두 개 — 반경 30미터의 감시 카메라를 비추는 탐지 의식과, 측정 데이터를 숨기는 역탐지 의식 — 는 두 사람의 은닉 생활에 꼭 맞는 장비였다. 장우가 춘추무진선을 10급 — 단독과 약독을 가슴의 '선(禪)' 자에 저장했다가 폭발시키는 경지 — 까지 올렸을 무렵, 어둠의 저편에서는 며칠 앞서 판이 짜여 있었다. 남영의 즉각 보복 요구를 '가성비'의 논리로 만류하고 참기로 했던 주철진 앞에, 그날 밤 투영부가 나타났던 것이다. 머리 위에 금빛 다섯 글자 — 자금공덕주 — 를 띄운 주씨 가문의 어른, 주양이었다. "장우를 좀 눌러놔라. 마침 너와 그놈 사이에 원한과 이익 다툼이 있으니, 네 개인의 명의로 해라. 가문의 이름을 쓰지 말고." 장우를요? — 놀라 되묻는 주철진에게 지시가 이어졌다. "수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놈을 죽이라는 게 아니라, 규칙 안에서 놈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고, 도움을 청하게 만들어야 해……." 주철진은 처음으로 자신과 장우가 장기판 위의 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중심 빌딩 333층의 병상 — 하반신이 없는 몸을 관에 연결한 채 야경을 내려다보는 주양의 독백으로, 판의 전모가 열렸다. 주씨 가문이 시체 사업을 독점하고 16대 호족으로 올라선 버팀목 중 하나는 사신의 힘이었고, 주천익의 작전은 주씨의 것이었으며, 이번 목표는 장우가 아니라 — 장우 배후의 사신이었다. '장우…… 설마 예비 장기가 사신의 신도가 될 줄이야.' ==== 겹겹의 속박 (186장~190장) ==== 2학년 개학과 함께 올가미가 조여 왔다. 소해봉이 발표한 새 규정 — 무단결석 누적 3회면 학적 박탈, 퇴학은 곧 교육 시스템 블랙리스트, 블랙리스트는 곧 수능 응시 불가. "이는 여러분의 선도의 길이 여기서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끝마다 시선이 장우를 스쳤다. 그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주철진이 그를 조금씩 압박하고, 몰아붙여서, 그가 스스로 사신에게 도움을 청하게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이란 그들에게 매년 대량으로 자라나는 자원 — 어떤 것은 노동으로, 어떤 것은 장기로 가치를 제공할 뿐이었다. 속박은 겹겹이 쌓였다. 무도 수업에서는 학교 지시로 기초 공법 다수가 강제되었고 — 뇌균은 그것이 시간 낭비용임을 알면서도 '최적화'의 공포에 굴복하되, 대신 공법 선택권을 쥐여 주었다 — 체육 수업에는 신임 교사가 배치되어 매일 약제가 무료 지급되었는데, 장우 몫에만 중독성 약물 광룡제제가 섞여 있었다(왕해는 그 제안을 받고 "이해할 수 없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발을 뺐다). 그리고 방과 후 4시간의 도술 보충수업 — 매일 부적 시험지 300장. 백진진이 항의하러 3학년 연공장에 단신으로 쳐들어갔다. "주철진, 당장 장우의 보충 수업을 취소해. 그렇지 않으면 매일 너에게 도전해서, 널 볼 때마다 토하게 만들어 주겠어." 주철진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 여자 쫓아내." 그녀를 일격에 연공장 밖으로 날려 버린 것은 주철진의 안전 담당 주호 — "참고로 말하자면, 난 72개 하위권 대학 출신이야. 그때 보안학을 전공했지." 연기 정점 10년의 벽이었다. 떠나는 그녀의 등에 매수 제안이 던져졌다. 100만 위안에 장우를 팔지 않겠느냐고. "그걸 말이라고 해? 당장 돈부터 보내. 지금 가서 그놈 칼로 두 번 찔러줄 테니까." — "계약서부터 쓰고 돈을 보내지." 백진진은 코웃음을 치고 돌아섰지만, 화단에서 탐지 의식에 걸린 정체불명의 카메라를 보며 오랜만의 압박을 느꼈다. 주철진의 설계는 정교했다. 밟되 밟아 죽이지 않는다 — 시간을 빼앗고, 돈줄을 말리고, 약물에 중독시키고, 백진진과의 차별 대우로 이간해서, 성적이 무너지는 것을 스스로 지켜보게 한다. 남영에게는 그 속내를 숨긴 채 이렇게만 말했다. "사람을 퇴학시켜서 밖에서 자유롭게 아르바이트하며 돈 벌게 하는 것보다, 학교에 남겨두고 천천히 노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복희의 처방은 인내였다. 정보 격차 — 잠재력도, 의식도, 사신도 — 를 숨긴 채 참고 성장하라. 그래서 두 사람은 등하교 두 점을 왕복하는 모범생 생활을 연기하며, 학교의 모든 속박을 수련 자원으로 뒤집었다. 강제된 기초 공법들은 연법도 '고교 성체' 세트의 무료 재료가 되었고(고교 기초 소화법을 두 시간 만에 3급), 광룡제제는 춘추무진선 10급의 약독 감지로 정체를 간파한 뒤 제어 범위 안에서 모르는 척 수련에 썼으며, 보충수업 4시간은 압박으로 도는 잔우사신심결과 백진진이 매일 빌려주는 진영근의 수련 시간이 되었다. 월간고사에서는 반탐지 의식으로 데이터를 숨겨 성적 하락을 연출했다 — 2등으로 내려앉은 성적표에 주철진은 계획의 성공을 확신했다. 궁핍만은 연기가 아니었다. 암학방이 막힌 백진진은 전광보로 배달 알바를 뛰었고, 걱정하는 친구들 앞에서 장우는 한숨으로 받았다. "돈이 없어서 그렇지 뭐." 그날 저녁 백진진의 송금 200위안이 도착했다. "아들아, 네 내일 아침 밥값이다. 엄마가 방금 배달해서 벌어왔어." — "고마워, 엄마." 그렇게 열 개의 기초 공법이 채워져 고교 성체가 완성되었다 — 법력 97.56, 육체 9.89급. 소해봉이 휴가를 거절하자 장우는 순찰대 대장 운예에게 출장을 요청했고, 답은 즉각이었다. 이유는 말할 필요 없고, 돌아와서 보고할 필요도 없다. ==== 제2차 축기 시험 시작 (191장~196장) ==== 선도행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미행이 사라졌다. 상부의 철수 명령 — 그것이 말해 주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상대는 축기 시험을 건드릴 수 없는 자, 즉 학생회 따위가 아니라 그 위의 주씨 가문이라는 것. 같은 시각 주양은 장우의 이동을 사신의 포석으로 의심하면서도 선을 그었다 — 축기 시험은 건드리면 안 된다. 그리고 그의 병상에서 주씨 가문의 밑바닥이 공개되었다. 가문 대대의 사신을 하드디스크에 진압해 의식의 배터리로 쓰는 집안 — 그 대가로 주양은 하반신을 잃었고, 교체용 예비 육신 여럿을 각지에서 '수련'시키며 살고 있었다. 장우도 그 예비 하반신 후보 중 하나였다. 자기 하반신감이 축기 시험에 나가게 됐다는 사실에, 병상의 상반신은 쓴웃음을 지었다. 2차 시험은 도심·법력·체육·무공의 4트랙제 — 트랙당 자격증 1장, 트랙별 상위 2명이 이듬해 1월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다. 체육 트랙의 상반전은 노골적이었다. 한 시간 동안 23종 약물을 최대한 투여하는 시험 — 부담이 클수록 고득점, 전액 무료, 신부 예산 처리. 약물 뷔페에 장우는 반색했고, 진행을 맡은 황자축은 제약 회사와의 유착에 속으로만 분개했다. 하이라이트는 1,500점짜리 신약 3종이었다. 부작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음"인 도심 캡슐, 경련·혼수·경맥암이 따라오는 법력 주사제, 그리고 부작용 목록이 길게 명시된 나노급 모조 봉황 세포 — 장우의 선택 기준은 명료했다. '부작용이 명시된 놈이 가장 믿을 만하다.' 방봉 기능소를 연달아 두 알 삼키자 신들이 구조 태세를 갖췄고 — 장우의 의료보험은 만료 상태였다 — 자기가 통과시킨 학생이라며 황자축이 의료비 대납을 자청했다. 복통 속에서 춘추무진선을 돌리던 장우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운공을 해도 약물 대사가 더 늘지 않는다 — 이미 극한이라는 뜻이었다. 고교 성체의 효과 문구가 떠올랐다. 약물 부하·흡수·대사 능력이 '연기 정점'으로 향상. 그 연기 정점이 수사학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연기기의 극한이었던 것이다. '고교 성체가 어디 고교 성체인가? 이건 그야말로 연기 성체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맞은편에서는 야능소가 경련을 쾌감으로 받아넘기며 몸의 속박을 풀어 3.5미터의 완벽한 혈맥 본체를 드러냈다 — 유치원 혈통 시험부터 전부 1등이 가훈인 야씨의 후계자였다. 30여 분 만에 두 사람 다 9,000점을 돌파한 접전은 뜻밖의 방식으로 끊겼다. 도심 캡슐을 연달아 삼킨 야능소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 지능 저하. 황자축이 시험을 2분 중단시켰는데, 목적은 치료가 아니라 전원에게 비밀 유지 계약을 받는 것이었다. 회사 약물의 부작용은 새어 나가서는 안 되니까. ==== 약물 복용은 일등, 현명중수 (197장~200장) ==== 재개된 시험에서 도심 캡슐은 인당 1알로 제한되었다. 장우는 아예 포기하고, 부작용이 명확한 도심류 약물을 병째 들이켜 — 중간에 화장실 한 번 다녀와서 마저 들이켜 — 야능소를 추월하고 상반전 1위를 찍었다. 하반전은 대해주 — 현명중수로 수심 1미터에서 1만 미터까지의 압력을 시뮬레이션하는 내압 시험이었다. 옥성한은 근육으로 내외 압력차를 조절하며 버티다 -511미터에서 포기하고 야근 절제를 결심했으며, 장우는 10급 춘추무진선과 방봉 기능소와 현명중수라는 최상급 삼중 조건에 고교 성체의 증익까지 겹쳐, 압력을 그대로 연체 재료로 삼았다. -900미터에서 육체 9.94급. 그러나 -1300미터부터 제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 원인은 도심이었다. 7급의 도심이 폭주하듯 자란 육체를 통솔하지 못하는 병목. -1321미터, 육신의 마모가 시작되며 통증이 강렬해질 무렵에도 현장에는 장우·몽도·야능소 셋이 남아 있었고, -1422미터에서 몽도가 먼저 포기했다. 가슴의 '선' 자에 모아 둔 독소를 폭발시켜 버티던 장우는 2위를 확보하자 — 상반전 성적을 합하면 총점 상위 2명에 충분하다는 계산으로 — 전략적으로 포기했다. 남은 것은 3중 10급 호체 공법으로 여유롭게 버티는 야능소뿐 — 그는 도심 캡슐의 부작용이 실은 '병렬 사고'임을 발견해 가문 투자까지 구상하는 한편, 장우의 대사 능력을 모종의 개조 기술로 오독하고 조사를 계획했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너를 뛰어넘겠다.' 장우도 상대를 하나로 좁혔다. 무도 트랙에서는 백진진이 2위 결정전에 올랐다. 상대는 선도 토박이 대행지 — 경기당 의료보험 100만 위안이 전투 자원이고 0이 되면 패배하는 규칙에서, "다치지 않는 것이 지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가풍으로 회피에 특화된 상대였다. 백진진의 전략은 도발이었다. 선도 정원 독점을 찌르고, 이주민 집안의 말투를 찔렀다. "나는 선도에서 태어났다! 네년이야말로 외지인이야!" — 화를 내는 대행지의 머리는 그러나 차가웠다. '외지인 멘탈 터뜨리기' 전문 과정까지 수강한 그는 분노를 연기하며 허초 장법으로 유인했고, 백진진은 그 장법을 어깨로 받아 후속 수를 통째로 끊었다. 지척에서 눈이 마주친 순간 — 그녀의 몸에서 반년의 준비가 한꺼번에 터졌다. 아홉 번 돌려 감은 경도구전의 법력, 진영근으로 전부 속도형으로 추연한 전광보·파체검기·무형검술, 극한까지 차가워진 한백빙심결, 그리고 그 전부를 가속하는 뇌정 법력 —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모든 것을 거는 동귀어진의 일검이었다. 대행지의 발차기가 백진진의 단전을 폭격하고, 백진진의 검기가 대행지의 가슴을 관통하며 쌍방의 공격이 동시에 꽂혔고, 두 사람의 의료보험이 동시에 0으로 떨어졌다. 신들의 판독으로는, 대행지는 전력을 다했으되 평생 길들여진 습관 탓에 무의식적으로 힘을 남겼다. 양쪽 모두 0이면 전투 속행 — 먼저 일어난 것은 피와 내장 조각을 토한 백진진이었고, 두세 합 만에 대행지가 장외로 떨어졌다. 황자축이 감탄을 남겼다. 이런 가난뱅이들은 몇 번이고 목숨을 걸어야 부자를 따라잡을 기회를 얻는다 — 이런 가난에서 비롯된 무모함과 흉악한 기운은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지. ==== 제2차 축기 시험 종료 (201장~204장) ==== 야능소는 수심 -2,581미터에서 총점 1위를 확정 짓고서야 시험을 멈췄다. 체육 트랙의 최종 시험 진출자는 야능소와 장우 — 그리고 장우는 퇴장 전에 감독관에게 주씨 가문의 추적을 보고했고, 황자축을 밀어낸 등병정이 직접 접수해 친구를 추가했다. 무도 트랙의 백진진은 의료보험이 회복되자 자진해서 운경에게 도전했다가 쌍단전의 강기 벽에 밀려 장외로 떨어졌다 — 패배의 견적은 명료했다. 몇백만은 더 써야 한다. 귀로 열차에서 두 사람은 최종 시험까지 3개월의 준비 비용을 셈했다. 수백만에서 천만 — 아르바이트로는 어림도 없는 숫자였다. 복희가 꺼낸 카드는 이번에도 뜻밖이었다. "정신도 승진에 돈이 필요하다." 팔부정신의 시조는 재세부, 그 수좌 억재해생대신은 재신 — 화폐를 발행하고 회수하는 것이 신들의 통치이고, 정신들은 연간 화폐 회수 실적으로 평가받는다. 즉 등병정에게 주씨 가문은, 요리만 잘하면 벌금과 몰수로 실적을 채워 줄 살진 먹잇감이라는 이야기였다. 마침 재료도 있었다 — 운예가 '주'씨 배후의 조사 압박으로 신보 매일 출근을 통보해 왔고(장우는 불응을 결정했다), 만성그룹 보안요원 악금성과 사취우가 변장 미행으로 따라붙어, 보호구역까지 쫓아와 숨 쉴 때마다 호흡비를 결제하고 있었다. 그 보호구역에서, 산소통을 낀 두 사람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로수길을 걸었다. 백진진이 말했다. "언젠가 우리가 공부도 수련도 하지 않고, 마음대로 멍하니 있고 싶으면 멍하니 있고, 산책하고 싶으면 산책하고, 얼마든지 시간을 낭비하고 싶으면 낭비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온다면…… 좋겠다." 한숨 끝에 고개를 돌리니 장우가 또 수련을 시작하고 있었다 — 의식이 산책조차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도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공을 연마했다. 번식 기지에서는 안안이 웅문무의 실험반 등록금 문제로 도움을 청해 왔고, 장우는 옥성한 소개를 약속했다. 그리고 그날, 감시 녹화와 표 구매 기록으로 미행자를 특정한 두 사람은 계획을 확정했다 — 장편편이 남긴 뇌명부로, 등병정에게 개입의 구실을 만들어 준다. 한편 미행 경비가 바닥난 악금성은 사취우의 안내로 회사의 '월급 인상 사전 체험' — 매월 급여를 자동 대출받는 직원 금융 서비스 — 에 가입했다. ==== 뇌명부, 군용 무장 (205장~211장) ==== 미끼를 문 것은 악금성이었다. 독단으로 장우의 휴대폰을 훔치려던 그는 복희의 경보와 무상운강에 막혔고, 장우는 그 자리에서 뇌명부를 발동했다. 백진진이 화단 배상금 경고로 발을 묶는 사이 강기 네 팔 — 무극운수·불멸인법·배룡번악수·용상붕산장을 하나씩 실은 — 이 협공했고, 군용급 비검으로 무장한 순찰대 무장대원들이 강림했다. 집법대장 궁철은 법 집행 전에 호출비 1만에 현장 비용 8천의 선결제부터 요구했다. 순찰국에서는 운예의 인맥 덕에 우대받는 듯했지만, 30분 뒤 악금성만 보석으로 풀려나고 두 사람이 잠긴 사무실에 남았다 — 만성그룹의 압력으로 궁철이 사건을 '쌍방 폭행'으로 재분류한 것이다. 카메라는 마침 고장이었다고 했다. 주철진의 징계 통보와 운예의 신보 해고 통보까지 겹쳐 포위망이 완성되는 듯했던 그 순간 — 복희만이 웃고 있었다. 주씨가 깊이 얽힐수록 좋다. 과연, 주양이 사건을 주철진의 사적 보복으로 위장하는 설계를 마친 바로 그때, 6등 정신의 이름으로 수색·봉쇄·자금 동결이 떨어졌다. 만성그룹 사옥이 신력 장막에 갇혔고 — 직원들은 조사 시간만큼 임금이 공제될까만 걱정했다 — 황자축이 결제 기록과 감시 영상으로 변장 미행을 깨서 두 보안요원을 심문했다. 운예는 구조를 정확히 읽었다. 명분은 축기 시험 수험생 보호, 실체는 등병정의 실적 사냥. 주씨 가문의 대응도 그다웠다 — "사건은 숙부 주도, 도련님이 뒤집어쓰라." 주철진은 '보충수업 정보를 캐려던 학생 간 다툼'으로 사건을 떠안았고, 등병정이 움직이자 궁철이 음식을 들고 와 영상의 '복구'를 선언하며 두 사람을 정당방위 피해자로 되돌렸다. 조정실은 수확의 장이었다. 무릎 꿇은 악금성·사취우 앞에서 주철진이 사과 연기를 폈고, 10만으로 시작한 배상은 백진진의 시장 논리 — "장우에게 뿌리가 있었다면 홍탑 종자 은행에서 몇 번만 빼도 10만은 넘었을걸" — 와 장우의 "이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너희가 오늘 나에게 준 정신적 상처는 내 평생 치유하기 어려울 거야"에 밀려 각 50만, 각 100만, 거기에 실행자 둘의 각 50만까지 — 1인당 150만, 도합 300만으로 불었다. 돈이 아니라던 장우는 계약서에 학교 특권 일체를 추가로 적어 넣었다. 수업 전면 자율, 보충수업 취소, 약제 일 3개, 영근 월 100시간 무료, 무도 교사 무료 대련, 영계 훈련 자격 — 그리고 복희의 조언대로 숭양고중 전 공법 사용권까지. 장우는 주씨 가문의 천급 영근 목록에서 원령근을 골랐고, 백진진은 2층 퇴역 법보인 999개 은침의 현뢰전구침조를 월 80시간 대여로 받아냈다. 마무리는 정신의 예절이었다 — 합의를 등병정에게 보고하고 300만을 송금하는 제스처를 밟자, 등병정은 정신이 곤허를 지탱하고 천하를 관리하는 것은 억조창생을 위함이라며 딱 잘라 거절했다(복희의 해설: 정신의 일반 송금은 전부 감시당하니 호감 부적 외에는 받지 않는다 — 마음만 표현해도 호감도는 올라간다). 다만 복희는 선을 그었다. 적당히 뜯고, 끝까지 파지는 마라 — 주씨의 바닥에는 사신이 있고, 그것이 드러나는 순간 판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바닥의 주양은, 등병정이 실제 배후가 아님을 간파한 채 결론을 내렸다. 장우의 약점은 사신의 신도라는 것 — 축기 시험이 끝나는 즉시 반격한다. 3개월의 잠복이 시작되었다. ==== 어둠의 보충수업계에서 가장 돈 버는 길 (212장~215장) ==== 전리품은 곧장 성장으로 환전되었다. 사원증 모양의 원령근은 교내의 원기 — 학생들이 뿜어내는 부정 감정의 잔류물 — 를 흡수하는 물건이었고, 살아있는 사람이 시시각각 원기를 생산하는 학교는 그 양에서 묘지를 훨씬 능가하는 산지였다. 잔우사신심결로 감정의 역류를 막으며 장우는 원살공을 하루 만에 8급까지 올렸고, 백진진은 현뢰전구침조로 뇌극진체를 가속했다. 돈줄도 다시 찾아야 했다 — 그런데 암학방 단지가 선운그룹 보안팀과 포쾌들에게 소탕당해 있었다. 흑아를 통해 들은 내막은 조직전의 격화(암학방 대 금과방, 그 배후는 심해교육 대 선운교육)였고, 함께 들은 시장 정보가 눈을 열었다. 어둠의 보충수업계에서 최대의 시장은 학생이 아니라 노인이라는 것. 연기기의 수명 상한은 150세 — 고난도 공법, 수명 연장, 약독 대사… 은퇴할 수 없는 늙은 엘리트들의 수요는 끝이 없었다. 3일 뒤 금메달 강사 선발 시범 강의(장우 = 마운등), 4일 뒤 조직전 작전(백진진 = 가명 악목람)이 잡혔고, 장우는 그 사흘 동안 원살공 10급(동갑시피)과 벽력세수경 10급(전신 뼈 재구성 — 체중 300여 킬로그램)을 채워 육체 강도를 연기 극한 10급에 올려놓았다. 폐기된 지하 정거장의 강의장에서 기다리던 것은 연기 절정 노인 십여 명 — 그리고 학력 차별이었다. "지난번 그 송 선생은 자기가 고졸 학력에, 대학도 못 갔으면서, 감히 우리를 가르치러 왔었지." "대학도 못 간 인간들은, 그냥 사회 쓰레기 아니냐?" "대학도 못 간 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 회사에서 늙도록 살아남은 엘리트 소들의 신앙 앞에, 검증 방식이 정해졌다. 왕 노선생의 세 초식을 막지도 피하지도 않고 맨몸으로 받을 것. 1번 자 선생은 통과 후 배독양생공(배변·약독 배출)을 강의했으나 "혁신 부족" 평가를 받았고, 2번 약 선생은 전직 중독성 약물 판매자답게 침술에 약품 유통을 끼워 팔았으며, 3번 백 선생은 145세의 백룡 동문 — 수명 연장 단약으로 170세까지 10년 더 일할 계획을 강의했다. 마지막 장우 차례에 왕 노선생은 아예 손바닥부터 날렸다 — 그리고 동갑시피와 무상운강과 은서리 뼈에 가로막힌 제 손바닥만 부여잡았다. "너의 연체 수위로 보아, 분명 대학 출신일 테니, 더 이상 검증할 필요 없다." 교단에 선 장우는 준비해 온 연기를 시작했다. "제 성은 마(馬)입니다. 제가 오늘 가르쳐 드릴 춘추무진선은, 제가 선운 고등학교에 다닐 때 배운 공법입니다. 바로 선도 1.5층의 선운 고등학교입니다. 저는 선도 사람입니다. 제 집은 선도 1.5층의 북육환에 있습니다. 그리고 육환 밖이 아니라, 육환 안입니다." 도심 테스트의 환상에서 반나절 본 운해 공원과 호화 저택이 허풍의 재료가 되었고, 마무리는 배운 대로의 오만이었다. "원래 저더러 당신들 같은 시골에 와서, 당신들 같은 외지인들에게 보충수업을 하라고 했다면, 저는 조금의 흥미도 없었을 겁니다." 왕 노선생은 몸을 떨며 속으로 외쳤다. '바로 이 느낌이야. 이층에서 만났던 선도 사람들은, 바로 이렇게 콧대가 높았어. 우리 숭양 사람들과 말할 때 바로 이 맛이었지!' 학력을 경멸하는 자일수록 학벌을 숭배한다 — 노인반은 그렇게 함락되었고, 장로 회의는 금메달 강사 선발을 놓고 논쟁에 들어갔다. ==== 무덤 폭파 (216장~219장) ==== 논쟁의 결말로, 약물 일괄 소화 시범까지 보인 마운등이 금메달 강사에 선발되었다 — 주 5시간에 세후 25만 위안. 다음 날에는 백진진 차례였다. 가명 '악목람'으로 조직전에 자원한 그녀의 임무는, 금과방 최대 출강지인 묘지 지하 묘궁에 저작권 폭탄 — 심해그룹 전문가급 공법을 120데시벨로 반경 1킬로미터에 재생해, 그 일대의 무단 강의를 전부 저작권 침해 현행범으로 만드는 물건 — 을 투하하는 것. '우리 같은 가난뱅이가 위로 올라가려면, 원래 이렇게 목숨 걸고, 매번 기회를 잡아야 하는 거잖아?' — 안일해진 자신에게 웃음이 터진 그녀는 성공 조건에 웃돈을 걸었고, 보안 부대의 수색 전에 빠져나와 50만 위안에 팀장 자리, 월 기본급 80만을 손에 넣었다. 11월, 장우의 육체에 이어 법력도 100 단위를 넘겨 두 사람 다 연기 극한에 도달했다. 경근구변 110만, 역혈대법 103만 — 벌어들인 돈이 족족 공법이 되었고, 오기연장법 10급으로 연법도의 무도성태가 처음 열렸다. 12월 초에는 금과방의 연기 절정 4인이 신호를 끊고 장우를 덮쳤는데, 장우는 그것을 무도성태의 성능 시험 삼아 받아 준 뒤 전원 격파해 암학방에 넘겼다. 암살 실패로 조직전은 오히려 격화되어, 이어지는 열흘 남짓 동안 양측은 저작권 폭탄을 주고받고 상대의 도용 무공을 무료 배포하며 생사의 원한을 맺었다 — 그 대혼전 속에서 여러 차례 포위를 뚫고 상대 두목을 꺾은 악목람(백진진)이 '저작권 번개'라는 이명을 얻은 것도 이때였다. 그러다 12월 중순, 숭양 전역의 업계 전쟁 — 가격전, 신고전, 수군 여론전 — 이 돌연 멎었다. 배후의 선운그룹과 심해그룹이 지분을 교환하고, 녹주그룹의 식품 사업 협력까지 발표한 것이다. 조직원들의 피로 그은 전선이 회의실 한 번으로 지워지는 광경이었다. 1월 1일, 감빙이화단체대법 10급으로 무도성태 상급이 완성되었고, 두 사람은 최종 시험을 향해 출발했다. ==== 관중으로 가득 찬 축기 시험? (220장~224장) ==== 출발 전날, 주양은 결심을 굳혔다 — 축기 시험이 끝나는 즉시 두 사람을 처리하고 배후의 사신을 손에 넣는다. 그런 시계가 돌아가는 줄 모르는 두 사람이 시험장에 접속하자, 뜻밖의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관중석이 꽉 차 있었다 — 곤허 2층 각 대학 대표들의 원격 관람석이었다. 최종 시험의 보상도 공개되었다. 승자에게 300만 무이자 대출과 전문가급 공법과 대학 입학 후 지도 교수 지정권, 패자에게도 300만 무이자 대출 — 그 관중석 한구석에서 이모티콘 모자(母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음 달 1층에 내려가 녹주그룹 업무를 총괄한다는 아들 '웃는 이모티콘'에게, 어머니 '미소 이모티콘'이 훈육을 늘어놓았다. "밑바닥 것들은 네가 예전에 키우던 개들과 같아. 너무 잘해주고, 배를 너무 부르게 해주면, 자기가 정말 너와 동등한 위치에라도 오른 줄 알고 분수도 모르는 생각을 품게 된단다. 심지어는 상 위에 올라앉아 주인을 물려고까지 하지. 그들을 굶주리게 하는 법을 배우고, 네 손으로 직접 먹이를 주며, 그들을 다그치는 법을 배워야 해." 아들의 대답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를 것이었다 — 자기는 원래 사람을 안 죽인다고, 지난번에 합법 살인증을 쓴 것도 도술 재료로 행인 몇의 팔다리를 쓰며 정신들의 오해를 피하려던 것뿐이고, 나중에 돈을 준 건 살점값 셈 친 거라고. 어머니는 그 씀씀이를 나무랐다. 죽인 건 호적도 없는 놈들이라 값도 안 나가는데, 사람 목숨값을 치렀다고. 1관문은 군용급 신령근 — 현갑영근 전투복을 입고 출력을 겨루는 시험이었다. 약장이 무제한으로 열렸고, 가문의 경험으로 요령을 먼저 잡은 야능소가 40퍼센트를 돌파하는 동안 장우는 약장의 도심 약제부터 배 7할까지 채워 넣고서야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연체 공법 총동원에 무도성태 초과 적재 — 신장 3.3미터로 부푼 장우와, 분신령으로 사고를 둘로 쪼개 동시 운용 공법 수를 배로 늘린 야능소가 나란히 100퍼센트에 도달해 현갑신풍을 발동했다. 판정은 무승부 — 등병정의 근거는 간단했다. 둘 다 전력이 아니다. ==== 교육용 법해 (225장~228장) ==== 2관문은 위생부 부적으로 육체와의 연결을 끊고, 법해 3종에 신경을 이어 동기화율을 겨루는 시험이었다. 첫 번째는 천안 회사의 교육급 안구 법해 '원견' — 장우는 난생처음 영계와 현실이 겹쳐 보이는 시야와, 그 시야 곳곳에 박힌 광고를 경험했다. 두 번째는 천무그룹의 전문가급 팔 법해 '검총' — 시험 도중 무료 사용 시간이 만료되자, 정신 다섯이 나란히 광고 영상을 시청해 시간을 충전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세 번째는 용혼 공방의 기업급 척추 법해 '교룡영추' — 용위술이 내장된 물건으로, 장우는 연결하자마자 마비와 환각에 시달렸다. 최종 동기화율 79 대 86, 2관문은 야능소의 승리. 승부는 3관문으로 넘어갔고, 만법대 토목 대표는 영입 예산을 야능소에게 몰기로 결정했다. 3관문의 내용이 공개되었다 — 무작위 고위험 환경(고온·저온·고압·맹독·강산·초중력) 속에서 박룡삭 줄다리기, 사망 면책 계약 서명. 등병정은 후원사의 요청을 받아 시험 전 15분간 약장을 다시 열었는데, 장우는 그 시간에 약독을 차곡차곡 축적했고, 야능소는 분신령을 한 알 먹을지 두 알 먹을지를 고민했다. ==== 소리를 초월하다 (229장~230장) ==== 체육 결승에 앞서, 관중들은 이미 끝난 무도 트랙 결승을 다시 보기로 돌려 보고 있었다. 백진진 대 운경, 3판 2선승, 판마다 의료보험 무제한. 그녀의 전략은 조 추첨 날부터 반년에 걸쳐 준비된 것이었다. '나의 장점은, 지난 두 라운드에서 내가 충분히 약했다는 것 — 상대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약했다는 것이다.' 실력의 약세가 만든 정보의 격차 — 그녀는 운경의 법해와 공법과 쌍단전을 알지만, 운경은 그녀를 모른다. 그리고 방향의 전환. '나의 목표는 상대를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링 위에서 상대를 이기는 것이다.' 공법 선택도, 진영근의 추연 방향도, 전투 스타일도 전부 링 위의 운경 하나에 특화되었다. 1국은 안구 법해 '천기'의 제원과 외주 연체 사슬의 허점을 찌른 기습으로 승리, 2국은 불바다에 밀리는 척 패배 — 실은 링 바닥에 뇌정 법력을 심는 시간이었다. 3국, 바닥의 전기장이 일어서며 뇌행구천보가 돌았고,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뇌신벽력절이 온몸의 법력을 — 호신 강기까지 — 한 검에 몰아넣었다. 1국부터 조금씩 가속해 온 만검무종결의 제15검이 마침내 음속을 돌파했다. 안구 법해의 관측 한계를 넘어선 그 한 검이 운경의 어깨를 뚫는 동안, 그녀의 머릿속에는 십수 년이 스쳐 갔다. '이 한 검을 위해, 나는 십수 년을 쌓아왔고, 십수 년을 가속했으며, 너희들을 십수 년간 쫓아왔다. 이제…… 이 한 검이 드디어 너희를 따라잡았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그녀가 물었다. "나…… 이겼나요?" — "네가 이겼다. 오늘의 네 장의 축기 자격증 중, 네 것이 한 장 있다."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생각은 이랬다. '우자, 엄마 쪽은 해결했어. 나머지는 너한테 달렸다.' 다시 보기를 끝낸 관중석의 웃는 이모티콘이 수험생 자료를 힐끗 보고 웃었다. 장우랑 같은 학교라고? 그럼 그냥 얘도 같이 고용해야겠네. ==== 마침내 얻은 축기증 (231장~232장) ==== 체육 결승이 시작되었다. 고온과 중력과 고압과 산성 안개가 번갈아 덮치는 진법 속의 박룡삭 줄다리기 — 장우는 춘추무진선의 독소를 모으며 시간을 끌었고, 야능소는 분신령으로 초반 전력 폭발을 택했다. 사고 충돌로 끌려가던 야능소가 두 사고를 협력시켜 여의영롱골과 대천룡신력을 동시 발동해 역전, 장우를 낭떠러지 한 걸음 앞까지 끌어당겼다. 장우의 응수는 '선' 자에 쌓아 둔 독소의 폭발과 무도성태 과부하 — 3.3미터로 부풀어 오른 몸이 핏빛 안개를 터뜨리며 포효했다. "축기증은 내가 가져간다!" 야능소의 분신령은 한 알씩 그의 안쪽을 열어 갔다. 시험 중 복용한 한 알이 약효의 혼미 속에서 만 명을 낳아 하나를 고르는 야씨의 족규를 되살렸고, 다음 한 알에서는 심장과 함께 살아 있던 형의 목소리가 울렸다 — "동생아, 우리 형제가 함께 저놈과 싸우자. 우리를 헛되이 희생시키지 마라." 그러나 연이은 손상 끝에 오른쪽 다리뼈가 완전히 부러져 반쯤 무릎 꿇었을 때,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 가족의 중책도 형제자매들의 부탁도 족쇄가 아니라 심장이고 간이며 등을 밀어주는 손이라는 것을. '나는 야가가 2층으로 이주하여, 2층의 호적을 갖고, 2층의 가문이 되기를 원했다.' 하루 제한 세 알을 넘긴 네 번째 분신령 — 정신은 한 걸음 더 나아갔지만, 머리에 쇠꼬챙이가 박히는 부작용 속에서 육신은 이미 붕괴 직전이었다. 힘의 대결 속에 팔마저 부러졌고, 장우의 광폭한 힘이 박룡삭째 그를 하늘로 내던졌다. 관중석으로 날아가는 포물선 위에서 야능소는 핏빛 안개 속의 그 우람한 모습을 내려다보며 탄식했다. '저 자식은…… 어째서 저렇게 강인한 육신을 가진 거지?' "제3관문 승리자, 장우! 제3차 축기 시험 총점 승리자, 장우! 본인은, 이번 축기 시험 체육 부문 최종 승리자인 장우에게, 천정이 축기 자격증을 수여하며, 축기 자격이 있음을 선포한다!" 선언을 다 듣고서야 장우는 핏물 웅덩이에 쓰러졌다. 수많은 밤낮과 수백만의 빚과 목숨까지 걸고서, 마침내 십대 종문의 문턱에 반쯤 발을 들인 것이다. 하늘을 향한 포효는 길었다 — 황자축은 개의치 않았다. 축기증을 딴 직후 미쳐 버리는 경우에 비하면 정상적인 편이었으니까. 치료가 끝난 시상식장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아진, 됐어?" — "난 됐어, 우자. 너는?" — "나도 됐어!" 장우가 껄껄 웃으며 백진진을 껴안았다. "아진! 우리 같이 대학 갈 수 있게 됐어!" 마음속 돌덩이가 내려앉은 백진진도 마주 껴안고 웃었다. "십대 종문 중에 어디 고를지 정했어? 우리 이제 대학원하고 박사 과정 계획도 짜야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관중석 — 패배해 죽은 개처럼 매달린 야능소를 눈에 거슬려 하는 어머니 옆에서, 웃는 이모티콘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장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는 이 장우에게 더 관심이 갑니다." 정식 직원으로 계약하고 싶으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아들이 답했다. "안 될 게 뭐 있습니까? 저를 만족시킬 수만 있다면, 그놈이든, 저 백진진이든, 이 야능소든, 모두 정식 직원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개는 너무 배불리 먹이면 안 된다. 에휴…… 너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아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이미 1층의 녹주 회사에 연락해 숭양시에 직접 돈을 쏟아붓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 1부 고등학생편 ④: 1층 대격변과 왕윤전 (제233~270장) == === 개요 === 축기 자격증 두 장. 곤허 1층에서 한 해에 넉 장뿐인 증서의 절반이 숭양의 두 가난뱅이 손에 들어왔다. 남은 것은 수능 600점 — 그리고 조용히 고등학교를 마치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잔고는 여전히 바닥이고, 어둠 속에서는 시험이 끝나기만 기다려 온 자들이 있으며, 하늘 위에서는 다음 달 1층으로 내려온다는 누군가가 두 사람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고 있었다. 이 문서는 part 1의 마지막 구간 — 곤허에서 처음으로 모든 것이 잘 풀리기 시작한 시절과, 그 호의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그리고 1부 전체의 하이라이트인 왕윤전을 다룬다. 앞 문서 축기시험 로드(제156~232장)에서 이어진다. === 줄거리 === ==== 보상 도착, 암류 용솟음치다 (233장~236장) ==== 시상식에서 등병정이 보상을 수여했다 — 실물과 전자 축기 자격증, 300만 위안 무이자 대출, 전문가급 공법 한 종, 대학 입학 후 지도 교사 지정권. 그리고 덧붙인 경고가 있었다. 어떤 조건도 쉽게 받아들이지 말라. 귀환 열차에서 복희는 대학 대표들의 지원을 이용해 졸업 전에 천령근으로 축기하는 노선을 설계했고, 주씨 가문의 경계를 위해 당분간 외지 잠적을 지시했다. 숭양은 뒤집혀 있었다. 학교에는 십여 개 대기업의 대표가 몰려들었고 — 그런데 그 소동을 우습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녹주그룹이 수백 자루의 비검을 하늘에 띄워 글자를 쓴 것이다. 왕 총, 장우와 백진진의 축기 자격증 취득 축하. 1층의 묵계 — 축기증 취득 사실은 조용히 묻어 두는 것 — 를 정면으로 깨는 공개였고, 녹주 숭양 지부장 적하가 학교로 찾아와 왕 총 명의의 1,000만 위안 기부까지 발표했다. 교내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 왕해는 유료 화해 컨설팅을 개업했고, 뇌균은 무력감에 잠겼고, 주철진은 휘청거렸고, 전심은 체계에 대한 신앙을 재확인했으며, 악목람 남매에게는 체액 확보의 밀명이 다시 떨어졌다. 외지에 숨은 장우 쪽에도 손길이 닿았다 — 성세 엔터테인먼트의 도림이 위치 정보를 불법 입수해 찾아와, 원영 진군(식심진군)의 직접 지도와 합환대학 편입, '음양화합 프로젝트'를 제시한 것이다. ==== 왕 총, 그는 선하다 (237장~240장) ==== 합환의 유혹은 복희가 잘랐다 — 정력도 기본기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몸속의 의식이 걸린다는 진단이었다. 휴대폰을 켜고서야 두 사람은 축기증 공개와 왕 총의 기부 소식을 알았고, 귀환길 역에서 낯익은 미행자들 — 악금성·사취우 — 과 함께 '자금공덕주' 다섯 글자를 띄운 남자를 만났다. 주양이었다. 그는 두 사람을 동년배처럼 접대하며 주철진에게 '우 형', '진진 누나' 호칭과 홍바오 1만 위안씩을 강요했고, 300만 위안으로 휴전을 제안했다. 장우 측은 휴전하는 척 받았다 — 주가를 제거할 뜻은 접지 않은 채. 순찰대 쪽에서도 승격이 왔다. 최고급 외주 인력 대우와 함께 열린 층간 회의 — 화면 너머에 만법대학 부적학과의 축기 수사가 된 장편편이 있었다. 그녀는 2층의 대학·전공 서열과 노선(금융·연기·도술·토목·고고학·의학)을 강의했고, 두 사람의 대학 저울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왕윤이 왔다. 중심 대하 999층 — 한때 화가전이 열렸던 그 층 — 의 호화 사무실에서, 붉은 예복의 청년이 몸을 돌렸다. 첫인상은 우호였다. 비할 데 없이 맑은 눈빛, 조금의 적의도 없는 순수함과 선량함 — 곤허에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한 눈빛이라, 장우는 잠시 멍해졌다. "나는 왕윤이라고 해. 너희는 나를 왕 총이라고 부르면 돼." 말과 동시에 두 사람의 휴대폰에 각 500만 위안이 꽂혔다.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돈을 쏟아붓지." 무릎 꿇고 아빠를 부르려던 백진진은 허공에 저절로 생성된 부적에 가로막혔다 — 복희가 질렸다. 반자동 무녹 시주, 신앙 등급 8급 이상, 온몸이 상시 신력 네트워크에 연결된 존재. "나는 남이 무릎 꿇는 거 싫어해. 형식주의도 싫어하고." 장우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앞의 왕 총은 그가 만난 모든 사람 중 가장 선량하고, 가장 기백이 넘치고, 가장 그의 아버지가 되기에 적합한 사람이었다. 모델 계약 조건은 즉석에서 뛰었다 — 월 300만에 장우가 망설이며 "이건…… 좀…… 그…… 적지 않나요?"라고 하자, 평생 남에게 적다는 말을 듣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왕윤이 즉답한 것이다. "그럼 4백만 위안으로 올리지." 기간은 다음 달부터 수능이 끝나는 이듬해 6월까지, 총 각자 6,800만 위안. 장우는 벌떡 일어나 자세를 고쳤다. "돈이 많고 적음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로 저희가 녹주그룹의 기업 문화를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체결되었고, 왕윤은 유명대학 인맥 지원까지 약속했다 — 1층 대격변의 시작이었다. 보호구역 통대여 행사에서 왕윤은 호족 연합과 신기술을 발표하며 요괴족 웨이터들에게 제 침을 '조화'라며 내렸고, 혈신지에서는 직접 기혈경을 전수해 주었다. 성화진인의 접견 요청은 야근을 이유로 계속 밀렸다. ==== 부자가 된 장우 (241장~243장) ==== 2월, 잔고 1,500만. 3월, 도심 10급 — 연기 극한 3종 완성 — 에 잔고 1,900만. 그런데 그 안락 속에서 잔우사신심결이 식어 갔다. 압박을 먹고 사는 심법에게 풍족한 생활은 독이었고, 장우는 '이 잔우사신심결은, 결국 밑바닥 사람들에게나 적합한 공법이야'라며 부자에게 맞는 심법으로 갈아탈 궁리를 시작했다. 옛 인연이 신호처럼 스쳐 갔다 — 묵천일이 돈을 빌리러 연락해 왔다. 송허가 죽은 뒤 흙수저 연맹은 무너졌고 집단 임금 삭감이 이어지고 있었다. 장우는 10만 위안을 보냈다. 교실에서는 조천행의 식판이 눈에 띄게 궁핍해져, 닭가슴살을 말없이 밀어주었다. 4월, 녹주가 음식 대출 — 푸드론 — 을 출시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앞으로 1층에 밥 먹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든, 돈을 빌리는 사람도 그만큼 되게 하는 거야." 그날 왕윤은 장우의 옷차림 — 딱 봐도 인조 가죽인 연공복 — 을 나무랐다. 푸드론 10억 돌파 파티는 녹주대하 1111층 — 숭양의 새 랜드마크 꼭대기 — 에서 열렸다. 벼락 불꽃이 밤하늘에 '십억'을 새기고, 이자 없는 홍바오 부적이 비처럼 쏟아졌다. 백진진이 환호하며 주우러 달려간 사이, 왕윤은 줍지 않는 장우를 칭찬했다. "사람이 돈이 많아지면, 아랫것들과 이런 푼돈을 다투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 그리고 좋은 것을 보여주겠다며 그를 옆방으로 데려갔다. 방 안의 청년이 허리를 숙였고, 왕윤이 말했다. "가죽 벗어. 장우한테 입혀줘." 청년은 외투를 벗듯 제 가죽을 벗었다. 최고급 수련용 가죽은 전부 사람 몸에서 나오고, 활성을 유지하려면 '살아있는 옷걸이'가 매일 입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 왕윤이 장우를 위해 특별히 고른, 외공 고수의 가죽이었다. 아프지 않느냐는 물음에 옷걸이는 피범벅 얼굴로 웃었다.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 통각 신경은 전부 차단한다고, 이 일만 20년 넘게 해서 가죽에 흠집 하나 없을 거라고. 장우는 그 광경 — 왕윤이 청년과 가죽을 옷걸이와 옷처럼 다루는 손길, 그 눈빛 — 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저건 사람을 보는 눈빛이 아니야. 재산, 애완동물, 작은 짐승을 보는 눈빛이지……' 그때 방으로 들어온 것은 성걸과 담시산 — 가문의 지원으로 이미 축기를 마치고 위압을 뿜는 두 사람이었다. 연기 단계에서는 압도하고도 축기에서 뒤처지는 부의 격차에 탄식하던 장우는, 그들의 질투 어린 시선 속에서 그 가죽을 결국 갈아입었다. 머릿속의 잔우 관상은 그 순간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복장 질책 며칠 뒤에는 월세 수십만 위안짜리 호화 아파트까지 무료로 제공되었다. 5월, 교내에서 왕따가 된 주철진을 장우가 쫓아 주었다. 잔고 관상 심법 금옥만당결로의 교체 — 그리고 7월의 인육 추문. 녹주 식품에 인육이 들어간다는 소문에 왕윤은 태연하게 정정했다. 합성 식품에는 안 넣는다, 윗분들께 팔 때만 쓴다 — 1층은 원재료 산지라는 실토였다. 밥그릇을 지키려는 애완견을 보듯 그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너희에게 돈을 주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돈을 주나? 누가 너희에게 돈을 주는지에 따라, 너희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하지 않겠어?" ==== 인내 (244장~245장) ==== 층간 통화에서 장편편이 경고했다. 녹주의 돈은 받되 사업에 얽히지 말 것 — 1층을 '쓸모없는 계층'의 양식장으로 만드는 흐름은 십대 종문의 알력과 닿아 있다고. 복희는 그 행간에서 반대 파벌의 존재를 읽었다. 8월, 천령근 가격이 5,800만으로 폭등한 그 여름 — 조천행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실직한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 아들의 육신을 몰래 녹주그룹에 담보로 잡혔고, 몸값을 마련했을 때는 이미 출하된 뒤라는 것이었다. 장우는 왕윤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가볍게 알아봐 주던 왕윤의 낯빛이, 돌려받을 수 없느냐는 말에 변했다. 평화롭고 선하던 기운이 걷히고 끝없는 한기가 그 자리를 채웠다. "장우,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야. 이미 나간 물건을… 고객에게 다시 돌려달라고 하라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돈을 배상하겠다는 말에는 — "나는 사업을 할 때, 항상 약속을 지켜. 나간 물건은… 품질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절대 돌려받지 않아." 직접 고객에게 사과하러 가겠다, 좋은 친구가 잡아먹히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말에는 — "잡아먹히면 어때서? 그런 친구가 잡아먹히면 어때? 넌 앞으로 그런 친구는 좀 덜 사귀어야 해." 그리고 가르침이 이어졌다. "이 세상에서는, 잘 먹어야 강해질 수 있어." — "네가 나처럼 상류층이 되고 싶다면, 사람을 먹는 법을 배워야 해."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 장우를, 무수한 신력의 손이 사무실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넌 내 돈을 받고 있는 놈이야." 귀갓길, 휴대폰에 알림이 떴다. 【금단 대수 성화진인이 당신의 1킬로미터 이내로 접근했습니다. 그는 최근 한 달간 14명을 오인 살해했으며, 모든 벌금과 배상금을 납부했습니다.】 "얘야, 얘기 좀 하자." 그렇게 성화진인이 다리를 놓은 자리에서, 등병정의 요청이 왔다 — 왕윤을 1층에서 축출하는 계획의 선봉에 서 달라. 정신들도, 돈 받고 일하는 성화진인도, 배경이 막강한 그 도련님에게 직접 찍히는 것만은 꺼렸던 것이다. 장우는 거절했다. 거듭 거절했다. '겨우 지금의 안정적인 생활을 얻었는데, 어떻게 목숨을 걸겠어? 나는 더는 목숨 걸고 싶지 않아. 아진이 예전처럼 걸핏하면 반죽음이 되는 꼴도 보고 싶지 않고. 참자, 장우. 묵묵히 참고, 묵묵히 실력을 쌓아서, 실력이 충분히 강해질 때까지, 세상에 나설 그날까지……' 등병정은 그 거절 앞에서 화내는 대신 배후의 대신과 상부의 지시를 추론했고 — '아직 손을 쓸 때가 아니라는 뜻인가?' — 스스로 확신을 굳히며 물러났다. 파티에서 멀어진 두 사람을 두고 아첨꾼들이 짖었다 — 거지는 배불리 먹이면 안 된다고. 왕윤은 그 개들을 냉소하며, 어머니와 의견이 갈렸던 지점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런 개들은 큰일을 할 수 없다. ==== 더는 참을 수 없다 (246장~247장) ==== 왕윤 쪽에서 보면 이번 일은 조련의 일환이었다. '자신의 이익조차 지키려 들지 않는 자가, 어떻게 회사를 위해 싸우고 빼앗을 수 있겠는가' — 장우를 한번 눌러주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좋은 것을 주어, 이 쓸 만한 인재를 잘 길들여 나중에 위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9월, 고3이 된 장우의 잔고는 4,300만 — 늘기는커녕 지난 한 달의 지출과 빚 상환으로 오히려 줄어 있었다. 이달치 돈이 안 들어왔기 때문이다 — 왕 총은 사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자. 예전에 주철진을 참고 남령을 참았듯이.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던 저녁, 파티 초대장이 왔다. 파티에서 왕윤은 두 사람을 기혈지 — 연기 정점 강자 18인의 몸과 연결된 수련용 혈지 — 앞으로 데려가더니, 백진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위에서 어떤 귀한 손님이 네 육신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이면서 높은 가격을 불렀고, 그래서 내가 너 대신 승낙했다고. "아진, 육신을 바꾸자." 걱정 마라, 육신을 바꾼 뒤에도 홀대하지 않겠다, 유명대학에 가 보면 알겠지만 육신 교체 같은 건 아주 흔한 일이다 — 그 악의 없는 눈빛과 당연하다는 어조에서, 두 사람은 그 말이 전부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장우는 떨기 시작한 백진진의 손을 꽉 잡고, 웃으며 답했다. 문제없습니다, 며칠만 준비할 시간을 주십시오. 아파트로 돌아온 백진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내가 진짜 영근을 너한테 줄게, 육신은 그냥 바꾸면 돼. 그녀는 왕윤과의 전투를 수없이 시뮬레이션했고 승률은 언제나 0%였다. 장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진, 나도 참고 싶었어. 그가 숭양시를 휘젓고 다닐 때도, 나는 참았어. 그가 1층을 뒤엎을 때도, 나는 참았어. 조 형이 팔려나갔을 때도, 나는 결국 참았어." 하지만 — "이제는 너까지 팔아넘기려고 하잖아!" 오랫동안 침묵하던 머릿속의 잔우가 서서히 눈을 떴다. 누군가 충분한 값을 부르면 왕 총은 반드시 우리를 판다. 그렇다면 반대로 — 누군가 우리에게 충분한 값을 치르면, 우리도 그를 팔 수 있다. "이게 바로 빌어먹을 곤허라고." 복희가 하하 웃었다 — 네가 곤허에 대한 이해가 한 단계 더 깊어졌구나. 백진진의 눈에도 검의가 맺혔다. "그럼 더는 참지 말자. 까짓것 목숨 걸고 싸우는 거지, 뭐." 각성은 신파로 흐르지 않았다 — 다음 순간 장우는 곧장 등병정에게 전화를 걸어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등병정의 설명에 따르면 조사는 끝나 있었다. 문제는 왕윤 본인 — 1층의 살인 면허와 범죄 면책권을 가진 그를 처리하지 못하면 회사를 아무리 부숴도 소용이 없고,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혼백에 중상을 입혀 위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금단도 6등 정신도 손을 안 대면서 고등학생을 앞세우는 구도임을 뻔히 알면서도, 장우는 단칼에 거절하는 대신 흥정에 들어갔다. 복희의 조언이 정확했다 — 등병정은 왕윤이 스스로 수련을 폐해 연기 경계에 머물러 있다고 힘없는 상대처럼 말했지만, 복희가 짚은 대로 자폐 수련은 영근과 육신의 융합을 끊는 것일 뿐 도심 등급은 일부 유지되니, 실제로는 어떤 연기 수사보다도 훨씬 강한 존재였다. 실랑이 끝에 얻어낸 조건은 2,000만 위안 무이자 대출, 축기기 법해 교룡영추 대여, 그리고 축기기 공법 세 종 — 그중 하나는 아직 시장에 풀리지도 않은 구(舊) 군용급 공법이었다. 답은 미뤘지만 방침은 섰다. 왕윤과 싸우려면 축기가 필수다. 백진진이 즉시 송금을 눌렀고 — 자금이 동결됐다. 왕 총의 전화가 걸려 왔다. 큰돈이 움직이면 자기에게 알려지도록, 처음부터 부적을 걸어 놨다는 것이었다. "축기하려면, 반드시 녹주대하로 와서 내가 너희를 위해 호법을 서줘야 해." ==== 나와라, 나의 예비 잠재력이여! 축기를 도와다오! (248장~250장) ==== 9개월 전 돈을 준 그 순간부터, 두 사람은 그의 동의 없이는 축기조차 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었다 — 계약에 정신을 증인으로 세우지 않은 이유도 그제야 풀렸다. 제약을 받는 쪽은 처음부터 두 사람뿐이었다. 왕윤은 왕윤대로 의심을 품고 적하를 아파트로 보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 미리 설치해 둔 카메라로 그 수색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숭양의 모든 출입로가 봉쇄되고, 정신의 데이터망이 도주 경로를 좁혀 오는 도주극 속에서 장우는 등병정에게 전화했다. "전에 얘기했던 일… 승낙하겠습니다." 지원 전력 집결까지 6시간. 비밀 계좌와 추가 대출 2,500만이 즉시 떨어졌지만, 천령근 시세 5,800만에는 한참 모자랐다. 하수도를 달리며 대출 플랫폼을 갈아 치워도 4,300만이 한계 — 그때 장우의 눈이 번쩍 뜨였다. "우리가 아직 사용하지 않은 예비 선도 잠재력이 있다는 걸 잊었어." 크라우드펀딩이었다. '나는 곤허 1층 최강의 고등학생 장우다. 지금 긴급 상황에 처해 천령근 축기에 도전해야 하는데, 급하게 돈이 좀 부족하다. 지금 나에게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1.3배로 갚겠다.' 메시지가 뿌려지자 part 1의 인연들이 하나씩 응답했다 — "미친놈"이라 욕하고 화면을 껐다가 결국 100만 위안 넘는 피땀을 부친 옥성한(그는 곧 "1.05배로 갚을게"라며 동문들에게 돈을 걷어 이자 차익 장사를 시작했다), 축기 노조의 재료를 상상하며 흥분한 악목람, "660점 이상의 경시대회 우승자, 축기 시험 합격자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라며 부모를 설득한 전심, 흙수저 연맹 단톡방에 월급 갹출을 돌린 묵천일, 안안의 월급 2,500위안을 대신 막아 준 웅문무, "제 몸값 치르려고 모아둔 그 돈을 그에게 빌려주세요"라던 조천행, 딸에게 송금을 떠넘긴 성화진인, 대출 플랫폼 이자율과 1.3배를 비교하다 재대출 차익 투자에 뛰어든 연천극, 그리고 "어차피 다 같은 가난뱅이"라며 만 위안을 부친 하대유까지. 격노한 왕윤이 계좌와 소셜 계정 차단을 명령했지만 정신의 엄호에 막혔고, 세 시간여 만에 잔고는 5,610만을 넘었다. 남은 문제는 축기 중의 무방비 30~60분. "내가 할게." 백진진이 미끼를 자원했다 — 왕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상품인 자신의 확보이니 대부분의 전력을 끌어들일 수 있고, 그들은 쉽게 자신을 죽이지 못하지만 자신은 목숨 걸고 싸울 수 있다는, 충동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반드시 축기에 성공해야 해!" — "아진, 내가 축기할 때까지 반드시 버텨야 해!" 두 사람은 서로를 힘껏 껴안았다. 천령근 택배는 미끼였다. 착불 가짜 택배의 수령지 폐공장에 녹주 병력이 몰린 순간 — 수령지가 곧 전장이라면, 전장은 내가 정하고 내가 먼저 매복할 수 있다 — 매복해 있던 백진진의 뇌정 일검이 적하의 가슴을 꿰뚫었다. "순찰대가 임무를 수행 중이다. 누가 죽으러 왔느냐?" 그러나 하늘에서 신력이 떨어져 죽어가던 적하를 되살렸다 — 왕윤의 원격 수술 부적. "이 전투에서 너희가 얼마나 큰 손실을 입든, 내가 두 배의 돈을 주겠다"는 왕윤의 방송에 사기가 오른 십여 명의 연기 정점을 상대로, 백진진은 폐공장의 복잡한 지형을 이용해 40분을 넘게 끌었다. 죽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최선임을 간파한 계산 아래 야만천의 사지와 단전을 검광으로 끊어 놓고, 15번째 검으로 음속을 돌파해 가며. 그사이 장우는 상가에서 직접 사 온 진짜 천령근을 품에 안고 하수도 깊은 곳으로 내려갔다. 한계에 몰린 백진진이 후퇴로로 빠지려던 순간, 변장한 주양이 하수도에서 튀어나왔다 — 주씨 가문의 살길을 위해 왕윤에게 아첨할 기회만 노리던 그의 상천동기장에, 백진진은 완전히 제압당했다. 그때 공장 전체가 하얀 안개에 삼켜졌다. "어릿광대, 네 더러운 손 치워라." ==== 장우, 축기하다 (251장~252장) ==== 장우가 고른 천령근은 기해영근 — 별명 '벽뚫왕', 벽과 흙과 돌을 꿰뚫고 광범위한 영기를 흡수하는, 수련 잠재력과 전투력을 겸비한 선택이었다. 영근이 단전에 뿌리내리고 촉수가 전신 경맥과 융합되자 흡기 범위가 100미터까지 번지고, 법력 상한이 깨져 198.4에서 멈췄으며, 도심은 11급으로 — 축기기의 잔우사신심결을 운용하자 머릿속의 잔우는 온몸에 상처를 더한 채, 끓어오르는 검은 진흙 속에서 오히려 백광을 뿜으며 더욱 고고해졌다. 그리고 등병정이 준 마지막 패, 구 군용급 공법 구소운공경 — 무극운수의 창시자가 만든 한 맥락의 축기기 공법이었다. 5급까지만 올리고 장우는 수련을 끊었다. 1초를 더 쓸수록 백진진이 위험했다. 전장에 도착한 장우의 첫 손바닥이 주양의 오른팔을 핏빛 안개로 바꿨다 — "축… 축기!" 이어 배룡번악수와 용상붕산장을 겹친 일장이 십여 명의 연기 정점을 통째로 쓸어 눕혔다. 움직이는 자, 죽는다 — 얼어붙은 전장에서 백진진을 먼저 하수도로 보낸 뒤, 장우는 운무를 다시 일으키며 선고했다. "순찰대 집행을 방해하고, 순찰대 외주 인력을 습격했으니, 법을 알면서도 어긴 죄는 가중 처벌된다. 지금부터는 합법적인 살인 시간이다. 이제 너희들이 도망칠 차례야." 곤허의 제도는 여기서도 무기였다. 운무의 바다에서 사냥이 시작됐다 — "첫 번째"는 불멸인법에 냉기를 되돌려 받고 짓이겨진 주양이었고, "돈을 내겠다! 돈으로 목숨을 사겠어!"라는 비명 위로 "다섯 번째"가 이어졌으며, 여섯 번째 야만천은 수술 부적으로도 살릴 수 없도록 확실하게 끝났다. 궁지에서 무허가 축기 돌파를 시도한 자에게는 대치 중이던 양측 정신들이 잠시 손을 멈추고 합동으로 보라색 벼락을 내렸다 — 곤허에서 유일하게 초당파적인 것은 무허가 돌파 단속이었다. 여기까지 고작 20여 초. 그때 신풍이 운무를 모조리 날렸다. 머리 뒤에 여덟 겹의 신광, 양발 아래 광풍의 용 — 왕윤이 직접 강림한 것이다. 그는 살아남은 적하에게 내년 연봉 전액 삭감을 통보한 뒤, 장우에게 말했다. 그저 도망쳤다면 야성이 덜 길든 것으로 여기고 더 조련했겠지만, 너희는 외부의 적과 결탁해 회사의 이익을 팔았다고. "왜 팔면 안 되는데?" 장우가 비웃었다. "사는 사람이 있으니 우린 파는 거야. 사업은 사업일 뿐, 이게 곤허의 규칙 아니었나?" 자신이 가르친 말이 되돌아오자, 왕윤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네까짓 게 감히 나와 곤허의 규칙을 논해? 네 신분이나 똑똑히 알아둬. 넌 내가 기르는 개일 뿐이야!" 한편 하수도를 빠져나간 백진진은 등병정이 보낸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며 교룡영추를 보고 있었다 — 왕윤이 오고 있다는 말에, 척추를 통째로 갈아야 하고 마취 없이는 몹시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경고에,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시작하죠. 달아주세요." ==== 경세호권 (253장~255장) ==== 개전과 동시에 등병정 측 정신들이 신력 네트워크를 봉쇄했다. 여덟 겹의 신광이 접촉 불량 네온사인처럼 깜빡이다 꺼지고, 광풍의 용을 잃은 왕윤이 유성처럼 추락하는데 — 그는 팔짱을 낀 채였다. '부적을 쓰지 않고, 신력 지원이 없으면,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지?' 착지 전을 노린 장우의 선제 일격은 공중의 왕윤이 맞주먹 한 방으로 되받았고, 장우는 구덩이에 처박히면서 데이터를 얻었다 — 육체 강도는 위지만 법력 출력은 크게 높지 않다. 왕윤에게 이 충돌은 감정이었다. "지금의 네가 얼마짜리인지, 나중에 신선 보관이 좋을지 냉동 보관이 좋을지를 보기 위함일 뿐이다." 이어 그는 몸에서 수만 갈래 핏빛 그림자를 피워 장우의 장력을 다섯 치 앞에서 죽였다 — 유명혈영조, 1층에서 사들인 수만 범인의 생혼을 정련해 넣은 방어 법보였다. 전투 중에 법보 스펙을 상세히 읊는 것을 보고 장우는 광고인가 싶었지만, 실체는 더 나빴다 — 왕윤은 몸에 숨긴 카메라를 향해 '1층 구매력 영상'을 찍고 있었다. 1층의 생혼은 2층보다 열 배 이상 저렴합니다, 다음번에는 생혼이 가장 가치 없는 곳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전투 전체가 그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업무의 일부였다. 그리고 권의가 내려앉았다. 경세호권과 제자황심 — 고대 제왕이 창안했다가 황제가 사라진 세상에서 쇠퇴했고, 수십 년 전 그 후손이 천문학적인 부로 개량해 되살린 무공. 탄천세가 반경 수백 미터 영기의 7할을 독점하자 기해영근의 회복이 소모를 따라잡지 못하게 됐고, 영용세의 허공 주먹은 권의가 포착한 좌표마다 영기 폭발을 일으켰다. "넌 내게 다가올 자격조차 없다고." 수십 발을 얻어맞으면서도 무도성태의 자가 치유로 버티는 장우를 보고 왕윤은 오히려 기뻐했다 — 영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수록 값을 부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산 채로 말려 죽이려는 소모전 속에서 장우가 승부수를 준비하던 순간, 회복을 마친 백진진이 원자진동검을 들고 전장에 복귀했다. "우자! 우리 15초 안에 저놈을 박살 내자!" 만검무종결의 검세가 한 초씩 쌓이는 15초를 장우가 몸으로 엄호했고, 음속을 돌파한 15번째 검이 혈영을 꿰뚫으며 미간 8치 앞까지 — 연기 극한으로는 세 초식이 한계이고 그 이상은 천만 금으로도 못 고친다던 교룡영추의 용위술이 왕윤의 심법을 강제로 세웠다. 장우의 구소운공경이 공규에 축적해 둔 5격에 자신의 전력까지 6격을 검자루에 때려 박았다. 반 치. "네놈들, 감히!" — "사람을 잡아먹어야 인상인이 될 수 있다! 네가 가르쳤잖아!" 백진진이 포효했고, 장우가 이어받았다. "이왕 먹을 거, 씨발 가장 기름진 놈으로 먹어야지! 오늘 넌 먹혔어! 이게 바로 씨발, 곤허다!" 검이 미간에 닿았다 — 그리고 산산조각 났다. "내 이 피부 법해는, 육체 강도 20급의 축기 고수에게서 벗겨낸 것이다." 유명혈영조를 뚫으면 상처 입힐 수 있으리라 정말 믿었느냐는 조롱에 이어, 왕윤이 노려보았다. "이 1층에서 누가 나를 상처 입힐 수 있단 말이냐?! 누가 감히 나를 먹으려 들어?!" 바깥 전선도 동시에 움직였다. "선비는 월급 올려준 자를 위해 죽는 법!"을 외치며 돌격하는 녹주 직원들을 등병정의 외주 인력이 막았고, 달려오던 선운그룹의 축기 총괄은 이설련 앞에 멈춰 섰다 — "오늘 저는 그저 월급 한 번 더 받으러 온 것뿐이니, 우리 싸우지 맙시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서로 견제'에 들어갔다(등병정 평: 돈 받고 서 있기만 하는 월급 도둑 두 놈). 그리고 검이 부러진 직후, 옛 힘이 다한 두 사람의 배에 왕윤의 주먹이 박혔다. 백진진이 수십 미터를 날아가고 장우의 뼈가 갈라지는 절체절명에 — 성화진인이 유성처럼 낙하했다. 반쪽짜리 금단이라는 조롱을 웃어넘기며 그가 내민 카드는 체면이 아니라 이익이었다. 전투를 중단해 주면 앞으로 1년간 녹주의 1층 사업에 간섭하지 않겠다 — 3시간을 부르자 왕윤은 1시간 반으로 깎았고, 그 사이 전음 문답으로 장우의 구소운공경이 벌써 3급 이상임을 확인한 성화진인은 속으로 경악하며 즉답했다. "1시간 반이면 1시간 반이지." 왕윤은 떠나며 덧붙였다 — 다음 판에는 네트워크 봉쇄를 하지 마라, 내 방송에 영향 주니까. 부적은 안 써도 된다. "어차피 저놈을 상대하는 데는, 쓰나 안 쓰나 차이가 없어." ==== 왕윤을 물리치다 (256장~258장) ==== 임시 수술실에서 1시간 반의 벼락치기가 시작됐다. 교룡영추를 백진진에게서 장우의 척추로 이식하고 그녀의 척추를 복원하는 수술과 병행하여, 성화진인의 전음 과외가 이어졌다. 적의 전력 분석 — 20급 육체 강도의 가죽을 아흔아홉 공정으로 가공한 피부 법해, 법력과 기혈을 상호 전환해 상처를 즉시 되감는 일월영근 — 그리고 승리 조건: 미간에 꽂아 넣은 금색 벽돌, 신혼을 전문으로 치는 법보 상혼전으로 혼백에 중상을 입혀 위로 돌려보내는 것. 단 방어 2중을 뚫은 '다음'에만 통한다. 열쇠는 이미 장우의 손에 있었다 — 구소운공경의 여러 격을 같은 힘으로 낭비하지 말고, 장법·금나·권법이 서로 협력하는 형(形)과 역(力)의 합일로 쓰라는 것. 유명혈영조를 주관하는 초급 기령의 낮은 지능, '유리 덮개'라 밀착하면 무력해지는 방어 거리, 피부 법해가 살에 꽂힌 '전원 플러그'라 격렬하게 진동시키면 접촉 불량이 난다는 것까지 — "기억해라. 이 세상의 어떤 법보든 결함이 있다. 오직 우리 자신의 몸과 의지만이, 천 번 만 번 단련하여, 임기응변할 수 있고, 모든 법보를 능가할 수 있다." (수술대 위의 장우: '우리가 너무 가난해서, 자기 자신에게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었나?') 남은 시간 동안 장우는 약독 강한 약을 한 움큼 삼키고, 자세의 질은 일절 무시한 채 10초에 한 번씩 건성으로 초식만 돌렸다 — 스승이 '왜 그렇게 동작이 엉망이었지? 한 시간 넘게 지났는데도 별 진전이 안 보이네?' 하고 근심하는 사이, 무도성체는 구소운공경을 11급까지 밀어 올렸다. 재입장 준비도 곤허식이었다: 방화·방동 기능이 전투복보다 좋다는 광고 포스터를 갑옷 삼아 두르고("가슴에 몇 겹 더 붙여줘. 그리고 허벅지 안쪽도 잊지 말고"), 시청자 수 1위가 된 생중계의 광고 계약서에 서명해 입장 전에 천만 가까이를 벌었다. 왕윤도 휴전 90분 동안 번 돈으로 생혼 십수만을 추가 구매해 혈영조를 보강한 채, 범인 양식장의 대량화·규모화 홍보를 읊고 있었다. 장우는 광고 문구를 읊으며 걸어가다 그대로 질주로 바꿨다. "네가 말을 다 안 끝낸 게 내 알 바냐. 널 기다려줄 시간 따윈 없어!" 왕윤은 용위술에 대비해 아예 심법을 끄고 싸웠다 — 탄천·영용은 봉인됐지만 경세호권 자체는 살아 있었고, 최강 초식 경천세를 아껴 온 이유조차 상품 관리였다 — '죽이면 안 돼. 죽이면 어떻게 고가에 팔겠어.' 너무 심하게 다치게 하는 것도 치료비가 다 비용이라 피해 온 것이다. 그 경천세가 마침내 장우의 가슴에 꽂혔을 때, 왕윤은 이상함을 느꼈다 — 상대의 몸속에 법력이 한 줄기도 없었다. 적의 법력을 공명시켜 안팎으로 부수는 경천세의 원리를 읽고, 장우가 방어를 통째로 버린 것이다. 핏빛 안개를 뿜으며 얻어맞는 그 순간, 11급 구소운공경의 11연격이 터졌다. 무상운강으로 빚은 11개의 형체가 — 둘은 좌우로 혈영을 유인하고, 나머지 아홉은 횡으로 치고, 금나로 지원을 차단하고, 힘을 빌려 혈영끼리 부딪치게 하며 — 마치 아홉 명의 장우가 암반에 갱도를 뚫듯 중앙에 좁은 길을 개척했고, 그 틈으로 제12격, 장우 본인의 손바닥이 왕윤의 얼굴을 후려쳤다. 젖혀진 머리를 천천히 되돌리며 왕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 '장우야, 장우야. 네가 내게 이빨을 드러내고, 심지어 나를 물려 해도,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넌 정말 좋은 개야.' 피부 법해는 건재했으니까. 그가 두 번째 경천세를 준비하던 순간, 방금 자신이 날린 경천세의 힘이 블랙홀에 빨리듯 장우의 공규로 흡수되더니 — 제13격, 경천세가 주인에게 되돌아왔다. 10급 특효: 상대의 초식을 흡수해 강기로 재방출하는 힘. "이런 정도까지…… 설마 군용급 공법?" 격동하는 체내 법력을 진압하느라 굳은 왕윤에게, 장우는 닫히기 전의 틈새로 파고들어 밀착했다. "말했잖아, 널 잡았다고." 장우는 왕윤의 중심을 끌어당겨 땅에 내동댕이쳤다 — 한 번, 또 한 번, 거대한 망치처럼. 두개골 안에서 뇌가 요동치고, 진동 속에서 피부 법해와 살의 '플러그'가 헐거워지고, 마침내 미간에 멍이 들었다. 허점이었다. 금빛이 번쩍이며 상혼전이 미간에 떨어졌다 — 그리고 왕윤의 뇌로 쏟아져 들어간 것은 "영계 황금성, 1만 예치 시 1만 추가 증정!" "동네 금메달 과외, 한 달 만에 백 점 향상, 등록 시 금지 약물 무료 증정" 따위의 사기 광고 해일이었다. 신혼을 부수는 법보의 정체는 벽돌이 아니라 쓰레기 정보를 가득 채운 하드디스크였던 것이다. 왕윤의 필사적인 반격에 장우는 왼팔 하나를 내주면서도 벽돌질을 멈추지 않았다. 회유가 시작됐다 — 동결된 수억, 아직 안 준 수천만, 잘못을 인정하면 두 배로. "동결된 돈…… 원래 우리 노동의 대가여야 했다! 네가 안 주면, 내가 직접 뺏어오겠다!" 쿵. 유명궁이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위협에는 — "씨발…… 너희는 단 한 번도 나를 가만둔 적이 없었어!" 쿵. 1층의 결말은 신선이 정한 것이며 너는 대국을 거역하고 있다는 발버둥에는, 한 문장마다 벽돌이 한 번씩 떨어졌다. "대국을 따르는 나는 잡아먹히게 생겼는데!" 쿵. "참아도 잡아먹히게 생겼는데!" 쿵. "곤허가 사람을 먹지 않으면, 먹히는 것이라면, 내가 먼저 널 먹어주마!" 쿵. 성화진인이 그 팔을 잡았다. "얘야, 됐다. 더 때리면, 저놈 죽는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유명혈영조가 부서지며 수만의 생혼이 안식의 한숨과 함께 흩어졌다. 전장 밖에서는 '외주 인력' — 실은 억압받던 현지 호족, 타사 직원, 심지어 녹주 직원들 — 이 이기는 편에 붙어 녹주를 몰아붙이고 있었고, 정신들은 말리지 않았다. 적절한 전쟁은 실물 경제를 촉진하고 의료 시장을 번영시키니까. 쓰러진 왕윤의 처리를 묻는 장우에게 성화진인은 답했다. 데려갈 사람이 따로 있다, 대학에 가면 다시 만날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 "앞으로 9개월 동안, 너와 백진진은 나와 함께 배우자." 생중계를 지켜보던 옥성한은 가슴을 부여잡았다 — 금단 제자의 하늘이 무너졌다! 장우가 양육비의 적어도 절반은 가져갈 텐데…… 아니, 벽돌질을 떠올리니 8할 이상, 백진진까지 합치면 유산의 1%도 못 받을 판이었다. 그가 황급히 열어 본 크라우드펀딩 대출 채널은, 이미 닫혀 있었다. ==== 장우의 영향 (259장~261장) ==== 전투가 끝나자 정산이 시작됐다. 신력 네트워크의 정신들은 경악했다 — 1층 학생이 왕윤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니, 답은 하나뿐이다: 윗선의 포석. 녹주 편에 섰던 정신 목계인은 왕윤이 패색 속에 반자동 부록을 몰래 쓰려 하자 누구보다 먼저 튀어나와 그의 네트워크를 봉쇄하며 "이 왕윤, 간도 크군. 우리 이렇게 많은 정신들 눈앞에서 계약을 어기려 들어?"라고 꾸짖는 것으로 갈아탔고, 황자축은 어느새 그의 호감 부적까지 받고 선배의 처신에 존경심을 느꼈다. 1층의 시청자들도 갈라졌다 — 수업을 멈추고 생중계를 틀어 "장우의 패인 분석"을 숙제로 낸 교사, 왕윤 앞에서는 나도 장우도 같은 가난뱅이일 뿐임을 처음 실감한 악목람, 벽돌이 왕윤의 머리에 떨어질 때마다 제 심장이 울리는 것 같던 숭양의 학생들. 전심은 상자를 두드리며 결론을 내렸고("이것은 수능 체계가 과연 곤허의 여러 층을 아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체계에서 최강이 되기만 하면, 우리 아래층 사람들도, 윗세상 사람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상자 속의 조천행은 "노전, 조심해! 나 때려죽이지 마"라고 빌었다. 그 모든 데이터의 흐름을 유영하며 등병정은 결산했다 — 정원이 한정된 이상 모두가 노력해도 위로 가는 수는 늘지 않는다. '그들의 노력은, 그들이 더 잘살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1층을 더욱 번영시키고, 윗선에 더 우수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힘을 빌려 힘을 치고, 유명궁의 개혁 계획을 깨고, 1층을 다시 정리했으니 — 윗선은 정말로 포석이 깊구나. 한편 수술대의 장우는 치료 없이도 아무는 제 몸으로 성화진인을 다시 놀라게 하고 있었다('의료비를 얼마나 아낄 수 있겠어?'). 딸의 야근 독촉("아빠! 초과 근무해야죠! 지금 두 배 급여예요!")에 성화진인이 불빛으로 화해 전장으로 떠난 뒤, 백진진이 등 뒤에서 그를 껴안았다. "우자! 우리가 이겼어! 은행 계좌도 풀렸어! 우리 같이 십대 대학 갈 수 있어!" 귀갓길 — 여전히 회사 전쟁으로 불타는 거리에서 장우가 축기 영역을 켜자, 지나는 곳마다 싸움이 멎었다. 도망 중이던 적하마저 그 덕에 숨을 돌리며 씁쓸하게 후회했다. '그때 장우에게 돈을 빌려줄 걸 그랬어.' 아파트로 돌아와 1.3배 상환을 걱정하는 백진진에게 복희가 말했다. "빚 갚는 것뿐이야. 곤허 사람 중에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우리 세 사람이 잘 지내기만 하면, 그게 뭐보다 중요하겠어." 긴장이 풀린 백진진이 잠든 밤, 장우도 눕고 심법을 멈췄다 — 몇 초 만에 의식의 한기에 도로 일어났고, 심법을 다시 돌리자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지는, 멈추면 게으름에 죄책감마저 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에휴, 나도 이미 내가 싫어하던 모습이 되었구나.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곤허는…… 이런 곳이니까." 그날 밤 잠 대신 온 것은 깨달음이었다. 사투의 정점에서 잔우의 등에 피로 맺혔던 구결 — "선불이 머리를 짓누르니, 중생은 풀과 같고…… 뼈는 부러지고 힘줄은 끊어지며, 피는 마르고 골수는 시드네…… 아홉 번 죽어도 굴하지 않고, 몸을 버려도 후회하지 않아야, 비로소 원신이 육신으로 돌아오리라" — 이 마침내 읽혔다. '내가 수련한 잔우사신심결…… 원래 거세판이었나?' 완전판으로 전환하자 관상 속의 백우는 온몸의 상처가 아물고 끊어진 네 다리가 다시 자라, 진흙 바다 위에 우뚝 서서 검은 손들을 발밑에 진압했다. 살 한 조각 뼈 한 마디가 의지를 받아들여 '살아'난 듯 움직이는 육체 활성화 — 잔우사신은 장애인의 노동 장려용이 아니라, 팔다리가 잘려도 몸을 버려 다시 싸우기 위한 자가 치유의 심법이었던 것이다. 복희의 감정가는 전 군용급 이상 — 그리고 그녀는 거세판 유통의 이유도 추론해 냈다. 이런 자가 치유가 널리 퍼지면 의료 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고, 단약과 호신 장비와 법보는 어떻게 되겠는가. 비밀 엄수가 결정되었고, 창시자 황우대성을 검색해 봐도 노동자들의 욕뿐, 정보는 지워진 듯 없었다. 다음 날 아침 휴대폰에는,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친구가 있는 줄 처음 알게 될 만큼의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 "1.3배 말고, 1.1배로 갚아도 돼"(옥성한), 왕윤의 수능 성적을 찾는 전심, 학교 강연을 청탁하는 하대유, 두 번 취소했다가 겨우 보낸 조천행의 "축하해! 네가 승승장구하고, 선도가 무지개처럼 빛나기를!", 보호구역 전 요괴 후손을 대신한 안안의 감사, 처음으로 영상 회원권을 충전했다는 묵천일 — 그리고 홍탑 용 이사의 "용이랑 할래?" ==== 녹주그룹의 전리품, 포상의 선택 (262장~264장) ==== 이 아름다운 세상 구경은 짧았다 — 전투 현장의 건물주들이 손해배상 천만을 청구해 온 것이다(순찰대 신분 행동이므로 정신 책임으로 정리됐다). 신부가 접수한 녹주 빌딩에서 등병정은 전리품을 늘어놓았다 — 계좌 동결 해제에 더해 계약 잔여분 9개월치 각 3,600만 지급, 그리고 녹주그룹의 규정 위반으로 입은 손실을 배상시킨다는 명목의 실물 보상. 그녀의 조언이 실용적이었다. 2층은 영폐를 쓰고 개인 환전 상한은 5영폐(약 5,039만)뿐이니, 1층 화폐는 남겨 봐야 소용없다 — 돈 대신 왕윤이 미처 못 가져간 예비 법해를 골라라. (등병정의 속셈도 따로 돌았다 — 이 행동으로 자신은 만법대학 관할로 승진할 것이고, 장우의 배후에는 분명 고위 존재가 있으니 미리 호감을 쌓아 두자. '모든 것이 너무나 절묘해. 이건 뭐 연기조차 안 하는군.') 매물은 셋 — 시각을 128프레임으로 쪼개는 눈 법해 시잔마동, 분사식 가속에 광학 잔상을 만드는 종아리 힘줄 법해 무상풍마, 제2의 심장인 혈펌프 코어. 눈 법해 소개 중에 곤허의 격차가 또 하나 드러났다 — 성능이 낮으면 원영 강자의 '영계 특수 효과'에 시야가 끊기고 멈춰 재부팅해야 한다는 것. 장우는 속으로 욕했다 — 윗세상에 가면, 이 가난뱅이는 보는 것조차 부드럽지 않단 말인가. 뒤늦게 도착한 성화진인이 배정을 정리했다 — 장우는 시잔마동(윗세상에서 눈 법해 없이는 반쪽 장님이다), 백진진은 무상풍마. 그리고 장우의 노선을 제시했다. 강한 체질을 대량 생산 법해로 갈아 치우는 것은 아깝다 — 토목과에서 육신을 단련해 수도 자금을 벌고, 연기과로 전과해 제 백련 육신을 법해와 법보로 연성하는 길. 그러려면 법해는 최소한으로. 나아가 두 사람의 분업 구상까지 — 한 명은 공사장을 짓고 한 명은 지키다가, 장차 장우가 법해를 만들면 백진진이 시험하고 홍보한다. 그는 등병정을 상대로 추가 포상 협상까지 대신 뛰었다 — "제 두 제자를 홀대해선 안 되죠." 얻어낸 것은 법해가 아니라 축기기 공법(1층에서는 시장 자체가 없는 물건): 장우에게 토납법 벽와기공, 백진진에게 뇌극진체·한백빙심결의 축기기판. 점점 자애로워지는 성화진인 앞에서 두 사람의 경계심은 오히려 자랐다 — 주철진이 그랬고 왕윤이 그랬으니까. '씨발… 설마 또 한 명 추가되는 건 아니겠지?' 곤허 2년의 경험칙으로는, 공짜가 원래 더 비싼 법이었다. 상혼전과 교룡영추를 반납하고(못내 아쉬워하며) 탈착식 시잔마동 이식을 마친 뒤, 두 사람은 감사의 뜻으로 성화진인에게 송금을 제안했다 — 성화진인은 이를 '내가 딴마음을 품고 착취 계약을 맺을까 봐 떠보는 것'으로 읽고, 경계심이 대단하다며 웃은 뒤 답했다. 너희를 착취 계약으로 묶어 봤자 미래에 너희에게 투자할 거물들의 눈엣가시가 될 뿐이다, 나를 스승으로 인정해 주고 유명해진 뒤에 이름 한 번씩만 언급해 줘도 만족한다. 두 사람은 일제히 허리를 숙였다. "사부님!" (350세가 넘은 이 노인은, 목숨을 맡길 수 있는 두 사람의 우정이 조금 부러웠다. 한편 그 협상을 지켜본 등병정은 등병정대로 셈하고 있었다 — 늙은 성화가 이 기회를 꽉 붙잡지 못하면, 평생 1층에서 남은 생을 마감하게 되리라고.) 빚 청산이 이어졌다 — 1.3배 상환과 기존 플랫폼 대출까지 8천만 가까이를 갚아 장우의 계좌는 다시 바닥났지만, 두 사람에게는 처음으로 빚이 하나도 없었다. 백진진도 천령근의 엄호 아래 진영근으로 축기를 마쳤다 — 아랫배에 청련 인장이 피어나고, 그 직후 진영근이 또 진화하려 했다. "이번 진화는 신령근이 될지도 몰라." 십대 종문과 팔부정신이 엄격 관리하는 영역 — 그녀는 심호흡으로 청련을 도로 오므렸다. "영근 좀 억누르는 게 뭐 대수라고. 예전에도 안 해본 것도 아닌데." 다음 날 연공장에서 성화진인의 지도가 시작됐다. 첫 수업은 하늘을 뒤덮는 불바다 — 1층의 칭송에 들뜬 두 사람에게 놓는 예방주사였다. 대학 축기반에 가면 너희는 중하위권, 어쩌면 최하위권이다. 좌절과 모욕과 1층 차별을 겪을 것이다 — 운명에 순응하라는 게 아니라, 기죽지 말라는 것이다. 훈련법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 — 무도 의념의 직격으로 의지를 단련하고, 익숙해지면 불시에 기습하겠다는 선언이었다. ==== 주씨 가문의 사신, 수능 전 막판 스퍼트 (265장~268장) ==== 성화진인의 지옥 훈련과 병행하여, 장우는 벽와기공의 밑천을 마련했다 — 영맥 위에서 수련해야 제맛인 부자용 공법이라, 연기기 때처럼 축기기에도 홍탑에 종자를 납품하며 보호구역 영맥의 새치기 통행권을 얻은 것이다('연기기 때도 내 몸을 팔아서 수련비를 벌더니, 축기기 경지에 와서도 여전히 내 몸을 팔아서 수련비를 벌어야 하는구나'). 영맥 깊은 곳에서 벽와기공을 돌리면 거대한 구멍처럼 영기가 빨려 들어왔다. 한편 순찰대의 조사가 정리되었다 — 집법 중 사살된 변장 고수는 주씨 가문의 주양으로 100% 확인. 수색은 사신 대신 주양의 비밀 은신처를 찾아냈고, 그 안에서 장우 일행은 하드디스크에 진압된 의식을 발견했다. '장우! 저 하드디스크를 만져! 내가 저 사신을 먹어치울 테니.' 복희는 주양이 진압해 둔 주씨의 사신을 통째로 삼키고, 허약해진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깊은 잠에 들어갔다 — 억지로 끌고 온 사신이니 소화에 지난번보다 오래 걸리리라는 것이 장우의 짐작이었다. 운예는 의식의 흔적으로 주양이 사교도임을 확인했지만 사신은 이미 떠난 것으로 의심했고, 주양이 두 사람에 관한 정보를 남기지 않아 조사는 거기서 닫혔다. 주씨 가문의 일은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남은 것은 수능까지의 막판 스퍼트였다. 반년, 석 달, 한 달 — 시간은 수련 몽타주로 흘렀고, 한 달 전 축기를 마친 옥성한이 이설련과 함께 찾아와 지옥 훈련에 합류하기도 했다. 수능 한 달 전, 장우는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이로써 잔우사신심결, 춘추무진선, 벽와기공 모두 축기 극한에 도달했다.' 지난 반년 넘는 시간은 고등학교 입학 이후 가장 충실하고 편안한 나날이었다 — 부자의 압박도 경쟁자의 압력도 없이, 그저 착실하게 강해지는. 석양의 고속도로를 달려 귀가하던 날, 개표구 마스코트로 승진한 안안과 인사를 나누고, 혼수생이 되어 식비 대신 인터넷 요금에 시달리는 조천행에게 백 원을 충전해 주던 그 길에서 — 백진진이 등에 뛰어올라 목을 끌어안았다. "우자, 오랜만에 네 등에 타보네. 오늘 좀 태워주라." 등에 기댄 채 그녀가 말했다. "우자, 3년 전만 해도 내가 정말로 10대 대학에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황금빛으로 물든 숭양시를 보며 장우는 답했다. "모두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어. 우리도 점점 더 나아질 거야. 단순히 10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아니야. 우리는 나중에 석사도, 박사도 따고, 함께 금단으로, 원영으로 돌파해서, 만법종에 들어갈 거야." 곤허에서도, 아주 약간의 행복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우자와 나는 천하제일 절친 (269장) ==== 그날 저녁, 백진진이 길 건너 택배 보관소에서 주문한 안구 법해를 찾던 중 — 통화가 뚝 끊겼다. 네트워크는 정상인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음 순간, 수십 층 아파트가 눈부신 불빛에 꿰뚫리며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먼지 구름 저편에서 낯선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폐허 수색 완료. 생존자 없음." — "다른 한 명은 왜 건물 밖에 있지? 됐어, 내가 처리할 테니, 넌 폐허나 정리해서 이따가 묻어버려." 늙어 죽기 직전의 축기 수사 둘 — 남은 수명을 걸고 녹주그룹의 의뢰를 받은 자들이었다. 온 세상이 잿빛으로 변한 백진진의 머릿속에 장우의 말들이 스쳐 갔다 — 함께 10대 대학 가자던, 진진 영근이라 이름 붙이던, 나와 함께 있으려고 누나를 따라가지 않았던. '장우와 함께 보낸 3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3년이었어. 그는 나의 천하제일 절친이야…….'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리겠어." 태어나 겪어 본 모든 생각을 초월하는 감정이 수문 열린 홍수처럼 터졌고 — 억눌러 온 청련이 활짝 피었다. 신령근. 천지의 영기가 통제를 잃고 그녀에게 쏟아졌고, 축기 정점 둘은 영기 한 톨 거두지 못했다. 남수사는 그대로 도주했고, 여수사는 다른 공간에 있는 듯 닿지 않는 뇌정 검광에 몰리다가 — 하늘에서 떨어진 빛기둥 감옥에 갇혔다. 신령근의 출현이 정신을 예정보다 빨리 불러온 것이다. 폐허에서는 구조대가 시신을 옮기고 있었다. 애도를 권하는 책임자에게 성화진인은 담담히 물었다. "자네는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나?" 그가 강기로 폐허를 들춰 안고 나온 피투성이 형체는 — 살아 있었다. 춘추무진선의 가사 상태. 8개월 만에 이 연체 공법을 20급까지 밀어붙이고, 의식이 불분명한 채로도 본능처럼 심법을 돌리며, 어두운 의식의 세계에서 혈육이 자라나는 것만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신 다발성 분쇄 골절, 척추 골절, 두개뇌 손상, 신부전 — 진단을 읊던 의사들의 얼굴에 경악이 번졌다. "상처가 저절로 아물고 있어." ==== 곤허 2층으로 (270장) ==== 며칠 후 병실에서 깨어난 장우의 첫마디는 아진의 안부였고, 두 번째는 복수였다. "대체 어떤 놈들이 저를 습격한 겁니까? 그놈들, 돈으로 죽을 때까지 배상하게 만들겠어요!" 실행자들은 체포 전에 자살했고 재산도 미리 처분되어 있었다 — 등병정이 찾은 단서로는 배후는 녹주그룹의 왕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만법대학의 약속된 인재를 수능 전에 친 악질적 금기 위반이라, 관련자 백여 명이 처리되고 녹주는 막대한 벌금을 물었다. (성화진인 혼자만 의심을 묻어 두었다 — 정말 왕윤뿐일까? 유명대학, 어쩌면 유명궁에서 장우의 비범함을 눈치챈 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아진의 소식 — 신령근을 각성했고, 정신에게 끌려갔다. 다만 무사하며, 축기 시험 때부터 그녀를 눈여겨봤다는 천검대학의 화신 검선 칠정신군의 보호 아래, 장차 그의 제자가 되어 천검대학에 들어갈 것 같다는 것. 보안 등급이 높아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성화진인은 위로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결말들을 떠올렸다 — 사람과 뿌리를 통째로 법해로 만드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신령근에 화신의 양성까지 얹힌 백진진과 장우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고등학교 시절의 감정도 서서히 변질되고 말리라는 것.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장우는 침대에서 일어나 몸을 비틀었다. "사부님, 저 이제 몸이 거의 다 나은 것 같습니다. 바로 훈련 시작해도 될까요?" 한 달의 마지막 스퍼트 동안, 영맥의 백진진에게서 등병정을 거쳐 메시지가 왔다. "우자, 나 잘 지내. 너 수능 잘 보고, 위에 올라오면 내가 찾아갈 방법 찾아볼게." (그 곁의 등병정은 진화형 영근을 보며 생각을 고쳐 갔다 — 위장용은 오히려 장우였고, 위에서 진짜로 키우려던 인재는 백진진이었던 것 아닐까.)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 3년이 끝났다. 비승대로 향하는 비주 위 — 천검대학에 같이 가자는 옥성한에게 장우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서 가르치는 건 너나 나나 못하는 거잖아, 가봤자 아진 발목만 잡는 거지. '충분한 실력 없이는, 아진을 만나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전공을 묻는 악목람에게는 무심하게 답했다. "토목과." 그때 비명이 들렸다 — 검문에 짓눌린 웅문무가 새빨개진 얼굴로 외치고 있었다. "네가 주무르는 건 이틀 전에 재발한 내 치질이야." 그리고 동시에, 장우의 뇌리에서 오래 잠들었던 신음이 울렸다. "나… 얼마나 잔 거지?"